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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펜트하우스 코끼리

November 13th, 2009

This is it을 보려고 했는데 2012, 펜트하우스 코끼리와 패키지로 묶어서 심야영화로 볼 수가 있어서 민주와 의기투합하여 보러갔다.

2012는 그야말로 대재앙급재난개그영화였는데, 시작부터 미립자….. 대사를 들은게 아니라 자막만 봐서 확신하지 못하겠지만 아마 광양자를 말하는 것 같긴 한데;;;; 그게 지구의 내부를 전자렌지처럼 달구어서 엄청난 열을 만들었고 그래서 내부가 녹으면서 지각들이 갈라지게 되었다…..는 헛소리를 실로 진지하게 해 댄다.

맨틀의 대류도 안배웠냐! 어차피 지각 밑은 액체란 말이다!!!!!!!!

한물간 떡밥인 그랜드 크로스도 당연히 이런 종말스런 영화에는 필수.

하지만 마야 달력이 끝난다고 지구가 종말한다는 것도 웃긴게 12월 31일이면 우리도 달력의 한 주기가 끝나지만 그때마다 지구가 종말했느냐고. 달력이 끝난다는 것은 한 주기가 끝까지 가고 새 주기가 돌아온다는 말이잖아. 그러니, 밀레니엄 버그를 무슨 공포물처럼 그렸던 당시의 일부 언론이나 소설이나 그런 것들이 생각나는 거지. (먼산) 컴퓨터 바이러스를 막는다고 디스켓을 비닐봉지에 넣어다녔다는 80년대 괴담이 떠오를 지경이다.

그건 그렇고. 당연히 한 가족이 나온다. 엄마 아빠는 이혼했고, 엄마는 외과의사 애인과 잘 지내고 있고, 아들은 엄마의 애인을 아빠처럼 따르고. 소설을 썼지만 소설가로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하고 현재 운전기사를 하고 있는 주인공 잭슨은 아이들을 데리고 국립공원에 놀러갔다가 예전에 갔던 호수가 말라붙은 것을 발견하고, 현재 지각 불안정 때문에 연구중이라는 군인들과, 과학자인 에이드리언을 만나고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미치광이 찰리는 저들이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고 하며 여기서 도망칠 우주선을 어디에 건조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한다…….

까지는 뭐 그러려니 하고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막상 도망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건 뭐.

자, 경비행기가 뜹니다. 기상이 악화되었는데, 대형 항공기도 아니고 경비행기 이룩이 가능할까요!
다음으로, 경비행기 아래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폭발이 일어나거나 대형 화재가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강한 저기압이 형성되죠. 에어포켓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양력이 저기압을 이겨내고 날아오르겠느냐….. 날개 위의 공기 밀도가 아래보다 높은데 그럴리가.
활주거리가 부족해서 제대로 날지 못한 상태로, 지반이 침하되어서 나는 듯 보이던 경비행기가 돌연 추진을 받아 날아오릅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이쯤 해서 저는 개그물로 인식하고 웃으면서 보는 거죠…… 그런데다가 침몰하는 배를 두고 떠날 수 없는 선장처럼 미국 대통령은 피난하지 않고 워싱턴에 남아 요인들과 과학자들, 그리고 자기 딸이 탄 비행기가 떠나자마자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립니다. 한개 주가 그대로 무너지고, 화산재가 뒤덮이고, 대통령이 몸소 부상자들이나 군인들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오벨리스크까지 부러지고. 그 와중에 다들 쓰러져 있는데 혼자 재 털고 일어나는 대통령. 아놔 미국 대통령은 터미네이터요? (물론 다음 장면에서, 쓰나미와 함께 거대 항공모함이 휩쓸려 백악관 위로 떨어지며 다 죽습니다.

터미네이터 하니 생각나는데 바로 그 주지사님;;;;을 패러디한 주지사도 나옵니다.

주인공 일가+엄마 애인은 주인공 보정을 받아서 잘도 도망칩니다. 잭슨의 고용주 일가(피난 티켓을 손에 넣은)는 비행기를 손에 넣었지만 보조 조종사가 필요했고, 엄마 애인인 고든은 경비행기 조종 경험이 있어서 두 가족은 함께 “도망칠 우주선”을 타기 위해 중국으로 갑니다만, 중간에 급유할 하와이도 이미 지도에서 사라지기 직전.

그리고 태평양 한가운데에 불시착하려는데, 그야말로 주인공 보정이 일어나다 일어나다 못해서;;;;;

내 살다살다 하필 대륙이동…..으로 유라시아 지판이 있어야 할 곳에 없고 통째로 떠내려와서;;;;; 거기 불시착하게 되었다는 꼴은 정말…… 그런 상황인데도 일본은 제자리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에이드리안의 아버지가 여객선에서 재즈를 연주하는데, 그 여객선이 일본 근처에 있고…… 그걸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분명히 일본과 아시아가 제자리에 있거든요. 참고로 일본은 태평양 지판이고 유라시아 지판에 얹힌게 아니라서 그지경이 되면 이미 일본 없어져야 맞음.

티벳 수도승의 형님이 그 “우주선” 건조 기술자인데, 티벳 수도승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가던 길에 이 일가를 만나서 같이 데리고 갑니다. 밀항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고든은 개죽음을 당하고, 그야말로 엄마의 애인을 없애버림으로서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가족주의 환상을 충족시키는데다가, 결국은 이 민폐가족의 밀항 때문에 해치가 닫히지 않아 바닷물이 들어오고 다들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빠인 잭슨의 분투로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는 식으로 처리. 어쩌자는 겁니까. 솔직히 말하면 영화 보는 내내 저정도 민폐 가족은 인류를 위해 차라리 어디서 추락해줘 싶은 기분이 들 정도.

그리고 12월 21일에 그 난리가 났을 텐데……”원년 1월”, 그러니까 사건 발생 후 한달 지난 시점에서 맑은 하늘이 보인다고 다들 갑판으로 나가 햇살을 즐기고, 위성과는 통신이 계속되고, 희망봉 쪽이 융기해서 그리 가서 내리기로 하는데 말입니다. 화산재를 우습게 보지 마!!!!! 전세계적으로 그정도의 지각변동과 화산분출이 있었는데 한달만에 멀쩡해진다는 게 말이 되냐!!!! 그럴 거면 왜, 온 세상이 물에 잠겨서 방주 세 대가 동동 떴는데 왜, 무지개는 왜 안 보여주고?

물론, 재미있긴 아주 재미있었다. 웃을 거리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히말라야 산맥이 “녹아 내리는” 것도 아니고 그 위로 쓰나미가 몰아닥치는 것이 아주 볼만했다. CG 끝내줌. 어차피 재난영화는 깊이 생각하면 지는 것이므로 패스.

그리고 다음 상영작이 펜트하우스 코끼리.

간단히 말하면 중2병 감성에 어설픈 CG, 공연히 있어 보이고 싶은 김기덕 감독식 연출과 벗기는 하지만 전혀 꼴리지 않는 에로씬이 얽힌, 내 최근 몇년간 본 영화 중 최강의 망작.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김래원과 문근영 팬인 엄마를 위해 거의 희생 봉사하는 정신으로 보고 온 “어린 신부”가 감동의 로맨스로 느껴질 정도다. 계속 보이는 유리창 너머 보이는 주인공들의 정사나 시체 투기 등은 관음증적 요소만 강조할 뿐이고, 의미없고 절정없고 개념없는 것이 무슨 야오이냐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며, 무엇보다도 연출이라는 게 있나 싶은 영화. 보통 연출을 이야기할 때 앞에서 총을 보여줬으면 끝나기 전에 총 쏘는 장면이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앞에서 총을 보여줘 놓고 총은 어디다 갖다버리고 4차원 세계에서 꺼낸 난데없는 일본도로 적을 쓰러뜨리는 격이다. 이걸 보고 This is it도 보려고 했는데, 직장 지각할 것 같아서 그냥 이 선에서 마치고 돌아왔다. 으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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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it…… MJ형님 안녕히…… T_T

November 7th, 2009

오늘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벼르던 This is it을 봤다.

몇년 전인가, 나는 마이클 잭슨에 대한 추문기사를 보고
저는 저 사람 노래는 좋아하는데, 저 사람이 왜 저렇게 자꾸 삽질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듣고 계시던 그분은 그런 나에게 “저 사람은 천재인 동시에, 그 마음은 여전히 어린아이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어느날인가, King of the POP 인가를 듣다가 We are the world를, 그 혼자 부른 것을 듣다가 눈물을 주루룩 흘린 날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씀을 아주 조금 이해했다.

그는 죽어 전설이 되었고.

글쎄.
어떻게 저런 무대를 만들어놓고, 이제 거의 다 만들었고 올라서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죽을 수가 있어.

나는 그 마지막에, 스탭들에게 사람들에게 환상을 보여줄 무대를 만들자고 말하던 그가, 결국은 다시 무대로 돌아오지 못한 것을 생각하며 소리없이 울다가 나왔다. 걸작을 쓰고 또 쓰다가, 마지막 한 챕터의 끝에 두 페이지만을 남겨놓고 책상에 엎드렸는데 그대로 두 페이지를 가슴 속에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 작가를 본다면 그런 기분이 다시 들까. 가슴이 먹먹했다. 고등학교 때 용돈을 아껴 그의 History 앨범을 사서 들었던 생각이 나서. 한때는 영웅이었던 그를, 20대 중반 이후에는 “대체 왜 저렇게 삽질하는거야,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쓰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하면서 짜증스레 생각했던 것이 공연히 가슴아파서. 좋은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떠난 올해가 답답하도록 쓸쓸해서.

오늘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이맥스 상영하고 있는 광주 CGV에서 달리기 위해 광주로 내려간 나의 친애하는 친구 청룡양의 표현을 빌리면 하느님. 스틸 자제염…… 레어템은 운영자가 빼돌린다면서요? ㅠㅠ 인데, 정말로 그런 기분이다. 민주의 문자에 의하면 광주 CGV에서 누가 상영 끝나고 스크린 앞에 꽃다발 바치고 나갔다고 한다. 그 마음도 저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간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지만,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사실은 살아있느니 하는 루머에 아주 조금은 귀가 쫑긋하기도 했지만. 저런 것을 두고 도망칠 수는 없겠지. 상영관을 나올 때 즈음에는 아예 그의 죽음을 차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MJ형님, 이 세상에서 고생 많았어요.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 끝내주는 춤을 추다 갔으니, 천국에서 아마데우스보다 한칸 위에 가도 될 거예요. 아마데우스는 문워크는 못할 테니까. (제가 최애하는 바흐나 베토벤은 아무래도 천국에 안계실 것 같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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