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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글도 써 놓았지만
이번에 시달리고 났더니 블로그에 글 한 줄 쓰는 게 이렇게 겁이 나는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의욕도 없고, 다 없다.
아침에 썼던 글도 그냥 비공개로 돌려놓았다. 별 내용도 아니었지만.
머지 않아 지금 홈페이지랑 블로그 날리고 새로 만들지도 모르겠다.
다른 글도 써 놓았지만
이번에 시달리고 났더니 블로그에 글 한 줄 쓰는 게 이렇게 겁이 나는 일이 될 줄은 몰랐다.
의욕도 없고, 다 없다.
아침에 썼던 글도 그냥 비공개로 돌려놓았다. 별 내용도 아니었지만.
머지 않아 지금 홈페이지랑 블로그 날리고 새로 만들지도 모르겠다.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주제에 초딩 참고서를 원츄하다니 이게 웬 풍요속의 빈곤 쌈싸먹을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금 전 퇴근해서, 차를 우리고 있었습니다. 커다란 포트에 지난번에 홍차카페에서 분양받은 홍차에 덤으로 온 포트넘 앤 메이슨의 퀸 앤을 우려놓고, 날이 더워 반야심경을 BGM으로 틀어놓은 채 책을 좀 보고 있었습니다. 덥지만 나름 문화적인 금요일 밤이었죠.
그러다가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벌어 내가 포시랍게 사는 것이긴 하지만 다른 것도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는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이름이 떠오른, 지금은 연락이 안되는 고등학교 동창 녀석에 대한 정보를 뒤졌습니다. 고등학교 때 부터 페미니스트였던 이 녀석, 여성운동을 하면서 아동복지 쪽의 일을 하고 있더군요. 누군가는, 그때 꾸었던 꿈을 밀고 나가는구나 하고 안심하다가, 벽에 붙여놓은, 제가 후원하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새 학기에 저는 아이들에게 그 학기 필수과목 참고서를 사서 보내줍니다. 이런저런, 여자애들에게 필요할 만한 문구세트와 함께요. 그리고 언젠가 지금은 중학생인 아이가 도움을 받는 복지관의 복지사 선생님과 전화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곳 복지관에는 초등학교, 중학교 참고서 한 권이 제대로 없어서, 봉사오는 대학생들은 있지만 아이들이 자습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아이에게 참고서를 챙겨줘서 정말 고맙다. 그런 말씀을 하셨죠. 중학교 교사인 아버지께 부탁드려서 1학년 참고서를 챙겨서 보낸 적도 있지만, 평범한 서른살 월급쟁이인 저로서는 한계가 있는 일이고요.
그래서 말인데.
집에 자녀분이나 조카나 사촌이나 동생이나 어디 숨겨놓은 자식 등등;;;;;(제 블로그에 오는 분들의 평균연령을 생각하면 뭔가 참….)이 보다가 처박아놓은 전과나 자습서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거 한권 헌책방에 팔러 가기도 그렇고, 매년 새 표지로 갈아서 나오니까 팔기도 어려운거 저도 압니다. 그냥 좋은 일 해주세요. 해명에게 착불로 보내주세요!
단, 정말로 필요한 애들에게 보내려는 거니까, 정말 폐품급은 사양하겠습니다. 표지가 찢어지거나 등이 갈라진 정도라면 제가 수선을 해서 보내면 되니까요. 가능하신 분은 덧글로 좀 부탁드릴께요.
보답으로는 뭐…… 냄비받침….. 이 아니라 월하의 동사무소 6권이 좀 남아있는데 꼭 필요하신 분은 말씀해 주세요. (긁적) 큰 의미는 없더라도 모아서 기부할때 기부해주신 분들의 성함도 밝힐 생각입니다. 얼마나 호응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뭐 잘 안되면 올해도 제가 후원하는 아이만이라도 챙길 수 밖에…..죠 뭐.
그렇다고 새내기의 첫 주가, 그렇게 술에 절어서 쉽게 흘려보내도 될 만큼 만만한 것일 리 없었다. 일단, 첫날 받은 그 일반수학 50문제만으로도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떠오를 상황이었다. 시간표를 확인해 보니 수업은 화요일과 금요일, T.A는 월요일과 목요일 0교시에 있으니, 결국 하루도 빼놓지 말고 앉으나 서나 일반수학 생각을 해야 할 판이었다.
그런데다가.
“내 이름은 김치국이다.”
T.A. 티칭 어시스턴트. 그러니까 조교 시간에 나타난 일반수학 담당 조교인 김치국 조교, 통칭 킴조교는 대략 이런 호쾌한 남자인데다, 아직은 추운 3월에 쫙 달라붙는 얇은 폴라티 한 장에 갑빠처럼 울룩불룩한 패딩 조끼 하나만 달랑 걸치고 나타났는데, 그 폴라티 위로 올라오는 근육이 장난 아니었다. 이건 대략 수학과가 아니라 체육과나 경호학과라고 말해도 믿을 만한 무시무시한 비주얼의 소유자였다.
“사이시옷 넣어서 부르는 놈들은 인봉호에 거꾸로 처박힐 줄 알아라.”
그런데다 농담을 싫어하고, 숙제 안 해오는 놈은 더욱 더 싫어하며, 전산과가 아니라 수학과라 친한 척도 통하지 않는다는 흉흉한 소문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다른 동기들은 어디서 그런 소문을 듣고 오는 것인지, 저 김치국 조교가 머릿속까지 근육질일 것 같은 외모와 달리 학부 때에도 정말로 손꼽히던 사람이었으며, 교수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는 이야기까지 잘도 떠들어대었다. 하여간 같은 과 대학원생이 조교를 하면, 친해지면 아무개 형 그렇게들 부르는 모양인데, 남의 과 대학원생, 그것도 저런 무쇠갑빠의 소유자를 그렇게 친한 척 부르는 것도 어색한 노릇. 다행히도 복학생들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새내기들도 다들 그렇게 부르기 시작한 것은 좋았는데.
문제는 이 아저씨가, 교수가 내 주는 것 말고 또 숙제를 내 주더라는 데 있었다.
“조교선생님은 잠도 안 주무십니까.”
그렇게 분연히 일어선 용자도 있기는 있었다. 아마도 대학에 오면 자율성이 존중받는다는 말을 문자 그대로 잘 해석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용기있는 행동이 언제나 성공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었으니.
“교수님이 내주시는 숙제도 조교선생님이 채점하시잖습니까. 무슨 숙제를 여기다 더….”
“요즘은 쥐새끼가 고양이를 생각하는 법도 있는 모양이지.”
자신의 체력을 증명하기 위해, 이 무식하게 체력 좋은 조교님은 숙제를 두 배로 늘리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날 이후 킴조교의 앞에서 숙제에 대한 불만을 말하는 사람은 사라졌다. 이쪽 분반 뿐 아니라, 킴조교가 T.A를 맡은 다른 분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고등학교 때도, 어수선하게 떠들고 노는 애들을 다 기합 줄 수 없으니까 선생님들이 흔히 하는 짓 있지 않던가. 본보기를 보이기, 소위 한 놈만 팬다는 것 말이다. 대학생다운 패기도 좋았지만, 졸지에 한 분반을 본보기로 만들어 버린 그 동기생은 그날 이후 조용히 있는 듯 없는 듯 살았다고 한다.
물론 일반수학이 수업의 전부일 리 없다. 한 학기에 21학점, 일반수학이 3학점이니까 그 외에도 18학점이 더 남아 있었다. 컴퓨터공학 입문과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물리학하고 1학점짜리 물리학 실험, 2학점짜리 대학영어, 어째서인지 3학점이나 되는 대학국어.
물리는 고등학교 때의 물리 시간의 연장인 그냥 ‘물리학’ 시간이 있고, ‘실험’ 시간은 조교가 들어오는 시간이었다. 교수님도 조교도 둘 다 조용조용하고 착한 사람들이라, 새내기들은 다른 시간보다는 조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실험 수업이 끝날 때 마다 실험기록장과 그래프를 그린 모눈종이를 제출해야 하는 것이 조금 귀찮았지만.
“같은 강의실에 여자가 있어!”
다른 과목과 달리 여러 분반이 헤쳐모여 형태로 섞여서 듣는 과목이라, 연태의 말마따나 여자애들과 함께 수업 듣는 것만으로도 최고였다. 물론 염불보다는 잿밥에 관심있는 몇몇은 여자애들에게 빌려주기 위해 물리 노트를 일부러 정성들여 워드로 치거나 서로 숙제를 보여주겠다고 추근거리기도 했다. 그런 방법이 효험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머지 한 과목은 공학도를 위한 CEO 특강이라는 과목이었는데, A에서 F까지 등수대로 학점이 나오는 다른 과목과 달리 낙제냐 아니냐만 정해지는 P/F 과목이었다. 어찌 되었건 수업 듣는 시간은 줄었는데 공부할 것은 배로 늘어난 듯 했고.
“오늘은 오전 수업도 없잖아. 학교에 금덩어리라도 묻어뒀어?”
이 수업을 제대로 완벽하게 따라가기로 작심한 상석은, 아침마다 모닝콜로 경민을 깨워 학교로 불러내었다.
“무슨 교실 이데아 찍어? 무슨놈의 아침 일곱 시 삼십 분?”
“싫으면 나오지 말든가. 아, 그리고 다음 달 부터 아침 토익강의 같이 듣자.”
“이 새끼가 무슨 공부에 한이 맺혔나….”
“학비 고지서 보고 너네 엄마 놀라셨다며.”
“…젠장.”
그렇다고 경민이 배 째라고 안 나갈 수도 없었다. 이상석은 같이 숙제나 공부할 때 도와주기는 해도, 그냥 숙제 베끼라고 빌려주는 일은 없는 야박한 놈이었다. 중학교 때 부터 6년을 친구였지만, 경민이 탱탱 놀고 있는데 숙제를 그냥 보여주는 일은 아마 죽어도 없을 것이다. 그런고로 경민은 매일 아침마다 상석에게 붙잡혀, 함께 숙제를 하는 신세가 되었다.
물론 일반수학만 곱게 하고 있을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목요일마다 단어 쪽지시험 볼 거예요. 성적에 다 들어갑니다.”
대학영어도 깐깐하기로는 일반수학 못지 않았다. 대학영어 교수님은 30대 초반의 여자분이었는데, 선배들이 하도 PD, PD 하고 부르기에, 새내기들은 교수님이 방송국 PD 출신인 줄 알았다.
“포스트 닥터.”
“포스트 닥터요?”
“어, 줄여서 포닥. 그러니까 박사과정 끝내고 논문까지 다 쓴 뒤에 대학에 계속 남아서 연구하시는 분들 말야.”
자칭 새내기들을 궁금증을 풀어주는 착한 선배라는 월미의 설명에 따르면, 대학은 일종의 먹이 피라미드와 같은데, 다른 것은 신경쓸 것 없고 여튼 그 먹이 피라미드의 맨 밑에 있는 것이 학부생, 그 중에서도 1학년 새내기라고 했다.
“그런고로 숙제를 제대로 안 하면, 무서운 교수님들한테 잡아먹힌다는 거지. 그래, 쪽지시험은 어땠어? 킴조교 오빠가 좀 어렵게 내지?”
그리고 이, 그러니까 보통 여자라고 비교할 샘플이 거의 없긴 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보통의 아가씨들과는 어딘가 다른 것 처럼 보이는 2학년 선배는 김치국 조교를 킴조교 ‘오빠’라고 불렀다.
“성적에 들어간다면서요. 얼마나 들어가요?”
“어이, 이상석. 실러버스 읽어보라고 했잖아. 내가 뭐라고 했어? RTFM!”
“그, 그게요….”
“견적도 안 나오는 것들이라니까. 과제는 다 했어? 응? 너는 했다고?”
상석은 가방을 뒤져 자랑스레 과제를 내밀었다. 월미는 얼른 눈으로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중간부터 눈살을 찌푸렸다. 경민도 슬금슬금 제 과제를 꺼내 보았지만.
“치웟! 이게 문제 풀이냐!”
상석의 과제조차 이런 소리를 듣는 마당이니 뭐, 내밀어봤자 욕이나 먹을 듯 하여 얼른 다시 집어넣었다. 어쨌건 이렇게 바쁘다 보니, 하이바맨에 대한 관심은 어느새 희미해졌고.
“후배들을 다 챙겨주고 말야. 이렇게 매일매일 착한 일을 하고 산다니까, 나도.”
“저기요, 누나….”
상석도 경민도 다른 새내기들도, 자유롭게 수업 듣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캠퍼스의 낭만을 누릴 수 있다거나 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와는 상관없이, 매일매일 과제와 쪽지시험 준비에 바빴다. 물론 과제와 쪽지시험을 포기하고 대 자유인이 되어 캠퍼스의 낭만을 좇기로 결심한, 주연태 군은 잠시 접어두더라도.
엔픽문고 건에 대해서 알려진 사실들이 이미 많습니다만
정말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이 게시물에 덧글로 질문해 주세요. 아는 대로 답 드리겠습니다.
대충 이것까지 하고 엔픽 일은 완전 정리를 해버리든가 해야겠군요. 제 인생에 너무 걸리적거립니다, 이거.
근데, 궁금한 것이나 잘못 알려진 것 해결 안 하고 가면 나중에 희한한 소문이 되어서 돌아오는 걸 한두 번 본 게 아니라서. 정말 궁금한 건 물어보고 털어버리세요. 엔픽 관계자들이야 자기가 한 일이니 제게 물어볼 것은 없겠군요. 어차피 그양반들이 여기 기웃거리는 것은 원하지도 않지만.
아프다면서 왜 이런 짓까지 하느냐……
자기 인생에 부끄러운게 없는 사람은 익명에 숨어서 찌질거리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고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긴 해도 아시다시피 몸이 안좋으니까, 그냥 놀려먹기 위해 하는 질문은 사절하겠습니다.
(진지한 질문에는 성실하게 대답합니다)
어제도 모 님과 모 작가님이 엔픽 건으로 놀리려고 하셨는데, 저 그러다가 잘못하면 훅갑니다. 상태 정말 안좋아요. ^^ 사람이 정말 아프다고 하면 아픈 줄 아세요 T_T
그리고 몇가지 잘못 알려진게 있는데
1. 4월 어느 새벽에 갑작스런 부정맥과 빈맥으로 119의 도움을 받았고 그날 오후 제 발로 병원에도 가긴 했지만 그날 새벽에 바로 실려간건 아닙니다. ^^ 일단 정신은 차린데다 맥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긴 해도 덜컥덜컥은 멎었고, 그 시각에 실려가면 출근을 할 수가 없어서 일단 출근해놓고 오후에 1시간쯤 조퇴하고 병원에 갔어요. 아침에 할 일이 있어서.
2. 50만원, 100만원이라는 말도 들었는데, 제가 엔픽문고 사장에게 지원해준 출판강좌의 수강료는 12만원입니다. 50만원이니 100만원이니. 그건 말도 안 되고요. 사실 저는, 사장이 출판에 대해 좀 더 지식이 있어야 공부해서 내 책을 더 잘 팔아줄 것이기 때문에 지원해준 것이라서요. 인세 얼마나 된다고 50이며 100을 지원해 줍니까. 그쯤 되면 그야말로 저는 글로벌 호구. 그나저나 아무래도 지금 하는것으로 봐서는 그거 날로 들은것 같아요. 제대로 들어서 브라운베스라도 잘 냈으면 좋았을텐데. (쯧)
3. 타입문넷의 에리지나(민경# 씨)에게 먼저 연락해서 이야기 퍼뜨린거 아닙니다. 타입문넷에 먼저 이야기가 올라갔다는 말을 듣고, 고등학교 동창인 에리지나에게 전화해 본 겁니다. 그때 저는 휴가낸 날이어서 저녁까지 돌아다니며 종로쪽에 있었고요.
에리지나는 저와 서인천고등학교 동창으로, 그쪽은 TRPG를, 저는 만화 스토리를 끄적거리며 잉여스런 고교생활을 보내던 중 둘 다 소설을 쓰고 있어서 이야기가 통했던 친구입니다. 한 1년만에 전화 붙들고 떠들다 보니 “그런놈에게 속냐!” “처음에는 그렇게 전력이 화려한줄 몰랐단 말이다!”하고 버럭버럭 소리도 지르고 서러워서 질질 짜기도 하면서 그동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줄줄줄 풀어낸 것을, 집에 와 보니 이 인간이 글로 써서 올렸더군요. -_-+
그리고 사장은 노료~ 가 아니라 뇨롱~ 이라고 했습니다. (참 중요한거 정정한다……)
뭐 기타등등. 다른 잘못 알려진 부분은 생각나는대로.
엔픽문고 사장님께서 블로그에 nfict.egloos.com/2652684 사과문을 올리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집에 와 보니 제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조금 다른 버전의 사과문이 올라와 있더군요.
그동안의 일을 생각하면 뭔가 하고싶은 말도 많지만, 사장님께서 사과를 하신 이상 저도 그만큼은 인사를 해야 할 텐데. 어떻게 답글을 쓸까 하고 잠시 고민하는데.
모처에 재미있는 스샷이 떠있더군요.
그냥 스샷만 보면 별것 아니었습니다.
그 선명한 사과문 아래에 달린 소위 이스터에그, 푸터를 보기 전까지는요.
왜 제게 사과하십니까?
그럴 마음도 이유도 없다고 스스로 굳건히 믿고 계시는 분께서 말입니다. 혹시라도 말인데, 사장이니까 회사를 위해서 스스로 자존심을 꺾고 악랄한 작가에게 사과문을 보낸다고, 그런 희생자적인 마인드에 스스로 도취해 계신 것은 아닌가요? 진심이라면 몰라도, 제게 사과하실 이유가 어디 있습니까? 전에도 사과문 비슷한 것 하나 올려놓고 다른데서 제가 거짓말쟁이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던것, 지금은 해당 글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폭파되었지만 저는 대강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이런 상황에서야.
제게 사과하실 이유 없습니다.
저는 지금까지처럼 글 잘 쓰고, 일 열심히 하고, 가끔 비위 거슬리는 이야기가 들리면 투덜거리기도 하면서 평소처럼 살 겁니다. 어차피 사과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엔픽문고로 검색을 했는데 이번 일이 안나온다거나 그런 행복한 사건은 안 일어날 테니 사장님께도 별 의미가 없으실 것으로 봅니다. 저는 (특히 남이 협박하는 상황에서라면 더더욱) 제 블로그에 있는 글을 선뜻 지워드리거나 하는 애프터 서비스 같은 것은 하지 않으니까요. 저는 로그를 소중히 하는 사람이라서 말입니다.
사장님은 가서 좋은 책이나 만드세요. 그래서, 3년쯤 후에 아, 저 회사가 그때 아직 초보라서 출판권이니 뭐니 해서 뭣모르는 신인작가랑 핏대 세우고 싸웠지만, 지금은 저 회사도 개념이 잡혀서 꽤 괜찮은 책을 잘 내고 있어, 그런 말씀 들으시면 되는 겁니다.
저같은 인기없는 신인작가 겸 불쌍한 공무원(그때 엔픽 관계자를 자처하던 분이 모 익명사이트에 올리셨던 표현이었죠)의 일은 신경쓰지 말고 가서 책이나 잘 만드세요. 초판 인쇄 잘못 나와서 전권 다시 찍는 일은 한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ps) 집에 와서 사과문 보자마자 아 그렇구나 사장님이 마음으로 사과를 하시는구나. 내마음은 껄끄럽지만 남의 마음을 무시하면 안되지 하고 곱게 답변했었다가는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될 뻔 했군요. 제가 “그래요 괜찮습니다.” 하고 글을 적으면 그걸 보시면서, 한떨기 글로벌 호구가 된 해명을 두고두고 비웃으시려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본문과 푸터의 괴리가 너무 커서 저로서도 참 이거 뭐 드릴 말씀이.
ps2) 7월 30일 새벽에 추가.
그래도 글 써놓고 푸터 미처 수정하기 전에 잠깐, 인것일수도 있는데 너무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분명히 계시겠지요. 아니라는 것을 구글 웹캐시로 증명하겠습니다.
2010년 7월 28일 19:47:36 GMT에 찍힌 스냅샷에도 분명히 그 푸터가 있습니다. 이건 한국 시각으로 29일 새벽 5시 근처죠. 참고로 28일 저녁때 찍힌 구글 웹캐시에는 예전의 푸터가 붙어 있습니다. 즉 28일 밤이나 29일 새벽에 바꾸신 거예요.
그리고 제가 올려놓은 저 스샷은, 2010년 7월 29일 06:38:03 GMT에 찍힌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과문이 올라온 15시 24분에서 14분 후 시점입니다. 여기까지라면 그러려니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죠? 제가 여기까지만 보고서 저런 글을 쓰면 치졸한 인간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아마도.
제가, 엔픽에 사과문 올라왔더라는 소식을 들은 것이 5시무렵.
그리고 제가 퇴근하는 사이, rnarsis.egloos.com/4439786 rnarsis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리플이 달리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구글 웹캐시를 굳이 찾아본다거나 구글 서치해서 “저장된 페이지”로 들어가본다거나 하는 것은 사실 평범하지 않은 일이죠. 저는 물론 제가 주변에서 보는 구글 변태들도 평소에는 그런 짓을 거의 하지 않는걸요. 그렇다면 저기 표시된 파란색 님이 본 시점에서는 아직 저 푸터가 달려있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18시 01분. 그러니까 사과문이 올라오고 몇시간 동안 걸려 있었다는 건데
전날 푸터를 바꾼 사람이, 푸터 바꾼것을 잊어서 그랬을까요?
그런데다 08시 01분에 해당 글이 올라오고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푸터는 현재의 형태, 죄송합니다 연발로 바뀌었음을 아래 리플로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모 익명 사이트에 제보해주신 분은, 저 글을 보시고 검색해서 그 흔적을 찾으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제가 이번 사과를 받아들였으면 글로벌 호구가 되었을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증명을 종료합니다. (사장님과의 분쟁과 함께 영영 빛은 못보게 두번 죽어버린 댄디한 수학과 교수님처럼 분필 땅. 하고 치면 좋겠지만 키보드니 넘어가죠^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