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법에 돈받으러 갔다왔어요
월초에 서울 중앙지법에서 우편물이 왔다. 사람 두들겨 팬 일도 없고 키배 뜬 일도 없는데 무슨 일일까 생각했는데, 뜯어보니 제7파산부에서 보낸 우편물이었다.
북토피아가 회생한다는 거다. 그런고로 나는 채권자가 된다. 그걸 알고 나는 기쁨의 환성을 지른 것이, 받을 돈이 한 100만원 가량 있는데다, 이런 일 아니면 내가 언제 법원 가서 돈 받아보겠어 싶었다. 기간이 넉넉하지 않은데 다음 주는 그대로 야근 크리크리다. 생각 끝에, 오늘같은 날은 연휴 전날이니 일도 많지 않을 것이라, 연가를 냈다. 말단녀석이 연휴 전날 연가라니 이건 뭐 머리 위에서 1랭 썬더가 터져도 시원치 않을 상황이었지만, “법원 좀 가려고요.” 했더니 다들 오케이 해주셨다.
“근데 법원에는 왜?”
“받을 돈이 있어서요.”
“헉 -_-;;;”
아침부터 법원에 갔더니, 통지서 받은 사람 전원이 신고할 필요는 없고, 채권 목록에서 보고 이 금액에 납득할 수 없는 사람만 신고하면 된다고 하셨다. 연휴 전날이라 그런지 한산해 보여서 뭘 물어보기도 덜 미안했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채권 목록에서 내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담당 주사님이 진짜 크레이스지그 뺨치게 두꺼운 채권목록 세뭉치를 꺼내주셨다.
“그냥 출판사에 물어보는 게 빠를 텐데.”
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이래뵈도 이런 문서들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인지 대충은 안다. 1,2,3권을 대충 넘겨서 어떤 식으로 소트가 되었나 훑어보았다. 역시, 가나다순이 아니라 채권 금액 순이다. 근데 놀라운게,
“기, 김X한?”
“어라라라라라;;;;; 아니 이 사람은?”
“으헥?”
그 대충 넘겨 본 채권 페이지마다 적힌 이름이…… 이름 들어본 웬만한 판소 작가님, 웬만한 무협 작가님, 웬만한 인터넷 소설 작가님들 이름은 다 본것 같았다.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 하면.
채권자들 돈준다고 여기 목록에 나온 작가들을 몽땅 모아다가 그 위에 수류탄 하나만 까도 한국의 장르계 절반 이상은 작살낼 수 있….. 아니, 잠깐. 내 이름도 들어 있는 목록을 보며 그런 데스노트 삶아먹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건 그렇고.
3권의 맨 앞을 보았지만 10만원대. 2권에 있을 것 같긴 했지만 두껍다. 2권 앞을 보았지만 인덱스가 없어서 1권 앞을 보았다. 역시나, 공문서에 인덱스가 없을 리가 없잖아. 물론 그 인덱스도 금액순이긴 했지만, 세권을 날로 넘기는 것 보다는 한 페이지에 20여명씩 이름과 금액이 정리된 목록을 보는 것이 편했다. 적당히 내가 아는 선으로, 100만원은 넘고 200만원은 안 되는 사이를 뒤졌다. 5분이 지나지 않아 내 이름이 나왔다.대충, 전체에서 중간보다는 앞이었다.
“아싸아!!!!!!!!”
자, 이런 말을, 열심히 주사님들이 일하시는(다행히도 점심시간) 사무실에서 외치면 혼난다.
왜 아싸였느냐 하면, 내가 애초에 인천지법에 가서 북토피아에 독촉장 보냈던 작년 여름에 썼던 100만원 추정. 이 아니라.
170만원 대의 금액이 적혀 있었다.
참고로 목록에서 나보다 불과 서너 페이지 앞에, P모 출판사의 이름이 떡 박혀 있었다. 우와, 나 지금 P 출판사와 (빚 받을 것….. 아니, 매출액에서) 어깨를 나란히한 거야? 멋지다. 어쩐지 뿌듯해서, 이것만으로도 받을 돈은 다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생각보다 이북이 잘팔렸구나 싶었다. 하긴, 중간중간 월 10만원 이상 입금되었던 달도 있으니까.
“요구한 금액보다 받을 돈이 더 많으면 채권신고 따로 안 해도 됩니다.”
“그럼 그냥 집에 가서 기다리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되는 거예요?”
“예.”
“제거 채권요,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싶은데 폰으로 찍어가면 안되나요?”
“……법원문서는 그렇게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절대 안 됩니다.”
“예 ^^;;”
“설마 벌써 찍은 것은 아니죠?”
“……그럴리가요.”
그래서;;; 잘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미소년전사 하이바맨이 5화까지만 되고 더이상 못나왔었는데요. (아마 이건 내 블로그 오시는 분들도 아무도 기억 못하실거야 으흑;;;;;)
모처에서 소설화 해보자고 하셨고, 대원에서도 오케이 해주셔서. (3번의 읍소 메일과 몇차례의 전화통화 끝에 오늘 드디어 오케이) 소설화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