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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_시대의_눈물을_본다.txt

February 5th, 2010

김혜린님의 만화를 보다 보면 흔히 시인, 혹은 작가, 기자 등의 팔자를 타고 난 인물들이 나온다. 현대물에서 작가의 페르소나와 같은 서지한이 그렇고, 북해의 별의 안젤로데니 파렌버그, 아라크노아의 블라디미르, 비천무의 월강의 리, 불의 검에 나오는 붉은 꽃 바리가 그러하며, 테르미도르에서는 유제니의 친구인 시인 세자르는 물론이고, 쥘르 역시 혁명의 시대를 펜으로 싸우며 살아간다. 서지한 정도만 해도 군사정권 시대에 입에 풀칠이 쉽지 않아서 그렇지 죽지는 않지만, 안젤로는 젊어서 죽고, 데니는 청춘 홀아비가 되며, 블라디미르도 죽었고, 바리는 몸팔아+밀정이야+결핵걸렸어+그리고 죽고, 월강의 리는…… 지금 비천무가 본가에 있어서 바로 대답이 튀어나오지는 않지만 아마 5권쯤에서 죽었던 것 같은데. 세자르는 단두대에서 죽고…… 그나마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것 보면 쥘르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여튼 엄청나게 높은 확률로, 김혜린님 만화에 나오는 음유시인, 시인, 작가, 기자, 하여간 글쟁이들의 팔자는 사납다.

대략 이것은, 그들이 순수한 영혼을 가진 자유주의자이자, 시대상에 항거하는 인물로 그려지기 때문이며, 그런 그들의 자유에 대한 신념은 그들을 그들이 원했건 원치 않았건 상관없이 민중을 위해, 조국을 위해 노래하고 시를 쓰고 끝내 정치적인 문제, 혹은 폭력에 휘말려 비극을 맞게 하며…… 여튼 간에 작가의 운명이 그 조국/시대의 운명과 분리될 수 없다는 말을 생각하게 한다. 이것은 이들이 작가의 시선을 대변하며, 그 작품의 주제에 가장 가까이 닿아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필연적 비극으로, 이들의 사나운 팔자는 이들이 주인공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화자의 역할을 맡는 동시에 거의 예정된 것이나 다름없어지는 것인데.

여튼 나는, 글을 못 쓰면 못 썼지 김혜린님 만화 속의 글쟁이는 되고 싶지 않다는 농담도 했지만. (아니, 진담이다.) 설마 살다살다 정말로 작가의 운명이 그 조국의 운명과 분리될 수 없다…..는 말에 부합하는 경우를 현재진행형으로 목격하게 될 줄은, 그리고 그런 경우를 보며 아침부터 뿜을 줄은 정말로 몰랐다.

그것도 유신시대 학생운동과 함께 하던 민중문학(민중시, 민중가요, 소설)도 아니고, 무려 장르문학계에서 말이다.

http://tale.egloos.com/5191749

그렇다.

뭐 이쯤 되면 “그대는 시대의 눈물을 본다” 같은 말이 나와도 할 말 없는 거다. 군대에 끌려간 작가나, 덕분에 연중된 소설을 놓고 피눈물을 흘리는 독자나, 어느 쪽이건 말이다.

덧붙여 윗글의 다섯 분 중 네 분이 시드 쪽인데, 라이트노벨 작가들의 연령대가 생각보다 어린 것에 놀랐다. :-) 지금 군대에 가 있으면, 내 막내동생보다 어린것이야?! (헉스)

ps) 그러고 보니 북해의 별의 유리핀 멤피스가…… 은퇴하고 바닷가 마을에서 평범한 노동자가 되어 살아가면서 짬짬이 “글을 쓰는” 듯한 모습을 보였는데.

……아니타 에델이 걱정된다. 다리도 못쓰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유리핀 차례가 되는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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