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지가 제 손에 들어온 것은 지난 수요일 밤이었습니다. 퇴근했더니 책상 위에 있더군요.
월말에 책이 나온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인쇄하는 데 사흘 잡고, 필름 뽑고 교정하는 데 이틀 잡고, 등등등을 하면
중간에 설이 끼어 있어서, 절대로 넉넉하다고는 농담으로도 말할 수 없는 일정이기는 했지요.
그런 생각을 하며 칼로 봉투를 뜯는데…… 음?
…….보노 스프와 맥스봉 소세지가 나왔습니다.
…….헉? 이것은 밤샘을 위한 양식인가!!!!!!
밤을 새워 빨리 교정을 봐서 돌려보내라는 깊은 뜻으로 알고 교정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여간 밤에 보고, 직장에도 들고가서 점심시간에 섭실 구석에서 빨간펜을 들고한번 다시 보고. 그러니 오탈자나 그런 것까지는 해결이 되었지요. 뭐, 크게 손볼 데 없으면 이대로 보내도 되기는 하겠지만 어차피 목요일 오후에 발송하나 금요일에 당일특급(9시 반 또는 10시까지 우체국에 접수하여 당일로 받도록 하는 택배. 인천에서 서울로 보낼 경우 웬만하면 당일 도착하고, 가끔 재수없으면 다음날 들어가기도 한다.)으로 보내나, 그게 그거거든요. 그래서 퇴근을 칼같이 하고 집에 와서 밥 대충 먹고 교정지를 마저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갸앍?”
여기서 결정적 문제에 봉착하였으니.
패러디에 대한 주석들을 점검하다 보니, 문득 ‘그 대사’를 발견한 겁니다.
바쁜데 다음에 허락받아야지 하고 미루어두었던 그 대사!!!!!
“반재원님께 (인용 및 패러디) 허가받는 것을 잊었어!!!!!!”
물론 여기서, 인용이나 패러디 하면서 그렇게 미친듯이 출전을 달아대는 주제에 별 삽질을 다한다 하실 수는 있겠습니다만.
만화나 애니메이션, 혹은 다른 분야의 책이라면 인용출처를 밝히는 것으로 될 지도 모르지만, 고렙과 저렙이라는 차이는 있을 지언정 반재원님 소설은 라이트노벨이 아닙니까! 다시 말해 동종업계! 허락을 안 받으면 곤란하지요. (그래서 버터스틱같은 상당히 미묘한 표현을 데려오며 오트슨님을 찾아 허락을 받았던 해명…….)
그래서 해명은 커그에 도움글을 올렸는데요.
잠시 후 생각했죠. 어차피, 지금 마감을 치는 작가님이라면 팔자좋게 메신저질을 할 리가 없……
(잠깐, 이게 하루 19시간을 메신저로 접속해있는 제가 할 말인가요?)
…….시드노벨에 전화를 합니다.
…….아크님이 받으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저기…… 대원에서 라이트노벨을 쓰고 있는 전##입니다.”
“아, 해명님? 저는 아크입니다.”
잠깐, 그게 시간이 8시가 넘어 9시로 가는 중이었는데 왜 아직 계신 거죠? 여, 역시 지금 거기에는 작가님들이…..?
저는 순간 오싹했습니다만(음?)
본론을 말했습니다.
“아, 저…… 반재원 작가님께 인용허락을 받으려고요.”
“그러시죠. 어떤 대사죠?”
“그게……아실 만한 분은 다 아실 ‘그’ 대사입니다.”
“아실 만한 분은 다 아실 ‘그’ 대사…….”
그리고 10분 후, 아크님께서는 반재원님이 오케이 하셨다고 전화해 주셨습니다.
뭐, 하여간 잘 되었고, 허락도 받았고, 나오면 책 보내드릴 거고요. 이상한 용도로 대사를 차용하지 않을 거고요, 등등등.
(하지만 순간 놀랐…….)
하여간 그러고 나서, 맥에서 깨진 한자들 다시 큼직하게 써서 첨부하고, 등등등, 등등등, 이것저것. 확인할 것 하고 볼 것 보고 다 하고 났더니 오늘이 되어 있더군요. ^^ 좀 자다가 일어나서, 포장 예쁘게 해서 엄마한테, 내일 은행 가시는 김에 이것 좀 부탁드린다고 드리고는 출근했습니다. 중간에 내용 수정이 몇줄 들어간 부분은 아예 텍스트로 쳐서 메일로 다시 넣었고요. 이제 도착만 하면 되겠군요
그래서 4권의 포인트는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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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님의 동정을 가져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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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동정이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말이죠?”
“virginity.”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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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마법사 동장의 일생 일대 위기?
일본산 변태와의 숙명적 대결!?
혹은, 해명의 낚시도 이제는 한글랭?
월하의 동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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