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지에 대한 대화
어제 W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해명와 비슷한 또래로, 그림을 그리시는 W님 말씀으로는, D사의 순정잡지는 20대 후반이 되어도 읽을 만 한데, S사의 순정잡지는 학원물하고 퓨전사극밖에 없어서 읽을 게 없다고. 뭐,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W님 : “그러니까 S사의 순정잡지는 어째서인지, 드라마화를 노린 것들만 자꾸 싣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거기서 나온 모 퓨전물 지금 드라마 촬영중이라면서요. 대체 D사는 왜 그런 것을 안 하는 거예요?”
해명 : “일단 D사의 순정지에 있는 목록을 좀 보시죠.”
여기까지 왔으니 가릴 것도 없지만 D사의 순정지….가 아니라 이슈에 실린 것을 보면
……일단 제일 잘 나가는 것(씨엘, 마리히엔)은 판타지물.
……상당히 재미있는 서문다미님 신작(제목이 길어 쓰기 귀찮음)은 요새 표현대로라면 뭐 근친BL의 향기를 풀풀 풍기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아주 선호하고 있는 녹턴의 경우, 아저씨가 자기가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의 딸(초딩)을 데려다가 키우면서 두근거리고 설레는 건데.
만화 자체로는 완성도가 높겠지만 ……여기 제정신으로 드라마 만들 수 있는 게 대체 어디 있슈미까!!!!!!!
W님 : “한눈에 반하다.”
해명 : “아, 그거 있군요.”
W님 : “하여간 이슈는 지금 봐도 볼 게 많은데, S사 것은 그렇질 않다는 게 문제죠.”
해명 : “아뇨, W님. S사가 정상이고 이슈가 문제인 겁니다.”
W님 : “예에?”
당연히 이 나이에 아이큐 점프 읽으려고 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소년챔프나 밍크나 파티도 마찬가지)
솔직히 말하면 밍크에 나오는 만화는 중학생만 되어도 읽기에 손발 오그라들지 않던가? 즉, 잡지에는 각각의 연령 타깃이 있는데,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는 나인과 화이트라는 걸출한(그러나 성인순정이라고 해도 아직 뭔가 레이디스 코믹이 뿌리내리지 않은 상태여서 에로도 같은 것만 보기에는 지금 보기에야 작년인가 이슈에 실리던 순애보 2 시리즈만도 못하긴 했지만) 성인순정지들이 있었다. 나인의 경우는 특히, 실험적인 것도 많이 내보냈고. 이애림님이나 등등.
근데, 나인과 화이트가 큰 차이 두지 않고 함께 망했다. 무슨 현해탄에 몸을 던진 사의 찬미도 아니고. 그게 잡지라는 잡지가 줄줄이 망하던 시대의 일이다. (참고로 만화잡지 말고 컴퓨터 잡지도 대거 망하는 바람에 내가 멀쩡한 원고료를 떼이고 좌절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참고로 디오티마가 오래오래 연중된 것도 바로 그 시기의 일이었다. 젠장.
그리고 이슈 쪽은, 화이트의 독자들이 될 수 있었던 층까지 포함하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독자들과 함께 늙기로 한 것인지 만화가, 전보다 다소 어른 취향이 되어 버렸고. (그래서 서른이 되어도 아직 읽을 만화가 반은 된다는 거다……) 윙크는 원래의 타깃 그대로 10대 소녀들이 읽을 만한 만화를 싣고 있는 것이다.
해명 : “그래서 저는 정상적인 것은 S사 쪽이라고 생각해요.”
W님 : “하지만 그럼 우리가 읽을 게 없잖아요!”
어쩌겠는가. 훗, 읽고 싶은 데 읽을 게 없으면 그저 자가발전하는 수 밖에. 그건 그렇고, 그렇지 않아도 15세 이상이 읽을 만한 순정지가 빤한 이 시점에서 대상 연령이라도 좀 다르게 잡고 있으니 읽는 입장에서야 고맙지, 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