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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들에게 읽히고 싶은 문학전집은

July 24th, 2008

http://krakatau.egloos.com/1787428 에서 보고
 
생각해 보니 우리집에는, 적어도 내가 어렸을 때에는 문학전집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다. 계림문고나 계몽사 전집이 탐나기는 했지만, 아무리 애가 책을 좋아하고 아무리 엄마가 애한테 책을 읽히고 싶어도 먹고살기 어려운데야. 그래서 요만할 때 부터 서점에서 서서 읽고 도서관 가서 읽고 하는 스킬만 늘었지. 초등학교 5, 6학년에 걸쳐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친구 집에 자주 놀러가서 (공부를 잘 하는 것은 그럴때는 나름 이점이 있는데, 친구네 엄마들이 내가 그집 애와 친하건 말건 간에 환영해준다는 것이었다) 숙제를 하거나 그 집 애의 밀린 주간학습 문제지나 공문수학(지금은 구몬)이나 아이템풀 같은 것을 풀어주고는 애들이 모여서 소꿉놀이건 뭐건 하고 노는 사이, 손때 하나 안 탄 그 집의 에이브 전집이나 에이스 전집, 계림문고, 혹은 계몽사 세계문학을 싹 쓸어읽고 오는 데 몰두해 있었다.
 
아동문학전집을 갖게 되었던 것은 중학교 가서, 동생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었지만 나름 짬짬이 다 읽었고, 나름 꽤 좋아했는데, 막내동생이 중학교에 갈 무렵 아버지가 그 학교 젊은 선생님들을 불러다가 같이 바둑두고 노시다가, 어느 선생님이 “이집 애들은 다 컸으니 저 전집 저나 주시죠.” 했을 때 그러라고 가져가라고 하셨을 때 난 정말 아버지한테 눈 똑바로 뜨고 대들었다. 나한테는 필요하고 나중에 내가 자식 낳으면 읽힐 거라고 했지만 아버지는, “약속을 했는데 체면이 있지 어떻게 무르냐.”고 하셨다. 정작 그 책을 읽던 우리들한테는 물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아니, 나한테는 양해도 구하지 않았으면서. 그나마 상황을 알게 된 엄마가 아버지랑 대판 싸우고, 주기로 했던 것 중에 금성사의 아동문학만 주고 이원수 전집은 얼른 라면박스에 포장하여 광으로 빼돌리시는 것으로 하여, 손실을 어떻게든 줄여 볼 수는 있었지만, 금성사의 한국아동문학, 그 보라색 등짝을 한 녀석이 실려나가는 날 나는 대학생 씩이나 되어서 속상해서는 술을 엄청 퍼먹고 들어왔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금성사 아동문학전집은 별로였다.
그러니까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니까 잊을 수 있지.
오히려 잊을 수 없는 건, 계림문고의 암굴왕이나, 계몽사 전집에서 읽은 보리와 임금님이나 작은아씨들.
 
하여간 그래서 생각나는 순서대로 1~10권은 다음과 같이 채우고 싶었다.
 
백마의 기수 : 테오도르 슈토름
장 크리스토프 : 로망 롤랑
사람의 아들 : 이문열
삼총사 : 뒤마 페르
초원의 집 : 로라 잉걸스 와일더
나는 야곱을 사랑하고 (역시 에이브 전집이었던 듯)
몽테크리스토 백작 : 뒤마 페르
레 미제라블 : 빅토르 위고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헤르만 헤세
 
더 떠오르는 것은 대충 다음과 같고
 
보리와 임금님 : 엘리너 파아존
걸리버 여행기 : 조나단 스위프트, 단, 4부까지 전체 다
바이킹소녀 헬가 (에이브 전집에서)
위대한 왕 : 바이코프
작은 아씨들 + 그 속편들
셜록 홈즈 시리즈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대체 초등학생이 왜 자녀교육총서를 읽었는지는 지금도 의문이지만) 딥스
 
아, 그러고 보니 딥스는 “내일의 호야”라고, 보물섬 아니면 소년중앙에 연재되었던 만화를 보고서 원작 찾아 읽는다고 읽었던 것 같다. 그랬지.
 
선정기준은 무식발랄하게도 떠오르는 순서대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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