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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형제 (뭔가 이상한) 감상문 : “내래 인민의 모에를 보여주갔어”

February 21st, 2010

어제도 죽어라 살아라 출근해서 일하고.

아무리 그래도 원래는 노는 토요일이니 평소보다 1시간 먼저 퇴근해서, 엄마랑 아웃백 가서 저녁먹고. (맥스무비에서 예매했더니 코코넛 어니언링 쿠폰이 따라와서, 포장해갈 생각으로 그것도 주문했는데 엄마는 그 거대한 양파링에 감동. 결국 몇입만 먹고 포장해서는 엄마 드렸지요.)

그리고는 엄마가 보고싶어 하시던 (저는 송강호의 팬, 엄마는 강동원의 팬입니다) “의형제”를 보러 갔습니다.

근데 이거 이미지 찾으러 들어갔더니 공홈 주소가 http://www.song-gang.co.kr/ 이네요. 대체 이것은….. 송강호 강 강동원 수. 라는 뜻입니까? 나는 그거 아무리 봐도 반대로 봤는데?! 농담이고. 애드립인지 뭔지는 모르지만 은근 동인녀 의식한 대사나 상황이 좀 있어서 참 뭐랄까, 노렸구나 싶은 것도 있고. “나 송지원이 동거남이야!” // “도, 동거남?!” 하는 목사님과의 장면이라든가.

그건 그렇고.

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주장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내래 인민의 모에를 보여주갔어” 였습니다. 아니 저는 강동원이 대사치는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런데다 눈빛이 좀 멍해서 안좋아했는데 적어도 기럭지만 있고 연기는 발연기….. 는 많이 고쳐졌더군요. 오, 간지만 잡는게 아니라 표정연기가 되는구나. 근데

송강호의 반밖에 안될듯한 가늘가늘한 자태를 계속 길게, 혹은 얼굴 클로즈업(다른 사람들에 비해 2/3) 등등을 하면서 잊을 만 하면 “저는 북한 공작원임” 하고 있으니 이게 인민의 모에가 아니면 뭐냐!!!!!

솔직히 말해서 한때 이글루스와 디씨를 떠들썩하게 했던 그 장군님 축지법;;;;;; 소인의 본업상 여기다 유튜브 플레이어를 embed하기는 참으로 뭣하지만 하여간 유튜브에서 저 두 단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것 말입니다.

적절한 링크로 그걸 트랜스포머에 합성한 개그 패러디 링크를. “메가트론” 장군님을 주인공으로 만든 패러디물이 있더군요. 하여간. 훗.

http://www.youtube.com/watch?v=_YbIu7yjzHk

아니 위 뮤직비디오 패러디는 차라리 낫지, 원본은 정말 싼티가 좔좔 흐르는데 그런걸 유튜브에 올려놓았단 말입니다. 참나. 윗동네 애들 돈없구나, 막말로 위에서 만들라니까 만들었는데 돈도 없고 그 가격엔 외주 맡을 회사도 없어서 그냥 공무원들이 직접 카메라 들고 뛰어서 잘라다 붙인 것 같은 포스. 그냥 우리나라에서는 노래방 배경으로도 안 쓰일 풍경사진 몇장 이어다 붙여놓고…… 윗동네 애들은 말이죠. 음악이야 뭐 우린 가사가 보이니 기가 막히지만 음악만 따지면 뭐 대충 외국애들한테는 혁명가처럼 들릴 수도 있기는 있겠지만 뮤직비디오 꼴이 그게 뭐냐 이거죠. 얘네들은 당장 이런 쓸데없는 것을 집어치우고 강동원급 미남을 풀어서 뮤직비디오를 만드는게 낫습니다. -_-+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뭐랄까. 저 뮤직비디오가 문자 그대로 개그였다면(오죽하면 디씨 합성용이 되었겠어……) 이 영화는 그야말로 인민의 모에를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는 느낌…… 이 아니잖아.하여간 북한 애들은 엉뚱하게 자기네 선전하려다가 유튜브에 댓글 이만큼 받고 아랫동네에서 합성 필수요소 되지 말고 좀 모에를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훗.

대본 중간중간 좀 허하기도 하고, 마지막이 살짝 뜬금없기도 했는데….. 오냐, 그러니까 가족을 되찾은데다 동거남까지 데리고 영국으로 뜨는 거냐!!!! 라는 느낌이 좀 들긴 했는데, 어쨌건 해피엔딩. 송강호님은 정말로 명품이심. 으아으아으아……. 강동원이 모에를 맡았다면 송강호는 뭐랄까, 살아있는 캐릭터의 느낌이랄까. 하여간 좋았어요. 송강호님 만세 삼창.

그건 그렇고 그 아파트 사건에서 강동원이 그 나이프 떨어뜨렸던 것 아닌가….. 쩝.

엄마는 “송강호 지방 쓰는 것 달필이데?” 하고 뜻밖의 장면에서 감상을. 음, 저는 폰트가 인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누가 글씨 잘 쓰는 것에는 뭐 중얼중얼….(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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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

이번달 씨엘….. 크선생 심각한데 개그하지 마세요

January 27th, 2010

내가 저 위의 동영상을 만든 것이 12월 말이었다. 24일 새벽에 완성했고, 그리고 그날 퇴근하는 길에 이슈 2월호를 샀다.

그리고 나는, 내가 하루만 더 끌었어도 저 동영상을 완성하지 못했을 것을 알았다. 아놔, 임주연님. 너무해요. 도터가 살인을 저지르고 끌려가는 그 에피소드를 보면서, 저것들이 다시는 그…… 연필 일러스트처럼 모여서 활짝 웃기는 이제 글렀구나 싶어서 가슴으로 울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났다. 25일에 나와야 마땅할 이슈는 오늘에야 나왔다.
이건 뭐, “러브 세레브”의 긴 풍으로 말하자면 “몇초나 더 기다리라고!!!!!”다. (러브 세레브는 신조 마유 만화인데….. 음….. 당신이 용자라면 그녀의 만화를 일독해도 나쁘지 않을 거다.)

하여간
기다린 보람이 있어서……….(?)
나는 오늘도 이슈를 들고, 혼백이 반쯤 분리된 채 버스를 타고 귀가했으니.

내 블로그는 네타를 꺼리지 않으니 그냥 말하자면, (어이, 네타가 두려우면 당장 돌아가셈! 훠이!!!!!!!)

도터를 구하러 갔지만,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마법사이면서도 마법을 안 썼고, 검술 클럽 친구들에게 누가 갈까봐 검을 쓰지 않았고, 진실을 밝히려면 왕가의 비밀 실험부터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그건 큰 스캔들이 되니까, 역시 수사에도 협조하지 않은 채 도터는 제뉴어리의 도움을 거부한다.

그래서 제뉴어리는 국왕에게 몸 팔러 간다.

농담인것 같아…… -_-+

사실은 국왕에게 가서, 국혼을 앞두고 사형수를 사면시켜줄 수 있다고 들었다고 털어놓고, 국왕이 대가로 무엇을 가져왔느냐고 하자 대답한다.

“한 사람의 메이지입니다.”

제뉴어리를 시험하는 국왕. 그리고 국왕은 제뉴어리에게 네가 내 힘이 될 줄 알았다고 말하는데, 그런 제뉴어리 위로 비치는 그림자는 국왕의 새장들이다. 문자 그대로, 제뉴어리는 도터 살리자고 몸 팔러 간 셈이다. (먼산)

으어어어어어
이건 뭐 무슨 도터와 제뉴어리의 사랑이야기도 아니고 말입니다 지난호 이번호 이어서 T_T

근데 이 심각한 상황에 개그하는 크선생 뭡니까……
“우리 딸 내놔”라니;;;;;;;;;;;;;;;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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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다 리요코의 핵펀치;;;

January 5th, 2010

자, 잠시 다음과 같은 4대에 걸친 막장스런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자.

0대. 김부인은 아들 길동을 데리고 홍판서와 결혼하지만 홍판서의 친구로 피아노에 소질있는 권진사와 바람을 피운다. 그러나 권진사의 라이벌인 박진사의 음모에 의해 길동은 어머니 김부인의 불륜을 알게되고, 권진사는 죽고 김부인은 임신한 채 떠나고 길동은 기억을 잃은 채 홍판서의 친아들로 자라게 된다.

1대. 김갑순은 친구이자 대부호의 상속녀 이을녀의 약혼자인, 어렸을 적 기억이 없는 홍길동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김갑순과 홍길동은 하룻밤을 보내고 홍길동은 이을녀와 파혼하기로 결심하지만, 이을녀가 자동차 핸들을 꺾어 차가 전복되는 바람에 중상을 입는다. 홍길동의 아버지와 김갑순의 어머니가 만나고, 사실 길동과 갑순은 어머니가 같은 남매임이 밝혀진다. 갑순은 길동을 떠나고, 을녀는 길동과 결혼한다.

2대. 김갑순의 아들로 음악적 재능이 있지만 술집에서 피아노를 치는 김병철이 대부호의 딸인 홍정순을 만난다.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홍길동의 친구였던 박무영이 나타나 김병철에게 너는 김갑순과 홍길동의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아이이고 홍정순은 홍길동의 딸이라고 밝힌다. 김병철은 홍정순을 버리고 떠난다.

3대. 홍정순의 딸인 홍경순이 웬 남자애와 결혼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는 다름아닌 김병철이 데려다 키운 아들 김신철. 홍정순은 자신이 그렇게 사랑했지만 자신을 배신한 김병철을 용서할 수 없어 둘의 결혼을 반대하지만, 김병철은 자신이 그녀의 오빠이고 자신은 그녀를 그리워하며 평생 결혼하지 않았지만 두 아이는 행복하게 해 주자고 한다. 홍정순은 딸인 경순의 행복을 위해 겨우 그 결혼을 승낙한다.

반전 . 그렇게 비극적 사랑을 자식들의 결합으로 만족하려는 정순과 병철 앞에 나타난 이을녀는, 자신이 약혼자 홍길동의 부정을 용서할 수 없어 딱 한번 바람을 피웠는데 그때 생긴 아이가 정순임을 밝힌다. 즉 정순과 병철은 친남매가 아니었다는 드립.

결론 : 결국 같은 날 경순과 신철, 정순과 병철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산다.

이런 이야기를 한국 드라마에서 21세기에 쓰고 있으면 존나 막장 소리를 듣기 마련이다.

근데 지난 일요일, 약속 바람맞힌 대신 세이군은 북오프에서 만화책을 사주기로 하였는데 그때 데려온 이케다 리요코 단편선을 읽으며 나는 기절할뻔 하였는데. 무려 올훼스의 창에서 피아니스트 라인하르트와 바람났다가 아들에게 들켰던 플로라 부인. 의 자손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외전을 읽는데

바로 저런 내용이었던 것이다. 4대에 걸친 막장드라마가 “훗 사실은 너 네 아버지 딸 아님” 드립 한 마디로 해결되는.

OTL

나는 잠시 OTL 한 채, 그동안 내가 읽었던 이케다 선생의 만화들을 되짚어 보았다. 정말로. 베르사이유의 장미. 아아, 젠장. 그리고 올훼스, 에로이카. 정식으로 들어온 것을 본 것은 아니지만 동영상과 부분 번역본으로 보았던 오니이사마에. 끄으…… 물론 이분이 배용준 팬질이 심해져서 태왕사신기 만화화 같은 이상한 일을 하셨을 때 나는 태왕사신기 만화를 오니이사마에로 상쇄하고 잊기로 했었는데, 이 무시무시한 물건을 보니 이번에는 올훼스로 상쇄를 해야 하는 것인가 하고 막 고뇌하게 되는 거다.

으아아;;;;;

한참을 그렇게 엎어져 있다가, 나는 멋대로 결론을 내렸다. 아, 그럼. 지금 이걸 그리신게 1970년대 아니냔 말이다. 그러니까 지금 21세기에 이런 출생의 비밀과 막장드립 따위를 치는 드라마작가들은, 무려 30년 전의 일본만화 구조나 따라가고 있는 멍청이인 것이지만.

당시로서는 엄청 참신했을 것이야!!!!!!!!

크흑, 이케다 선생. 당신은 나를 몇 번 쓰러뜨리는 겁니까 진짜……. 당시로서는 선각자였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달래며, 나는 이 막장스런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차분히 읽을 수 밖에 없었지만.

젠장, 대가의 작품이라도 막장도가 떨어지지 않아!!!!!!(버럭)

………뭐 그랬다는 것이다.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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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닐라 프로스팅-이로모 (2권 구입 확정)

January 4th, 2010

바닐라 프로스팅은 지난번 월간 party에서 딱 한번 보고서 단행본으로 구입한 만화다. 단행본에 끌려서 연재분을 실시간으로 보려고 잡지를 사기는 했지만(씨엘 때문에 이슈를 못 끊어….) 이번에는 정말로 잡지가 단행본의 카탈로그 역할을 제대로 한 셈이다.

바닐라 프로스팅 110점
이로모 글 그림/학산문화사(만화)

파티는 솔직히 좀 연령대를 낮게 잡은 잡지다. 올해 권교정님이 투입되면 좀 올라가겠지만. 개인적으로 볼때 밍크가 많이 낮고, 그 다음이 파티고, 이슈와 윙크는 비슷한 연령대(고등학생 정도?)를 잡고 있지만 지향 방향은 다르다. 윙크는 드라마화를 노리는 작품들이 많고 이슈는 BL 분위기도 꽤 나고. 그래서 설렁설렁 보던 중에 더없이 평범한 그림체에 더없이 심심한 이야기를 보게 되었는데 그게 바닐라 프로스팅.

이야기 자체는 평이할 정도로 단조롭다.

TV에서 보았던, 실력은 있지만 성격 더러운 파티셰 호조. 그를 TV에서 보고 막 신경이 쓰여 가게로 찾아갔다가, 엄청난 맛의 케이크를 얻어먹고 “한달 안에 이런 거 만들 수 있으면 대답해주겠음” 뭐 그런 말을 들어버린 여학생 아림은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의 열정을 잃어버린 호조를 보며 자꾸 가게에 왔다갔다 하며 그를 흉내내어 빵을 만들고, 호조는 제빵기능사 필기시험 합격하면 가르쳐주겠다고 조건을 걸고, 호조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겠다면서 사고만 치는 건물주 청년 담홍이 여기 끼어들어 아림에게 제빵기능사 필기시험 학원을 소개해준다. 호조는 아림이 귀찮아 죽겠고 담홍이 사고치는 것고 골치아프지만 그래도 배우겠다고 덤비는 아림이 슬슬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정도?

그냥 이렇게 적으면 평이하다. 소년 성장물 도입부의 소녀형 어레인지로 볼 수도 있고, 전개에 따라 건물주와 파티셰와 여학생의 삼각관계로 볼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야기가 담담하면서도 담백하고 건강하다. 일부러 자극을 주기 위해 엉뚱한 코드들을 끼워넣지 않아도, 그냥 멀쩡한 눈 앞의 중학생 한마리를 보는 듯 적당히 흥미롭다. 어차피 요새 중학생 애들,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몰라서 땅파는 애들 많은데. 아림은 보통 중학생이다. 시키는 대로 곱게 공부하는 대신 자기가 하고싶은 일이 생기자 “하지만 난 이것보다 학교가 더 안 중요하다.”고 말하는 점에서 남다를 수는 있겠지만, 그냥 보고 있으면 따뜻하고 흐뭇해진다.

파티 쪽 만화 중에도 큰 판형으로 나오는게 있고 이런 작은 판형으로 나오는 게 있다. 출판사에서 그렇게 말하지는 않겠지만 투자비용이나 지질 기타등등을 볼 때 보통은 잘나가는 만화는 크게, 덜나가는 만화는 작게 나오는 것 같은데, 생각해 보면 묻힐 수 있는 만화라는 생각도 들고. 꽃미남들이 많이 나오길 하나 뭐 그런 것도 아니고. 저 파티셰와 건물주 총각이 BL을 찍고 여중생은 동인녀로 흑화할 것 같지도 않고. 그냥 봐서는 낚을만한 요소가 별로 없다. 잔잔한 것이.

하지만 그래도 단행본을 사서 읽어줬으면 하는 만화다. 그냥 해명의 안목을 믿는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듯. 약간 심심하긴 해도 뭐, 건강에 안 좋다고 조미료도 덜 먹는 세상에 말이다. 딱 저 나이 때 부터 뭔가 이게 아무래도 내 길이긴 한 것 같은데를 희미하게 찾아내서 그냥 달렸습니다 하시는 분들은 읽어보면 옛날 생각 나고 좋을 듯. 그러니 제발 여기서 흔해 빠진 삼각관계 연애담으로나 안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음…… 물론 담긴 내용이 평범하고 담담하고 부담스럽지 않고 따뜻한 것이니 만큼, 연출이 조금 더 드라마틱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여기서 연출이 드라마틱해지면 호러 개그가 될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다. 담담한 내용이 선이 가는, 얌전한 그림과 함께 조용히 조용히 지나가는 내용에 드라마틱 연출은 오버긴 하겠지;;; 뭐 그렇다는 이야기다. 단점은 저거 어제 사서 읽고 집에 돌아오는 내내 프로스팅일 두껍게 얹은 컵케이크가 당겼다는 것. 중간에 모레까지 컵케이크 300개 같은 이야기가(그것도 담홍의 삽질이다) 들어가서 그런 것은 아니다. 아닐 거다;;;

순정만화들 쪽이, 아무래도 그림도 들어가고 하니 더 자료조사를 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로설들보다 설정이 더 짜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림은 납작납작한데 ^^ 이야기가 평면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은 좋다. 자, 이제 뜬금없이 연애만 하지 마. T_T 아저씨들이 여중생에게 작업걸면 범죄임. (잠깐 근데 쟤들 몇살이고….? 나보다 어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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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 보고 왔습니다

December 27th, 2009

셜록홈즈가 아니라 셜록호모즈였다는 모 님의 감상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 이야기는 시종일관 홈즈와 왓슨의 눈물겨운 치정극으로 진행된다. 뭐 그거야 원래 홈즈는 추리와 모험이 가미되었을 뿐 헤르만 헤세 소설 이상으로 진한 남x남 로맨스라는 것에 이견을 표할 이가 드물 것인데다. 심지어는 왓슨의 세 마누라가 다 요절한 이유도 홈즈가 죽인게 아니냐는 농담이 나올 만큼 홈즈는 왓슨이 결혼해서 신혼의 단꿈에 빠져있으면 안절부절 못하곤 했던것도 사실은 사실이지만.

왓슨이 결혼하겠다고 하자 홈즈는 어디 권투도박장에 가서 권투로 상대방을 반 죽여놓는다. 마치 페르젠 때문에 가슴에 천불이 난 오스칼 프랑스와가 부럽지 않도록 말이다. 그나마 오스칼은 술집 난동이었고, 군인이긴 해도 본바탕은 여자다 보니 총이나 검을 쓰지 않고 순수 주먹질로는 그냥 두들겨 맞아서 “완전 정지” 하긴 했지만, 홈즈는 또 이야기가 다르지. 원작에서도 권투와 펜싱에 능한 홈즈는 상대를 그냥 떡실신 시키고 만다. 그런 그의 앞에, 변호사 노턴과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돌아온 여배우이자 스파이(?)이자 홈즈가 유일하게 반응하는 여성인 팜므파탈 아이린 애들러(;;;;;)가 나타나는데, 왓슨도 결혼한다는데 에라, 홈즈는 자기도 모르게 왓슨에 대한 복수심으로 아이린에게 흔들리기 시작하고…..

……뭔가 이상해.

아프가니스탄 참전 군의관 출신 상이용사로 지팡이 속에 칼이 들어있는, 그리고 한쪽 다리를 살짝 절고 있는 왓슨 박사님이야 뭐 사격에도 상당히 소질이 있고 신사들의 지팡이 격투술에도 능한 것은 인정하는데.

(사실은 홈즈의 조수로 평범한 남자라는 왓슨의 이미지 자체가 사람들이 잘못 기억하고 있는 것임. 왓슨은 “의학박사”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상이용사며 홈즈 이상으로 사격이 뛰어나 몇몇 사건에서는 홈즈가 아예 왓슨에게 엄호를 부탁하고 뛰어든 것도 있었음. 왓슨은 지금으로 봐도 자수성가 타입에 문이과에 문무겸비를 한 엄친아가 맞습니다. 의사지, 소설 썼지, 지팡이 격투와 사격에 능했지. 돈은 좀 없었죠. 그런데 홈즈같은 마성의 홈오에게 잘못 걸려서 마누라 셋이 줄줄이 초상….. 음? 아니 하여간 정황상 왜, 의사 마누라가 셋 연속으로 젊어서 죽냐고요.)

다리 잘 절고 있다가, 홈즈가 위급하면 날아다닌다. 만들다 만 거대한 배가 그대로 템즈강으로 흘러가며 홈즈가 깔릴 뻔 한 상황에서 몸을 날려 홈즈를 끌어안아 그를 지키는 왓슨을 보며 더헉; 하는 것은 비단 뇌 썩은 동인녀만의 문제가 아닐진대! 살짝 앙탈부리듯 권총을 두고 간 홈즈를 위해 약혼녀를 두고 위험천만한 현장에 뛰어드는 왓슨박사는 믿음직스러운 친구이자 목숨을 맡길 수 있는 동료를 넘어, 사실은 홈즈를 늘 인생의 1순위로 두고 있는 그런 남자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왓슨 공 홈즈 수의 관계구도인데.

폭발이 일어나고 홈즈에게 위험을 알리고 왓슨이 폭발에 휘말렸는데, 아이린을 구해?
나는 분노했다. 내가 아는 셜록 홈즈라는 남자는 설령 빅토리아 여왕님이 폭발에 휘말려도 왓슨에게 먼저 손을 내밀 남자다. 지금 당신이 내게 감히 리버스를 들이대는 것인겨!!!! 감독 나랑 싸우자!!!!!!
(그렇다, 이몸의 홈즈 동인질은 당연 기본이 홈즈 공 왓슨 수다)

그런데다가 아이린이 “셜록” 이라고 부르는데 죽는줄 알았다.
어이어이, 왓슨조차도 그를 늘 “홈즈”라고 부르지 셜록이라고 부르는 법이 없단 말이다. 아마 본편에서 “셜록”이라고만 부른 인물은 마이크로프트가 유일할걸? 그런데다가 마이크로프트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무려 자막에 “내 동생” 이라고 나온다. 마이크로프트는 형님이란 말이다!!!!!! 캬앍!!!!!!!!!!

그건 그렇고 아이린이 나온 것이야 큐트큐트한 권총을 지닌 천재 수학교수 모리어티 때문이라고 쳐도, 아이린은 대체로 사고만 치고 뭐 한 게 없다.

역시, 동인녀 아이린이 돌아온 것은 남편인 노턴 변호사가 너무 노말이라 재미가 없어서, 저 소문난 영국 홈오들을 관찰하러 돌아온 것이구나 라고 멋대로 해석했다. 젠장. 아이린 애들러와 홈즈의 관계는 역시 BBC 홈즈 드라마에 나온게 최고다. 아이린의 사진을 서랍 속에 넣고, 혼자 쓸쓸한 바이올린 곡을 연주하는 홈즈 말이다. 나의 홈즈님은…… 아아, 젠장. 주드 로의 왓슨 박사는 정말 괜찮은 왓슨이었다. 하지만 어쨌건 나의 홈즈님은…… 권투도 펜싱도 생물이나 화학 실험도 사격도 다 쓸만하게 하는 데다 변장이나 뭐 이런저런 일로 왓슨 놀래키기에도 뭐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치아나;;;; T_T

그건 둘째치고. 걸핏하면 홈즈가 실험용으로 사용하던 그 왓슨의 개 이름이 디즈레일리? 그 글래드스턴과 디즈레일리 할 때의 그 디즈레일리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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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엔 마그놀리아의 허무에 대해서(크로히텐이 진짜 원흉)

December 10th, 2009

씨엘의 이비엔 마그놀리아는 첫 등장부터 “난 똑똑하고 예쁘니까” 그래서 “허무” 하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는 아이로 나온다. 그에 대해서는 동조하는 이들도, 까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는 이비엔에 대해 옹호하고 싶다. 이해가 가니까. 물론 중2병스러운 소리를 하자는 게 아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마 작가인 임주연님도 같은 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그런 아이를 만들어냈겠지.

물론 위에 붙은 사진을 보면 내가 미인이 아니라는 것은 알겠지만.

어디 가서 머리 나쁘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 없다. 난 천재니까, 소리를 몇번 했더니 엄마가 비웃길래 홧김에 M 모 테스트도 보고 왔다. 별건 아니지만 그렇게 해결했더니 자뻑갖고 뭐라 하시진 않더라.

글쎄, 좋을 것 같아?

솔직히 머리만 잘 돌아가서 해결될 문제가 얼마나 있겠나. 차라리 금숟가락을 물고 태어나거나 선천적으로 키가 클 수 있는 유전자를 잔뜩 갖고 태어난 쪽이 더 편리한 점도 많은 것이라서, 머리만 좋은 건 어쨌건 노력 안따라주면 다 황이다. 남들보다 적은 노력으로 쉽게 살아왔다고 쉽게 말하는 인간들도 있지만, 결국 하고싶은 거 하고 살려면 얼마나 죽도록 해대야 하는데. 오죽하면 사주를 보는데 그러더라. 당신 20대는 되는 일이 없었을 거다. 근데 당신이 지금 갖고있는 것을 보면 당신은 죽을만큼 노력한 사람이다. 라고.

근데 문제는 집에서도 -_-+ 내가 죽을만큼 노력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좀 무시하더라는.

예를 들면 동생이 있다고 치자. 이녀석은 좀 잘 놀았다. 수학을 잘 못했다. 수학을 싫어했고 안했거든. 그래서 그다지 좋은 대학에는 가지 못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다들 이녀석은 자기 할 만큼 했다고 한다. 나는 무엇을 이루건 그런가보다 하고. 이쯤 되면, 내가 인생이 허무해 하고 중2병에 걸리는게 아니라 뭘 노력해서 이뤄도 “어 당신은 그럴줄 알았어”다 보니 심심한거다. 허무한거다. 십라 남은 노력안해서 실패해도 위로를 받는데 난 노력해서 뭐 해도 다들 “너는 그러려니” 하면 인생에 무슨 살맛이 날 것 같은가.

오죽하면 동생은 문창과 나와서 글 안 쓰고 있는데, 나는 수학과 나오고 공대 다니고 컴퓨터 일 하다가 공시 보면서도 글 써서 드디어 책을 짠, 냈다. 그랬더니 동생은 화를 냈고; 엄마는 “너는 원래 그런 것 잘 하잖니.” 였다. 아니 엄마; 전공자가 옆에 있는데 그게 무슨 서운한 말씀을. 그러니, 가장 가까운 곳에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분이 쌓이면서 뭘 해도 의욕이 떨어지는 거다. 그게 원래 그런 인간이라서, 그렇게 생겨먹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될대로 되어라. 라는 게 되는데.

다시 씨엘로 돌아가자. 이비엔은 그렇게, 뭐 물론 인생 쉽게 산 것도 있겠지만 주변에서도 쟤는 예쁘니까, 쟤는 영리하니까 뭐 다 잘 풀리겠지 했다. 단적인 예로 옥타비아만 봐도 말이다. “가는길에 영리한 이비엔을 데리고 가시죠” 하는 거 보면서 난 좀 격뿜했는데, 임주연님은 뭘 좀 아는군 하고 웃었다. 이거 옥타비아가 나쁜게 아니라 선생들이 철들기 전에는 대략 그렇다. 좀 똑똑한 학생 있으면 핥거나 지랄하거나 하는 케이스 좀 많이 봤는 줄 아나. 공부 잘한다는 의미 말고 다른 쪽으로, 자기가 잘 이해 못하는 쪽으로 머리가 잘 돌아간다고 나는 끝내주게 싫어하는 전혜린에 비유하면서 귀찮게 했던 양반도 있었다. 아니 그러니까 쌤 난요 전혜린 싫어한다니까요?

그랬던 이비엔이 크로히텐을 만났다.

나는 크로이비가 안되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크로히텐이 이비엔의 고백을 계속 개무시하기만 바랐다. 왜냐고? 어차피 쟤 크로히텐이랑 안될 거잖아. 이비엔에게 있어 크로히텐은 진심을 다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공략 불가한 캐릭터, 꿈이고 이상이고 환상이고 닿을 수 없는 어마무지 높은 곳. 이어야 했다. 그래야, 그냥 계속 허무를 떨더라도, 언젠가 라리가 말했던 그런 인생, 허무해도 가구는 호두나무가 좋고 집은 작아도 양지바른데가 좋고 나중에 손주들과 고양이에 둘러싸여서 그래도 인생 잘 살았구나, 의 루트를 탈 수가 있지. 지금 테크라면 잘 타면 라이트스피어 백작부인이 되어서, 적당히 허무에 익숙해지고 사는 데 익숙해져서 라이트스피어 가를 휘어잡고 그야말로 나중에 라리가 말했던 루트를 탈 수도 있었다. 뭐, 제뉴어리도 사망 플래그를 뒤통수에 꽂고다니게 생기긴 했지만 돈많고 명짧은 남편이라, 그것도 저 시대에는 과히 나쁘지 않았을 것이고?

근데 이번 화에 크로히텐이 그 마음을 받아버렸다.

“나는 네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사랑한 기분이다.” 하는 소리까지 하면서(배경으로는 크로히텐이 지금까지 가르쳤던 아이들이, 그리고 이비엔의 등에서는 그 아이들의 손이 가득한데) 말이다.

이것으로 이비엔의 인생에는 망쪼가 들렸다. 그 불가능한 것을 한 번 잡아보고, 그리고 이 세상으로 다시 뚝 떨어져서 이비엔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은가. 이비엔의 등 뒤에는 감당못할 허무 크리가 아주 꽂히다 못해 득득 감겨 있는 기분이다. 이비엔은 졸라짱센; 마녀도 될 수 있고, 어쩌면 메이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고, 라이트스피어 백작부인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 허무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결론 : 이비엔이 그동안 갖고 있던 허무는 반은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 극복 가능한 것이었다.
근데 용선생 때문에 진짜 허무와 조우할 날 앞으로 N개월 뭐 그런 상태가 되었다.
불쌍한것. -_-+ 그리고 임주연 작가님 진짜 뭘 좀 아신다.

“똑똑하니까” 노력을 인정해주지 않아서 “허무”하고
그러다 보니까 자기가 진짜로 뭘 해야 하는지, 찾는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그건 중2병이 아니라 실재하는 감정이고, 결국은 주변사람들이 만든 허무라는 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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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서+파 보고 왔습니다

November 29th, 2009

에반게리온 서+파 연속상영을 보고 왔습니다.
서를 오랜만에 큰 화면으로 다시 보니 좋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그 야시마 작전의 사도도 큰 화면으로 보니 좋고, 필사적으로 기어가는 에바 초호기라든가. 좋아하는 장면들을 DVD의 작은 화면이 아니라 극장 화면으로 보는 것은 정말 감동이죠. 그런데.

문제는 제가 어제 굽본좌의 책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예, 2차 세계대전 만화 1권요.

그랬더니 무슨 불상사가 있었는고 하니, 서의 마지막 부분, 야시마 전투 끝나고 그 “이럴때는 웃으면 좋다고 생각해”하는 신지의 말에 미소짓는 레이 있잖습니까! 아아, 레이! 그 백만불짜리 미소!!!!

그 미소를 보면서

SDC15107

김괴링링링링….을 떠올렸다능…….

이런 젠장 OTL

에바를 한참 볼 당시 저는 코코마 고딩이었죠. 13년 넘게 에바 덕질을 해온 저로서는, 이번 연속상영은 그야말로 큼직한 선물상자를 받은 것 같은 기분이라서. 고등학생 때로 돌아간 느낌이었습니다.

에바는 다들 아시다 시피, 조루 배터리가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이죠. 그놈의 배터리 조루만 없었어도 에바는 1쿨로 끝낼 수도 있었을 겁니다. 요즘 아이폰 들어오는 상황에 비추어 혼자 ㅋㅋㅋ 배터리 조루 하면서 좀 웃었고요.

서에서 제일 좋아하는 사도가 야시마 작전의 사도라면, 파에서 좋아하는 놈은 눈깔이죠. 눈깔이 잡으러 갈 때 전투용 격벽들이 연결되며 기울어져 길을 만들어내는 장면, 그리고 뜻밖이지만 전차 두 대가 엇갈리며 지나가는 장면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 저건 CG다. 하고 확실하게 드러나면서도, 그러면서도 저걸 저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싶은 것이요.

신지는 서에서의 개념충전에 이어, 파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소년이 되어 있었습니다. 잔인하게도 동요를 배경으로 아스카가 탄 3호기가 박살나고, 초호기가 엔트리플러그를 깨무는 장면까지 가면서도, 신지는 계속 멈추라고 몸부림을 치고, 결국 네르프를 떠나기로 했다가도 레이가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돌아가 제 발로 에바를 탑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간절한 소망으로 레이를 사도의 코어에서 끄집어내기까지 하죠. 그 순간 에바의 모든 것은 한 소년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움직였고, 그 모든 것은 신지 자신의 의지입니다. 불행히도 아스카가 이러저러한 사고들을 당했지만, 그렇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신지, 그리고 인형같은 무감정한 아이가 아니라, 아스카의 손바닥을 탁, 가로막기도 하고, 이카리 겐도와 신지 사이를 화해시키기 위해 요리 연습을 하고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기도 하는, 그저 많이 서투르구나 싶은 레이의 모습은 정말로, 13년 에바 덕질이 아깝지 않게 좋았습니다. 물론 레이에게 도시락을 싸다 주는 신지와, 같이 밥먹으면서 자기는 스테이크를 먹으면서 레이에게는 알약만 잔뜩 주는 겐도는 아주 대조적이었습니다만.

예전에는 관처럼 보였던 제레의 모노리스는, 이제는 더 얇아져서 초콜릿 폰처럼 보입니다. 뭐, 그건그렇고 저 동네는 사도 한 번 오면 온 동네에 피의 비가 내리는데, 빨래에서 비린내 나서 어떻게 사나 싶기도 하고. 그 모든 것을 넘어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있었으니.

“소프트웨어 공학의 관점에서 에바를 보면, 이건 네르프는 아주 막장인 것이야.”

뭐 그런 이야기가. 생각해 보세요, 옛날옛날 메칸더 브이도 말입니다, 출격했다 돌아오면 그때그때 정비 완료했고, 매 화 조금씩 새로운 무기나 기술, 점진적인 마이너 업그레이드가 계속되었으며, 중간에 비행기 3단합체에서 자동차 3단합체로, 소프트웨어 생명주기에 따라 메이저 업그레이드도 이루어졌죠. 근데 에바는 뭡니까.

베타테스트도 아닌 거의 알파테스트 단계에서 사람을 태우죠……

제대로 수리도 못한 채 다음 적이 오죠. 부품 호환도 잘 안 되는 것 같죠. 그런데다 배터리 조루죠. 젠장.

마이너 업그레이드? 택도 없죠.

버전이 올라갈 수록 막장이죠. 터지고 깨지고 사도에게 침식당하죠. 이건 뭐 이렇게 치면 초호기야말로, 원 오브 사우전드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런데다 이번에 2호기 비스트 모드로 변신하는 것 보니까, 이스터 에그도 아니고 꽤 큰 기능이 있는 것을 작전부장인 미사토도 모르죠. 이건 다시 말해서 문서화 안 되고 있는 거죠.

테스트라는 것이 거의 실전에 가깝고, 해도 이건 뭐 파일럿 상태는 점검해도 사실상은 블랙박스 테스트만 계속 하죠. 의학으로 치면 대증요법이죠.

차라리 통제 가능하고 예측대로 움직이는 머신도 아니고, 생체병기를 쓰니 맨날 폭주나 하고 심지어는 엔트리 플러그 안 넣는다고 지랄까지 하죠. 아, 물론 그 기계병기에 대해서는 JA 그 인간이 만든 것 에피소드에서 나왔지만(TV판) 그거야 네르프에서도 손을 좀 쓴 것이고. 저런 막장스런 물건들을 갖고 승리를 거둬내는 미사토는, 술을 많이 마시건 살림솜씨가 개판이건 상관없이 정말로 훌륭한 전술가인 것입니다. 정말이지, 소프트웨어 공학의 관리기법과 담 쌓은 네르프, 그 중에서도 대학 동기인 리츠코마저 소공과 상관없이 시스템을 굴리는 꼬라지를 보고 있으면 제가 미사토라도 술이 늘겠죠. 그녀의 음주, 이해할 수 있습니다.

27트랙으로 드디어 넘어간 신지의 워크맨. 마리의 한 손이 의수라 이거죠….. 그것도 뭔가 복선이 되나? 그렇지 않으면 굳이 그렇게 설정할 이유도. 깔깔이 수트는 유럽에서 입던 거고, 일본에 와서는 다른 아이들처럼 착 달라붙는 핑크색 수트를 입습니다. 가슴은 셋 중 제일 크고요. 아스카의 속성을 다소 가져간 부분이 있지만, 아스카가 자기 자신을 인정받기 위해 에바에 탄다면 이쪽은 “재미있어서” 로 조금 더 광기있는 캐릭터가 될 듯. 그나저나.

카지 씨는 악수를 손으로 안 하고 가슴을 잡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아주 훌륭한 남자죠. 베이클라이트로 굳힌 아담이 아니라, 느부갓네살의 열쇠라고 가져온게 어째 내 눈에는 무슨 맨드레이크로 보일 뿐이고.

어쨌건 결론은 뜻밖에도 제게는 청춘의 여신과도 같았던 레이는 진짜 여신이 되어버렸다는 것. “이카리군이 더이상 에바에 타지 않아도 되게 할 거야” 였던가요. 신지의 “레이를 돌려줘”와, 미사토의 “가라, 신지! 네가 원하는 것을 해!”하는 장면과 함께, 그 마지막 10분은 거의 눈물 그렁그렁해서 봤습니다. (미사토의 그 대사는 사실 베르바라의 자르제 장군이, 그렇게 막으려 노력했지만 결국 자신의 뜻대로 살아가다 혁명 전야 출동 명령을 받고 떠나는 딸네미를 보고 “가거라 오스칼, 네 정열이 이끄는대로.”하는 대사와 순간 겹치며 봤습니다. 역시 좋아하는 대사죠. 물론….. 베르바라에서야 천하의 자르제 장군도 딸네미가 전쟁에 뛰어드는 것도 도망치는 것도 아닌, 국왕 세력에 맞서 싸우는 것에는 뒷목을 잡을 노릇이었지만.)

ps) 근데, 카오루가 겐도에게 “아버지”라고 부른단 말입니다. 아들을 낳으면 두한….. 이 아니라 신지, 딸을 낳으면 레이라고 짓겠다 했던 겐도와 유이 부부. 그리고 두 사람이 낳은 아들인 신지와, 상당한 네타가 있지만 어쨌건…. 인 레이. TV판에서 카오루가 레이를 보고 “너는 나와 같구나” 했던 것과 결국은 이어지는 것인가요. 어쨌건 마지막의 서비스 서비스까지, 앉아서 죽 보고 박수치고 나왔습니다. 서비스 서비스를 안 들으면 그건 에바를 본 게 아니죠!

ps2) 근데 코 앞에서 에바 한 대가 사도에게 잡아먹히고 다른 에바가 그 핵을 열어 레이를 끄집어냈으며, 리리스화된 레이와 신에 가까워진 에바가 만나서 서드 임팩트가 시작되려고 하고 머리 위에는 블랙홀 같은 것이 열려서 다 빨아들이며 에바에게 날개와 고리가 생기는 그 막장스런 상황에서 분석하고 있는 네르프 직원들은 대체 어느 별나라 용사님들입니까!!!!!! 인간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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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유감 : 트레스패서

November 24th, 2009

아직 나오지도 않은 소설을 깐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제가 왜 읽어보지도 않은 남의 소설을 까겠습니까? 저는 김진명 소설을 까기 위해 그걸 끝까지 참고 읽는 용자 1호란 말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제가 읽다가 차마 끝까지 읽지 못하고 내던지는 수많은 책들이 있습니다만, 일단 제가 까는 책은 제가 끝까지 읽은 책입니다.

제가 지금 까는 것은 오로지 일러스트입니다. 여왕의 창기병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평이 좋은 소설로 알고 있는데, 이대로 책이 나와 일러스트 때문에 천추에 한이 남으면 그거 참 곤란하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해서, 시드 까려고 하는 것 아니지만 일러스트를 본 순간 10년이상 에바 덕후였던 저는 분노했습니다. 제가 에바를 본 게 고1, 고2때. 게임잡지를 봤고 비디오를 빌려서 봤으며 대학 와서 나머지를 싹 구해 봤습니다. 제가 고1때면 95, 96년입니다. 10년이 뭡니까. 에바 덕질한지 13년 넘었습니다.

로봇도 필요없습니다. 표지에 나온 여자애도 예쁩니다. 걔가 입고 있는 옷가지 하나가 사람을 뒤집었습니다.

1. 목과 어깨 부분의 디테일

tres1

뭐, 보시면 아시겠지만. 특히 아스카의 것과는 상당히 비슷하게 나오긴 했는데.

몸에 밀착되는 형태의 수트라고 해서 반드시 목에 로만칼라처럼 가운데 들어가고 안에 이너수트가 들어가며 또한 쇄골라인을 따라 무늬가 들어갈 필요는 별로 없겠죠. 또한 쇄골과 쇄골 사이가 돌출될 필요도요.

참고로 어깨쪽은 에바 애들과 달리 이너가 노출되어 있는 형태이긴 한데 그 라인 역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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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조형이라 이렇게 나오지만, 에바 1화에서 붕대 감고 있는 것을 보시면 다들 아시듯이 조금 더 트레스페서의 표지와 비슷하게 라인이 떨어집니다.

2. 가슴 받침;;의 문제

tres2

아 진짜 민망해서 말도 안 나오지만 컵 바로 밑에, 모아주고 받쳐주는 가슴 받침대 말입니다.

몸에 착 달라붙는 수트까지야 그렇다고 쳐도 저건 좀.

참고로 아스카도 저거 있습니다.대체 중삐리들에게 모아주고 받쳐주는게 무슨 소용…..(끌려간다)

3. 손목 아대

tres3

착 달라붙는 수트야 그렇다고 쳐도 손목 아대까지 필수는 아니죠.

참고로 레이와 아스카의 손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손목 아대까지는 수트와 색이 같아도 손바닥은 역시 짙은 회색. 색상이 다릅니다.

4. 하이레그 수영복 형태와 허벅지 무늬

하이레그 수영복 형태의 구조야 뭐 이미 수많은 전대물 히로인의 수트에도 있었던 일이니까 상관없….. 겠습니다만

tres4

에바 2호기의 배 무늬와 무릎, 그리고 아스카의 허벅지를 주목하다 보면 참 만감이 교차할 뿐입니다.
참고로 저는 신지의 수트 무늬를 붙였나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2호기와 이미지가 많이 교차하죠.

아니 물론 착 달라붙는 수트니까 그럴 수 있죠. 닮을 수 있다는 이야기 분명히 나오죠. 근데 저렇게 중요 포인트가 많이 겹치면 참 뭐랄까.
보는 사람 화납니다.
내부 일러는 다르기를. 아니….. 음, 그냥 여주가 코스프레 한 것이기를;;;; 표지가 낚시이기를…… 좋은 글을 일러스트가 잡아먹는 일 없기를 간절히 바라 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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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

2012, 펜트하우스 코끼리

November 13th, 2009

This is it을 보려고 했는데 2012, 펜트하우스 코끼리와 패키지로 묶어서 심야영화로 볼 수가 있어서 민주와 의기투합하여 보러갔다.

2012는 그야말로 대재앙급재난개그영화였는데, 시작부터 미립자….. 대사를 들은게 아니라 자막만 봐서 확신하지 못하겠지만 아마 광양자를 말하는 것 같긴 한데;;;; 그게 지구의 내부를 전자렌지처럼 달구어서 엄청난 열을 만들었고 그래서 내부가 녹으면서 지각들이 갈라지게 되었다…..는 헛소리를 실로 진지하게 해 댄다.

맨틀의 대류도 안배웠냐! 어차피 지각 밑은 액체란 말이다!!!!!!!!

한물간 떡밥인 그랜드 크로스도 당연히 이런 종말스런 영화에는 필수.

하지만 마야 달력이 끝난다고 지구가 종말한다는 것도 웃긴게 12월 31일이면 우리도 달력의 한 주기가 끝나지만 그때마다 지구가 종말했느냐고. 달력이 끝난다는 것은 한 주기가 끝까지 가고 새 주기가 돌아온다는 말이잖아. 그러니, 밀레니엄 버그를 무슨 공포물처럼 그렸던 당시의 일부 언론이나 소설이나 그런 것들이 생각나는 거지. (먼산) 컴퓨터 바이러스를 막는다고 디스켓을 비닐봉지에 넣어다녔다는 80년대 괴담이 떠오를 지경이다.

그건 그렇고. 당연히 한 가족이 나온다. 엄마 아빠는 이혼했고, 엄마는 외과의사 애인과 잘 지내고 있고, 아들은 엄마의 애인을 아빠처럼 따르고. 소설을 썼지만 소설가로서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하고 현재 운전기사를 하고 있는 주인공 잭슨은 아이들을 데리고 국립공원에 놀러갔다가 예전에 갔던 호수가 말라붙은 것을 발견하고, 현재 지각 불안정 때문에 연구중이라는 군인들과, 과학자인 에이드리언을 만나고 돌아온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미치광이 찰리는 저들이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고 하며 여기서 도망칠 우주선을 어디에 건조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한다…….

까지는 뭐 그러려니 하고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막상 도망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건 뭐.

자, 경비행기가 뜹니다. 기상이 악화되었는데, 대형 항공기도 아니고 경비행기 이룩이 가능할까요!
다음으로, 경비행기 아래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폭발이 일어나거나 대형 화재가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강한 저기압이 형성되죠. 에어포켓이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서 양력이 저기압을 이겨내고 날아오르겠느냐….. 날개 위의 공기 밀도가 아래보다 높은데 그럴리가.
활주거리가 부족해서 제대로 날지 못한 상태로, 지반이 침하되어서 나는 듯 보이던 경비행기가 돌연 추진을 받아 날아오릅니다. 가능하겠습니까;;;;

이쯤 해서 저는 개그물로 인식하고 웃으면서 보는 거죠…… 그런데다가 침몰하는 배를 두고 떠날 수 없는 선장처럼 미국 대통령은 피난하지 않고 워싱턴에 남아 요인들과 과학자들, 그리고 자기 딸이 탄 비행기가 떠나자마자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립니다. 한개 주가 그대로 무너지고, 화산재가 뒤덮이고, 대통령이 몸소 부상자들이나 군인들 사이를 돌아다니다가 오벨리스크까지 부러지고. 그 와중에 다들 쓰러져 있는데 혼자 재 털고 일어나는 대통령. 아놔 미국 대통령은 터미네이터요? (물론 다음 장면에서, 쓰나미와 함께 거대 항공모함이 휩쓸려 백악관 위로 떨어지며 다 죽습니다.

터미네이터 하니 생각나는데 바로 그 주지사님;;;;을 패러디한 주지사도 나옵니다.

주인공 일가+엄마 애인은 주인공 보정을 받아서 잘도 도망칩니다. 잭슨의 고용주 일가(피난 티켓을 손에 넣은)는 비행기를 손에 넣었지만 보조 조종사가 필요했고, 엄마 애인인 고든은 경비행기 조종 경험이 있어서 두 가족은 함께 “도망칠 우주선”을 타기 위해 중국으로 갑니다만, 중간에 급유할 하와이도 이미 지도에서 사라지기 직전.

그리고 태평양 한가운데에 불시착하려는데, 그야말로 주인공 보정이 일어나다 일어나다 못해서;;;;;

내 살다살다 하필 대륙이동…..으로 유라시아 지판이 있어야 할 곳에 없고 통째로 떠내려와서;;;;; 거기 불시착하게 되었다는 꼴은 정말…… 그런 상황인데도 일본은 제자리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에이드리안의 아버지가 여객선에서 재즈를 연주하는데, 그 여객선이 일본 근처에 있고…… 그걸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분명히 일본과 아시아가 제자리에 있거든요. 참고로 일본은 태평양 지판이고 유라시아 지판에 얹힌게 아니라서 그지경이 되면 이미 일본 없어져야 맞음.

티벳 수도승의 형님이 그 “우주선” 건조 기술자인데, 티벳 수도승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가던 길에 이 일가를 만나서 같이 데리고 갑니다. 밀항을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고든은 개죽음을 당하고, 그야말로 엄마의 애인을 없애버림으로서 전형적인 헐리우드식 가족주의 환상을 충족시키는데다가, 결국은 이 민폐가족의 밀항 때문에 해치가 닫히지 않아 바닷물이 들어오고 다들 위기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빠인 잭슨의 분투로 모든 일이 해결되었다는 식으로 처리. 어쩌자는 겁니까. 솔직히 말하면 영화 보는 내내 저정도 민폐 가족은 인류를 위해 차라리 어디서 추락해줘 싶은 기분이 들 정도.

그리고 12월 21일에 그 난리가 났을 텐데……”원년 1월”, 그러니까 사건 발생 후 한달 지난 시점에서 맑은 하늘이 보인다고 다들 갑판으로 나가 햇살을 즐기고, 위성과는 통신이 계속되고, 희망봉 쪽이 융기해서 그리 가서 내리기로 하는데 말입니다. 화산재를 우습게 보지 마!!!!! 전세계적으로 그정도의 지각변동과 화산분출이 있었는데 한달만에 멀쩡해진다는 게 말이 되냐!!!! 그럴 거면 왜, 온 세상이 물에 잠겨서 방주 세 대가 동동 떴는데 왜, 무지개는 왜 안 보여주고?

물론, 재미있긴 아주 재미있었다. 웃을 거리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히말라야 산맥이 “녹아 내리는” 것도 아니고 그 위로 쓰나미가 몰아닥치는 것이 아주 볼만했다. CG 끝내줌. 어차피 재난영화는 깊이 생각하면 지는 것이므로 패스.

그리고 다음 상영작이 펜트하우스 코끼리.

간단히 말하면 중2병 감성에 어설픈 CG, 공연히 있어 보이고 싶은 김기덕 감독식 연출과 벗기는 하지만 전혀 꼴리지 않는 에로씬이 얽힌, 내 최근 몇년간 본 영화 중 최강의 망작.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김래원과 문근영 팬인 엄마를 위해 거의 희생 봉사하는 정신으로 보고 온 “어린 신부”가 감동의 로맨스로 느껴질 정도다. 계속 보이는 유리창 너머 보이는 주인공들의 정사나 시체 투기 등은 관음증적 요소만 강조할 뿐이고, 의미없고 절정없고 개념없는 것이 무슨 야오이냐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으며, 무엇보다도 연출이라는 게 있나 싶은 영화. 보통 연출을 이야기할 때 앞에서 총을 보여줬으면 끝나기 전에 총 쏘는 장면이 나와야 한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앞에서 총을 보여줘 놓고 총은 어디다 갖다버리고 4차원 세계에서 꺼낸 난데없는 일본도로 적을 쓰러뜨리는 격이다. 이걸 보고 This is it도 보려고 했는데, 직장 지각할 것 같아서 그냥 이 선에서 마치고 돌아왔다. 으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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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it…… MJ형님 안녕히…… T_T

November 7th, 2009

오늘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벼르던 This is it을 봤다.

몇년 전인가, 나는 마이클 잭슨에 대한 추문기사를 보고
저는 저 사람 노래는 좋아하는데, 저 사람이 왜 저렇게 자꾸 삽질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을 듣고 계시던 그분은 그런 나에게 “저 사람은 천재인 동시에, 그 마음은 여전히 어린아이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어느날인가, King of the POP 인가를 듣다가 We are the world를, 그 혼자 부른 것을 듣다가 눈물을 주루룩 흘린 날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씀을 아주 조금 이해했다.

그는 죽어 전설이 되었고.

글쎄.
어떻게 저런 무대를 만들어놓고, 이제 거의 다 만들었고 올라서기만 하면 되는데, 그렇게 죽을 수가 있어.

나는 그 마지막에, 스탭들에게 사람들에게 환상을 보여줄 무대를 만들자고 말하던 그가, 결국은 다시 무대로 돌아오지 못한 것을 생각하며 소리없이 울다가 나왔다. 걸작을 쓰고 또 쓰다가, 마지막 한 챕터의 끝에 두 페이지만을 남겨놓고 책상에 엎드렸는데 그대로 두 페이지를 가슴 속에 남겨둔 채 세상을 떠난 작가를 본다면 그런 기분이 다시 들까. 가슴이 먹먹했다. 고등학교 때 용돈을 아껴 그의 History 앨범을 사서 들었던 생각이 나서. 한때는 영웅이었던 그를, 20대 중반 이후에는 “대체 왜 저렇게 삽질하는거야, 그렇게 아름다운 노래를 쓰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하면서 짜증스레 생각했던 것이 공연히 가슴아파서. 좋은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떠난 올해가 답답하도록 쓸쓸해서.

오늘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이맥스 상영하고 있는 광주 CGV에서 달리기 위해 광주로 내려간 나의 친애하는 친구 청룡양의 표현을 빌리면 하느님. 스틸 자제염…… 레어템은 운영자가 빼돌린다면서요? ㅠㅠ 인데, 정말로 그런 기분이다. 민주의 문자에 의하면 광주 CGV에서 누가 상영 끝나고 스크린 앞에 꽃다발 바치고 나갔다고 한다. 그 마음도 저 마음도 모두 이해가 간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지만, 믿어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사실은 살아있느니 하는 루머에 아주 조금은 귀가 쫑긋하기도 했지만. 저런 것을 두고 도망칠 수는 없겠지. 상영관을 나올 때 즈음에는 아예 그의 죽음을 차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MJ형님, 이 세상에서 고생 많았어요.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고 끝내주는 춤을 추다 갔으니, 천국에서 아마데우스보다 한칸 위에 가도 될 거예요. 아마데우스는 문워크는 못할 테니까. (제가 최애하는 바흐나 베토벤은 아무래도 천국에 안계실 것 같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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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 ,

요즘 읽은 책 몇 권

October 1st, 2009

1. 신센구미 혈풍록.
……먼저 싸움 걸어놓고 나는 신센구미의 아무개요 하고는 상대방의 손목을 날려버린다든가……
외적을 몰아내라고 사용하도록 허락해준 대포로 남의 집을 날려버린다든가…..
협박에 살인에, 같은 동료들 끼리도 죽고 죽이고
미안하지만 오키타 소지에 대한 묘사는 슬쩍 사이코패스 스럽고.
음, 사이토 하지메에 대한 묘사가 “그녀석의 칼에는 사치스러운 장식이 없네, 그런 솜씨를 지닌 검객으로서는 드문 일이지. 성격 자체가 수수한 거야.”라는 묘사가.

뭐, 바람의 검심이나 바람의 빛에 좀 멋있게 나오긴 했지만 역시 신선조는 정치깡패. 막부의 칼 노릇을 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막부의 적대세력들을 썰고 죽이고 하면서 조폭처럼 뒹군거 맞잖아. 신선조를 초절미남으로 만들어놓은 만화 등등을 보면 양으니파를 매혹적으로 묘사한 것이나 별 다를게 없다는 생각. 하긴 우리나라도 한때 조폭물이 유행했듯이 일본도 그런게 아닐까. 그냥 의리의 남자집단이라는 환상을 불어넣기는 좋은데 야쿠자는 뭔가 너무 범죄 냄새가 나니까 고전 정치깡패에서 찾아다가…….

2.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피터 싱어, 산책자
기부에 대한 방법, 우리가 더 기부해야 하는 이유,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하자 등등의 좋은 내용이 담긴 책. 그리고 한참 지난 떡밥이지만 말 나왔으니 말인데 난 월드비전이 선교를 한다고 해서 지원 끊을 생각 없음. 선교 자체는 싫어하지만, 밥을 굶는 것보다는 기독교를 믿는 것이 낫지 않은가.

3. 역사들이 속삭인다 Historytelling, 김기봉, 프로네시스
요즘 한참 유행하는 팩션이나 역사를 빙자한 (가짜)역사소설, 역사를 빙자한 (환타지무협)드라마 등등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고 밝은 시선으로 조망한 책. 다시 말해 내 입맛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긴 했지만 읽었다.
개인적으로는 오픈소스 설정 프로젝트로 “대왕 모종 프로젝트” 가 있어서.
1. 후궁의 자식으로 태어나
2. 일찌기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3. 그런데다 적에게 쫓겨 보모상궁 손에서 자랐다가
4. 우여곡절 끝에 보모상궁은 그 왕자님을 구하고 죽고 죽으면서 사실 넌 왕자임 해서
5. 복수를 꿈꾸며 도성에 들어와 세력을 규합하고
6. 그 와중에 어떻게 잘 되어서 자신이 왕자임을 밝힌 뒤
7. 왕이 되어서는 후궁들 권력다툼과, 선황의 중전, 그러니까 대비의 간섭에 눈물 마를 날이 없는 인생으 보내더라

는 이야기로 대왕 모종 시리즈나 만들었으면 한다. 엉뚱한 왕들 고생시키지 말고.

ps) 모처에서 갑각나비 맨 처음 에피소드를 퍼놓은 것을 보았다. 그동안 소문만 듣고 못 읽었던 것이라 흥미롭게 읽었는데, 첫 에피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어떤지 모르겠지만, 프랑스 작가 메리메 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었다. 글의 분위기나 이미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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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

웹에서 볼수 있는 소설중에 이런것도 있음

September 6th, 2009

타임리스 타임을 한참 쓰시다가 개인 사정으로 연중하셨던 자건님이 돌아오셨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919

개인적으로는 자건님의 메르헨도 타임리스 타임도, 요새 나오는 로맨스나 뭐 그런 쪽들에 비하면 상당한 수작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누가 혹시 출간 안된 장르 중에 괜찮은 것 있느냐고 묻는다면 추천하고 싶은 소설들이다. 메르헨은 책으로 나오다가 2권까지 나오고 뒤가 안 나왔지만. 뭐랄까, 여성적이고 아주 섬세한 감정을 잘 쓰신다. 그냥 까놓고 액션은 부족하다. 남자로서 멋진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멋진 남자캐릭터를 쓰시는 쪽이다. 여자 작가로서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하여간 그렇다. 하지만 아마도, 아직 불안정한, 소녀, 혹은 젊은 아가씨, 그렇지 않더라도 불안정한 상황에 놓인 여자, 의 심리 쪽은 발군이다. 내가 공무원 질 하고 있지 않으면 출판사 차려서 내주고 싶을 정도다. 돌아오셨으니, 부지런한 분이니 웬만하면 안 밀리고 꼬박꼬박 쓰실 거고. 가급적이면 독자가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혹시 기회 되면 어디 출판사에서 저 타임리스 타임 좀 물어갔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해명이 오지랖이 넓은 거다. (훗)

그러니까 지금 에에, 월하랑 황금새 말고 여기 올리는 화학반응 말고, 따로 써놓은 이야기들이 분량으로 한권 채운것 하나, 반권정도 써둔 것이 몇 개…….

남걱정 말고 자기 걱정이나 하시지;;; 라서 말이지;;;;;어제 모 님과 이야기 중 재미있는 게 있다고 타임리스 이야기를 꺼냈더니 “우왓 해명님 어디다 소설 투고하려고요? 새로 쓰는 거예요?”라고 바로 나온다. 아니 제 글이 아니고요. 그거 좋더라고요. 으하하;;;;;; 어쩐지 나, 인생을 좀 서투르게 살고 있나봐.

오지랖 넓게 소개하고 싶은 것으로는 미로님의 매창소월도 있다.

http://story.aladdin.co.kr/damkina

배경만 따지면 무협이다. 근데 로맨스다. 이쪽도 뭐라까, 섬세하고 고운 모시같다. 자건님 쪽 보다는 살짝 날이 선 느낌이 있다. (그래서 비단이 아니라 모시라고 했다)

재미있는 소설이다. 보고 있으면 머릿속에 이런저런 정지영상들이 떠다녀서, (그것도 그 정지영상들이 하나같이 간지가 흐른다!) 그런데다 이야기에 삽입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결해주는 것이 어렸을 때 읽었던 옛날 이야기에서 본 것이 많이 어레인지되어 있다. 두꺼비와 지네 이야기라든가. 어느 방향으로 뒤집어 보아도 문자 그대로의 동양풍이다. 좋다……

= = = = = = = = = = = = = = = = = = = = = =

반면.

최근 석달간 읽은 것에서 최악……. 으로 말하자면 이건 한두가지가 아닌데, 이건 순전히 그 지금 하는 콘티작업에 앞서 로맨스 소설들을 잔뜩 읽었기 때문이다. 제발 아무리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도, 고전(조선이나 고려) 배경에 시대에도 안맞는 단어나 그냥 뜻이나 적용이 아주 적확하지는 않지만 발음상 예쁜 단어나 마구 처바르지 말고(차라리 적확한 현대어로 정리를 하거나 말이다), 시집가는 처녀에게 합궁하는 날짜 계산하는 법까지 가르쳤던 조선시대에(그것도 후기에) 남편도 없이 결혼하면 애가 생기는 줄 아는 멍청한 여자가 여주인공인 소설같은 것은 진짜 짜증나서 눈뜨고 봐줄 수도 없다. 아아, 어떻게 로맨스 소설이란 스무 권 읽어서 한 권 건지면 다행인걸까. 열권 빌려와서 여덟권을, 읽다가 침대 위에 던져버리고 면벽.

그런주제에 위에 추천해 놓은 것은 로맨스 쪽에 가까우니 그것도 참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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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 , , ,

그러니까 이런 팬픽을 쓰려고 했다는

September 5th, 2009

20090905

자세한 사항은 클릭해서 보시고
사실은 어떤 팬픽을 쓰고 싶었느냐 하면
꽤 장편이었다. 베르바라 팬픽

바스티유 습격 당시 10살이었던 루루는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프랑스를 떠나는데
이때 로랑시 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바로, 흑기사 베르날과 결혼한 로자리였다.
로자리는 좋아하는 루루가 무사히 도망치기를 바라며 베르날에게 부탁하여 통행증을 써 준다.
(이 인연으로, 나중에 베르날이 죽고 로자리와 그 아들 프랑소와가 스웨덴으로 도망칠 때 로랑시 가에서 도움을 준다)

독일로 도망친 로랑시 일가는 로랑시 백작과 인연이 있는 레겐스부르크에 정착하고
그곳에서 20세의, 리하르트 폰 아렌스마이야 백작과 알게 된다.
9년동안 치고받고 티격태격 끝에 리하르트는 루루와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러시아 혁명기.

스웨덴에서 온 한 유학생이 레겐스부르크 음악학교에 입학하고
다비트와 친분이 생겨 아렌스마이야 가에 초대된다.

그곳에서 아렌스마이야 가의 주인인 바르바라와 만나고, 그녀의 동생인 유리우스의 사진을 보게 된 이 유학생은, 자기 집에 걸려있는 초상화와 꼭 닮았다고 이야기한다.

이 유학생이 데지데리아 샤틀레. 로자리와 베르날의 자손이다. 당연하게도 그 초상화란, 오스칼이 로자리에게 주었던 그 초상화다. 군복입고 있는…… 로자리라면 그 급하게 스웨덴으로 도망가는 와중에도 그건 챙겼을 것 같잖나.

뭐 그런 이야기를 쓰려고 했다.

근데 시간이 없어서. 바빠서. 등등등.

모처럼 옛 자료들 보다가 보니, 아마 내가 쓸 수 없을 것 같은 게 있어서 올려놓아 본다.

참고로 원작에서 베르사이유의 장미 이후 로자리와 베르날은……

베르날은 혁명정부의 인사로 활약하고, 로자리는 아들을 낳아서 프랑소와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아랑과 계속 친하게 지내던 베르날은(아랑은 오스칼에게 혼을 빼앗겨 결코 진지한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아랑과 함께 나폴레옹을 지지하지만 그가 통령이 되고 독재체제로 가려 하자 프랑스의 자유를 위해, 그를 암살하려 하다가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로자리는 아들과 함께 프랑스를 떠나 스웨덴으로 도망친다.

……라는 이야기는 이케다 선생의 후속작 “에로이카”에 나오는 내용임.

아랑이 그 프랑스 혁명 회상하는 데서는, 오스칼 얼굴이 직접 나오지는 않지만 그 유명한 군복과 금발머리가 언뜻 나온다. 뒷모습이었나 그렇게. 그래서 그녀때문에 결코 결혼하지 않는다….. 그런.

ps) 자건님의 타임리스 타임 연재 재개

www.munpia.com/bbs/zboard.php?id=bn_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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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망상은불타고있다, 읽고보고듣고 , ,

베르사이유의 장미 완전판 왔습니다

August 14th, 2009

새로 나온 베르사이유의 장미 완전판을 질렀다.
지르기 전에 리뷰들을 뒤지던 과정에서 마침 베르바라 DVD 중고 매물을 발견해서 역시 질렀다. 4만원에.

완전판은 컬러 페이지가 복구되었고, 표지가 2중으로 되어 있어서 책장에 수납하기에는 좀 그랬다. 넣었다 빼었다 하면 상하기 쉬운데, 처음에는 좀 보고 즐기다가 나중에 아세테이트로 아예 싸넣는 것이 잣겠다.

근데 책등이 무협지같다는 평이 있던데 사실 그렇다. 나름 분위기 좋고 우아해보이는 책 표지와 달리 책등은 무협지같다. 진짜로.

DVD도 같은 날 받았는데, 일단 내용 확인을 위해 돌려본 것은 31화~35화. 이부분은 오스칼의 변화나 혁명 등등 흥미로운 부분이 많지만 제일 재미있는 것은 자르제 장군이 원작과 다른 점을 보는 것이랄까. 옛날부터 중년 페치인 것이었나. (먼산)

농담이고. 원작에서의 자르제 장군에 비해 애니판의 자르제 장군은 더 과격하고 고집불통 영감같지만 딸사랑 아빠임에는 분명한 인간. 원작에서의 자르제 장군이 그 “가거라 네 정열이 이끄는대로” 이전까지는 거의 뭐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한 도구로서의 오스칼을 보는 것 같아서 좀 기분나쁜 아저씨인데. 애니판의 자르제 장군은 오스칼의 저 성질머리가 어디서 왔는지 분명히 보여주면서 – 설마 자르제 부인에게서 닮은 것은 아닐 것 아닌가 – 동시에 자신의 욕심때문에 오스칼이 남자로 살게 된 것을 늘 미안해 하고, 딸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아버지이긴 하다. 의무가 앞서고 사무라이 정신이 투철;;; 해져서 탈이지.

하지만 제로델이 청혼할 당시 오스칼은 이미 30살인데(그 시대를 생각해 봐라. 요즘이야 30이 뭐…. 지만) “여전히 예쁘고 사랑스러운” 딸이 이제는 여자로서의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는데 좀 뿜었다. -_-+ 아저씨 딸은요, 그 시대에는 이미 자식을 낳아서 자식의 혼담을 의논할 나이란 말입니다요. 캬앍;

하지만 두고두고 생각하는 건데, 자르제 장군의 일곱번째 아이가 딸네미인 것은 자르제 가의 명예를 위해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었느냐 이거다. 저 인간, 여자였으니 망정이지 남자였으면 자의와 상관없이 베르사이유의 난봉꾼이 되었을 것 아닌가. 자르제 장군 입장에서도 혁명에서 민중의 편에 서는 딸네미에게 “가문을 명예를 위해서” 칼을 드는 쪽이 낫지, 여자의 적;;;;;인 아들네미를 그리 처분하는 것은 좀 쪽팔리지 않았겠는가. (먼산)

근데 이거 진짜, 더빙판 쪽 말이다. 비디오로 나온지 20년인데 20년된 비디오 소스 치고는 괜찮다. 다소 고르지 못한 부분은 있지만.

그러고 보니 이걸 돌려보고 있노라면….. 먼 옛날 그 KBS에서 빠졌던 반딧불 씬 클립이 앙끄였는지, 하여간 PC통신에 올라와 있는 것을 다운받아 보았던 추억이……(먼산)

그나저나 7월 13일. 의 화는 어떻게 시작부터 “이 날은 앙드레가 짧은 생애를 마감한 날.”이라고 네타부터 하고 시작하는 겁니까. 후우.

어쨌건 기쁘다.

일단 단행본 받은 것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면, 명색이 완전판인데 좀 오타 신경 쓰지 싶은 것이 좀.

1권에서 앙트와네트를 안고 굴러 부상을 입은 오스칼이 앙드레에게 하는 농담 중에
거혈형->거열형

2권에서 드 게메네와 결투 이야기 나올 때 앙드레게 자르제 장군에게 “남작님” 이라고 부르는데 자르제 가의 작위는 백작

그런데다가 그때 전날 만찬에 함께 참가했던 자르제 장군은 어느새 다음날 아침 국경 주둔지에 가 계시고 말입니다. 그나저나 왼손으로 싸대기를 때려도 20세 딸네미가 저리 굴러넘어지는 자르제 장군은 대체 복분자 농축액을 끼니때마다 한사발씩 완샷이라도 하시는 건지. 젠장, 사랑과 정열을 그대에게다.

루이 조제프 구자비에라고 썼던 표기가 사비에르로 정정되어 나왔다.

3권 143쪽은 아마 문고판에서는 잘렸고 구판에서는 있었던 것 같은데. 오스칼이 사열하는 것을 나무 뒤에서 바라보며 앙드레가 그녀를 페가수스에 비유하는 장면 말이다. 기억에는 있는데 문고판에서 안보였던 컷 같거든. 구판은 안 갖고 있고. 그러고 보니 대원은 대략 10년마다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새로 낸 건가. 구판 베르바라가 나 초등학교 5학년때 나왔으니까…… 문고판이 21세기 초반에 나왔고.

전에 퍼즐로 봤던 그, 드레스 입은 어린 오스칼과 어린 앙드레가 같이 있는 도비라는 “그날밤” 화의 도비라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음,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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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

순진한 새색시라는 환상에서 깨어나라구!!!! 젠장.

July 31st, 2009

요즘 내 피에는 한없이 부족한 로맨스도를 높이기 위해 수행이라 생각하고 로맨스 소설을 읽고 있는데 어제 읽은 책에 대해 한마디 하고싶어졌다. (아니, 그 전에 읽었던 것이 조금이라도 더 나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딴건 모르겠는데.

조선은 결혼한 여자가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그 강박관념이 나름대로 학문화된(?) 나라였다. 언제언제 잠자리를 해야 아들을 낳을 수 있고 하는 규칙까지 나와 있었으며, 결혼하기 전의 새색시는 나이가 어려도 그걸 다 술술 외울 수 있어야 했다. 설령 그 변신합체(;;;) 과정에 대해서야 모를 수 있다고 해도, 4년동안 외지에 나가있던 남편에게 “임신했어요!”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거다. 게다가 여주는 특히, “그 남자의 아들을 낳기 위해” 시집온 것이나 마찬가지인 처지가 아니었나.

그쯤 되면, 게다가 공주 신분으로 시집을 온 셈이면, 그런 분야에 능통한 상궁이나 유모가 따라오는 것은 당연지사. 옆에 따라온 것이 그런 분야에 능한 유모도 아니고 젊은 또래의 시비 한 명인 것이 말이 되냐, 아무리 외국이라도. 하아…… 세세한 세부갈등까지는 뭐 그렇다고 쳐도, 메인 갈등을 일으키는 동인 자체가 조선이라는 나라,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결혼해야 하는 어린 아가씨. 라는 처지에는 맞지 않아서 많이 유감스러웠다.

아니, 적어도 옆에 남자가 있어야 하고 “합궁”이라는 것을 해야만 아이가 생긴다는 것 정도는 배우고 시집간단 말이다!!! 아아, 젠장. 그 소설 최고의 기적은, 남편이 자기가 한 번 건드리지도 않았던 부인이 임신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집사를 시켜 부인을 목졸라죽인 뒤 병으로 죽었다고 삽질하지 않고, 일단 곱게 돌아와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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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씨엘

July 26th, 2009

1. 쥬빌라이테가 유즈를 못 잡아죽여 안달하는 것은 그녀의 패밀리어와 연관이 있는 듯.

2. 결국 뭐라고 해도 이 이야기는 빛바랜 청춘의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자꾸 예전에 나온 엉뚱한 대사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것도 좋은 감상법은 아니라고 본다. 그런 대사에 집착해야 하는 정서적 베이스가 있는 것이라면 모를까.

3. 고양이와 유디스 선배는 통통해야 귀여운 것 맞다. 근데 그 대사 칠 때의 고양이 대뱃살이 좀 대단했다. OTL

4. 제뉴어리가 귀족이라는 사실을 실감하며 순간 깜짝.

5. 근데 유즈의 “그 대사”도 그렇고, 크로히텐이 유즈와 도터를 나란히 세워놓고 흐뭇해하는 것도 그렇고 말이죠. 훗……

6. 지난번엔가 실려있던 차회예고도 그렇고. 국왕님이 동정이 간다. 그리고 그가 옥타비아에게 특히 그렇게 구는 것도. 의도한 것은 아니더라도 옥타비아가 멀쩡히 조용히 살고 있던 남자아이 하나의 인생을 조져놓았다고 생각하면.

7. 국왕 입장에서도 라이트스피어 백작이라는 녀석이 그렇게 순순히 자신에게 머리 숙일 줄은 몰랐겠지만. 그녀석이야말로 베이스도 그런데다….. 국왕의 권속인 마법사, 라는 의미에 대해 어떤 라이트스피어 가 사람보다도 순순히 받아들이고 남았을 인종이니 뭐.

8. 하여간 제뉴어리는 모에모에하다. 최강의 히로인 (어?)

9. 미스터 제이드, 왜 이리 삭으셨나요. 임주연님, 혹시 콰스트님에 대한 애정이 식으신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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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듣고

테드 창 강연 듣고 왔습니다

July 18th, 2009

*

도착하자마자 판갤의 웰컴 멘트가;;;;;;(틀려!!!!)

하여간 문 안으로 들어서는데, 웬 남자가 스쳐지나갔습니다. 키 크다, 하고 생각한 순간 뒷모습에 희끗한 머리인데 엄청난 후광이!!!!!
농담 아니에요. 정말 드물게 볼 수 있는 어떤 빛이 나는 사람이 지나가는데, 그런데다 뒷모습이 섹시하기까지 한 겁니다. OTL 아니 반짝반짝 눈이 부셔 워워워워워 한게 무슨 눈앞에 소녀시대가 떼로 지나가나 했는데, 다시 보니 테드 창이었어요.
그런 천재니까 저런 강렬한 빛을 내는구나 하고 생각….. 할리가.

젠장, 데뷔 20년된 부업작가;;; 가 쓴 소설은 10여편인데 그 소설들로 온갖 상이란 상은 다 휩쓸어서 거장이 되어놓고, 그랬으면 얼굴이라도 엉망이거나 키라도 호빗이어야지 저런 훤칠한 키에 섹시한 포스라니!!!!!!!!!!

…….다행히도, 앞모습이랄까 실제 얼굴이랄까는 그렇게까지 미남포스는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잘생기고 섹시한 타입. 이라기보다는 포쓰가 남다른 분이었다는 뜻이겠죠. 얼굴까지 우월했으면 신이 좀 불공평한거죠.

*

강연 시작 전에.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자리 위치가 괜찮았어요.

*

다리가 길다보니 의자에 앉는 것도 우월.

마이클 클라이튼의 소설이나 스타워즈가 SF가 아닌 이유. 판타지는 안정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좀 더 보수적인데, 스타워즈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그런 중세 기사 로망스의 얼개라든가, 많이 갖고 있으니까 말이죠. SF는 정반합이 일어나서 이야기 속의 사람들이나 전체 사회가 발전/진보하는 쪽으로 흘러가게 된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자세한 것은 지금 판갤에 올라와있는 녹음파일을 다시 들어야 하겠지만요.

변화, 진보, 그 방향으로 SF를 생각해본 일은 별로 없으니, 아주 신선했고 또 앞으로 어떤 것을 써야 겠다, 그런 생각도 정리해 볼 기회가 되었습니다.

*

이분은 SF모임의 돌균오라버니. 별사 분이시자 대학 선배님. 이분이 저를 “해명아!” 하고 부르시는 것을 누군가 들으신 모양입니다. 헐;;;;; 이 오라버님의 유혹으로 책을 또 지르고 오고 말았…..

*

팬미팅 준비중인 테드 창 씨.
낭독회도 있었는데, 당연히 영어죠. 읽어본 소설이면 어떻게든 따라가 보았겠습니다만 불행히도-그리고 귀 좋은 분들에게는 행복하게도 아직 공개 안 된 신작이었습니다. 크흑흑;;;;;;;

*

사인회 때 찍은 사진. 테드 창 씨는 왼손잡이시더군요.
저는 처음에는 동경하는 작가 앞에 가서 사인 받으려니 워낙 얼어서;;;; 사인만 달랑 받았다가
이름을 써달래야 했는데! 하고 다시 줄 서서 받아오는 삽질을. (먼산)

그리고 돌아와서 보니 디씨 분들이 뭐 즐겁게;;;; 노신 것 같았습니다. ^^ 흐흐.

ps) 그러고 보면 테드 창 선생의 중국식 이름은 姜峯楠 입니다. 앙선생님과 이름이 같지요.

ps2) 강연 듣고 와서…… 그동안 SF 비슷한 형태의 것을 깔짝거린 적은 있었지만 SF라고 이름붙인 것은 없었는데 문득 생각나는 것도 있고 해서 http://www.sirius-awards.com/bbs/view.php?id=story&no=101 에다가 바로 적어서 하나 올렸습니다. 물론 지난번 안나푸르나만큼 일필휘지;;; 소설인 만큼(사실은 중간저장도 안하고 썼으니 그보다 더하죠) 부실하긴 합니다만. 새로운 것을 써 보았다는 데 의의를 두지요.

ps3) 질문들이 좀 에러. 특히 맨 첫번째 질문자(책도 안 읽었다고 당당히 밝힘)를 두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지만 솔직히 말해 첫번째 못지 않게 마지막 질문자도 에러였다고 생각. 작가가, 아직 글로 짜내지 않은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도 좋을 사람은 정해져 있는 법이죠. :-) 그것도 그를 작가로 만들게 된 그야말로 가슴에 묻어둔 스토리에 대해서라면 더더욱. 그런것을 질문한 것 자체가 에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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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검은별님은 가와이하고도……

July 13th, 2009

http://blog.fantastique.co.kr/29

아니, 일단 검은별이 나온답니다. 나와주는 것은 고마워요. 그건 그런데.

나의 검은별님은 그렇지 않다능!!!!!!!!

물론 초등학생 때의 기억으로 미화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저의 검은별님은 가와이하고도 모에하십니다. 저런 “검은별 떼강도단”의 두목 포스를 풍기는 검은별님이라니!!!!!!!! 그런데다 몸매는 윗동네 국방위원장!!!!!!! 으악, 나의 은별씨를 돌려줘!!!!!

20090713_blackstar

발그림으로 그냥 기억의 흔적만 그려보아도, 제 기억속의 검은별님은 호쾌한 쾌남이셨단 말입니다!!!!!!!!!

읽어본 지인양의 말에 의하면 본문에도 40대의 잘생긴 남자로 묘사되었다는 검은별님….. 대체 우리 은별씨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예요!!!! 댁들이 바베크야?!

잠깐……

20090713_babeke

…….지못미 바베크;;;;; 으흑ㅎㄱㅁㄴㅂㄱ314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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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의 세계는 실로 무서웠습니다;;;

July 1st, 2009

오늘 새벽 00시 10분.
갑자기 모종의 일 때문에 급히 로맨스를 찾아 봐야 할 일이 있었던 해명(30세. 먼산)

20090701_BIG

이런 사이트도 들어가 보았는데….. 음?

태…… 태그가?!

20090701_SMALL

무서워요 T_T

……저는, 제가 아마도 로맨스 같은 것은 평생 쓸 일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먼산)
(남녀 주인공 베드인하는데만 8메가를 잡아먹어놓고도 자기가 로맨스를 썼다고 주장하던 해명군. 30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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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후 월하동은 어떻게 될 거냐 하면요

June 28th, 2009

…….물론 이득이 안남았다고 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올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을 만큼 재고가 남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유인즉 예약부수에 비해 좀 꽤 적어서 OTL 뭐 할 수 없죠. 재고는 지금 위탁판매를 알아보고 있고, 마침 요즘 홍대 근처 모 서점에서 일하시는 네오바람님께 위탁판매에 대한 소개도 받고 한 지라.
가봤습니다, 뭐 :-) 직접 여쭤보는게 최고죠.

조건이 적절하고 해서, 새로 돌아오는 주 중에 재고의 일부를 그리 보내서 위탁판매에 들어가볼까 합니다. 음, 뭐…… 제가 계속 팔아도 좋겠습니다만 배송이라든가 한계가 많고요. 배송비도 2500원이 어정쩡하죠. 택배로 보내기엔 턱없이 적고, 등기로 보내기에는 물량이 좀 많고, 소포로 보내면 꽤 남습니다….. 만화전문 서점 같으면 지나가며 들러서 사기에도 좋고, 다른 만화들과 함께 살 수도 있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그나저나 오늘 가보니 과장님의 사랑 말고 부장님의 사랑이 나와있어?!

그나저나 제 책이(대원에서 나온 본편이) 얼마나 팔렸는지 여쭤보는 것은 뭐랄까, 실로 쪽팔리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일이더군요. 아아……(먼산) 그래서 생각을 합니다. 작가 출신의 편집자는, 나름대로 제대로 된 편집 훈련이 수반된다면 나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편집자 출신의 작가는.

마감이 언제라고 하면 며칠 여유가 있는지 계산하고
내가 원고를 언제 드렸는데 책이 왜 안 나오고 있을까 연구하고
……서울쪽 총판가서 대충 물어보고는 젠장 지금쯤 재고가 이만큼 쌓여있겠군 하고 땅파고

……아는 게 병이라고, 인생이 심란하군요.
그런데다가 하필이면 몇권 나오지도 않았다는 한대수의 한면이 통째로 백면이었다는 파본 같은 게 작가 손에 다이렉트로 들어오고 말입니다 OTL(그걸 봤을 때 제가 얼마나 심장이 덜컥 했는지 아마…… 누구나 자기 책이 그렇게 파본났다면 다들 놀라겠지만 편집자 출신의 작가라면 세배 놀랄 수 있습니다. 진짜입니다. 진담이에요)

그리고 월하동은, 전에 독각과 반다인의 옛 인연에 대해 잠깐 언급하려다 말았던 소재가 있어서. 그 소재로 한편 정도 외전을 더 쓰고는 더이상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물론 뭐, 월하동이라고 나오지는 않더라도 제가 앞으로 끄적일 하이바맨 콘티라든가 그런데는 교수의 후배인 동장이라든가, 동장의 약혼녀인 월하라든가, 그런 것들이 좀 튀어나오겠지만요.

= = = = = = = = = = = = = = =

어, 그리고 시리우스에 투척해 놓은 것에 대한 감상을 뜻밖의 곳에서 읽었습니다. 사실은 월하동 6권, 전체 물량의 35~40%가 발송되었는데 어디 받았다고 포스팅하시는 분 없나 해서 검색좀 돌려보다가.

뭐….. 한번에 죽 써놓고는 퇴고도 없이 일단 올렸다가 올려놓고 보니 오탈자가 몇개 있어서 그것만 다시 수정하고 말았으니까. 불친절한 이야기죠. ^^ 그런데다가 처음에 썼던 버전이 너무 주제를 뻔히 보여줘서, 일부러 마지막 문단에서 두 문장정도 날려버리고 올리기도 했고. 보편타당하게 생각하는 판타지의 기준과는 좀 거리가 멀기도 하고, 러프한 손풀이에 가깝다 보니 입상은 기대하지 않습니다만, 어쨌건 적어도 한 명은, 그 이야기에 대해 아주 정답에 근사한 해석을 들려주었습니다. (제 지인이죠)

그러니까 뭐, 적어도 한명이 그걸 이해했다면 다른 분들은 좀 다른 해석을 하셔도 괜찮아요. ^^* 어차피 책은 그 책을 읽은 사람의 수만큼 감상과 해석이 나오게 마련이니까. (대한민국에서 입시용 문학의 경우라면 또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겠군요 ^^)

= = = = = = = = = = = = = = =

바람의 나라 뮤지컬 한번 더 봤습니다. 오늘 자가 금승훈 무휼인줄 알았는데 제가 잘못….. 아니, 잘 예매한 것 같습니다. (보시고 온 분들이 다들 으악을 외치셨으니까요 뭐.) 오늘은 출근하느라 저녁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분”과 “쌤”을 다 만나는 뭐 대략 난감하고도 훌륭한 일이. 나오는 길에 넷이 나와서 “쌤”이 사주신 호떡을 물고 집에 갔습니다. 낮에 갔으면 별사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안타까워요 T_T

이번 호동이 하시는 분은…… 뭐랄까 서비스가 투철하시달까!

원래는 “그래도 병아리 네가 훨씬 멋있어 어쩌구” 하는 1막의 그 병아리랑 노는 장면에서 병아리가 폼 잡으니까 “너 하나도 멋있지 않다”고 하더니

자기가 무휼 흉내(말없이 인상 쓰고 팔을 목에 두르고 뭐…..)를 내면서 “이런 게 멋있지!” 하시더군요. 풉. 관객을 웃겨주시는 애드립 센스나, 이것저것 좋습니다. (어제는 무려 古 마이클 잭슨 흉내를 내셨다고 하더군요) 어린아이 호동을 할 때의 불안정한 목소리도 많이 가라앉았고요. 무휼과 제대로 맞서는 호동이랄까. 처음에 하셨던 분(조정석님)은 어린 호동은 정말 흠잡을 데 없었는데, 무휼과 맞장뜨는 호동은 좀 약한 느낌이었는데 지금의 호동은 적당히 영악하고, 아빠한테 반항하는 사춘기 소년의 느낌이 나서 나름 좋습니다.

며칠 안남았고, 표 남아있는 것은 다 금승훈 무휼님 공연이라고 하지만 아직 안 보신 분은 그냥 한번 보셔도 괜찮을듯 합니다. 저는 금승훈님 것도 볼까 했지만 남은 기간 동안에는 도저히 시간이 안 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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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바람의 나라 보고 왔습니다

June 13th, 2009

갔다가 가자마자 직장동료와 만났다는 사실은 잠깐 넘어가고(훗)

일단 ^^;; “차비가 죽고 긴긴 밤 홀로 지새우는 어린 왕” 까지만 나오더군요. 시도때도없이 불끈은 빠진 듯.

고영빈님 몸매는 여전히 착하심. 근데 무휼의 독무에서, 물구나무 시간이 살짝 짧아진 느낌이. 하지만 이제 뭐 연세 등등을 생각하면 이해가 갑니다. 이젠 정말 서 계시는 것만으로도 무휼의 간지작렬 포쓰가.

해명 역을 양준모 님이 하셨는데, 짧은머리 해명! 저승새의 신부는 이전 공연들보다 더 안정적이라서(젊은 새타니님의 목소리가 더 안정된 느낌이에요) 좋았습니다. 저야 김법래님 팬이긴 합니다만, 김법래님이 해명 하실 적에는 뭐 새타니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뭐 그런 -_-;;;;;;;;

괴유는 등장하자마자 마이크 에러. 그리고 T_T 하얀거탑 음악을 갖다 쓴 게 아니라 거탑이 이 음악을 갖다 쓴 건데 말입니다. 전쟁 씬에서 장준혁의 손놀림을 떠올리시는 분들 생각외로 많은 듯. 으윽. 으윽. 으으으으으윽……… (그러고 보니 거탑도 모 프로덕션. 정말 그 인간들은 김진 선생님과 무슨 웬수를 진 거야…….) 그리고 병아리도, 여자 목소리가 아니라 원래는 남녀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는데. 1막에서는 여자 목소리만 나왔죠. 조명 에러로 보이는 부분이 좀 있었고. (특히 호동이 비추는 노란 조명…… 하고 1막 마지막에 호동이 손 비추는 붉은 조명이 얼굴에 떨어진 것 등등)

호동도 새 캐스팅인데, “어린 호동” 부분은 솔직히 조정석씨가 예전에 워낙 잘 하셨더래서.

하지만 각성한 호동. “내가 정말 피비린내 나는 아버지의 부도를 원했을까!” 하는 장면이나, “그렇게 되면 병아리 너를 죽인다!” 라든가, 무휼과 갈등하는 부분의 호동은 정말 좋았습니다. 어린 호동의 약간 어색한 느낌…..에서 아, 제대로 청소년 호동이다. 싶은 느낌.

이지 역의 도정주님은 하실 때 마다 가련하고 아름답고 모래꽃처럼 좋습니다.

몇군데 대사가 빠진듯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건 다다음 토요일에 다시 봐야 정확히 알겠군요. 몇번 더 보고 싶습니다만 이번에는 두 번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시간을 어떻게 쪼개 봐도 좀 바쁘기도 한데다가, 마음에 드는 좌석을 잡을 수 있었던 날이 한계가 있어서. 1막 끝나고, 늘 계시는 곳 ^^ 에서 선생님 잠시 뵙고 온 것도 좋았습니다. 집에 가는 길에 강남역 앞 길이 그렇게 막히지만 않았으면 완벽하게 좋았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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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었지만 “박쥐” : 볼거리가 많고 짜맞출 거리도 많은 영화

May 23rd, 2009

이 영화는 처음부터 “말이 씨가 되는” 것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그 예고편에도 나오는 나레이션을 생각해보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저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허락하소서. 살이 썩어가는 나환자처럼 모두가 저를 피하게 하시고, 사지가 절단된 환자와 같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하시고, 두 뺨을 떼어내어 그 위로 눈물이 흐를 수 없도록 하시고, 어깨와 등뼈가 굽어져 어떤 짐도 질 수 없게 하소서. 머리에 종양이 든 환자처럼 올바른 지력을 갖지 못하게 하시고, 영원히 순결에 바쳐진 부분을 능욕하여 어떤 자부심도 갖지 못하게 하시며, 저를 치욕 속에 있게 하소서. 아무도 저를 위해 기도하지 못하게 하시고, 다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만이 저를 불쌍히 여기도록 하소서.

아, 진짜.

겸손이라든가 순교라든가, 신의 자비를 갈구하는 기도. 좋다. 근데 구절구절 무서운데다 초반에도 나온다. 순교=자살. 그래서 그 신부님은 자기가 바라던 대로 되었다.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서 되었느냐고, 그 피를 수혈받고 싶어서 그랬느냐고 하지만.

어차피 죽으러 간 거다. 신의 섭리가 그를 조금 더 이상한 방향으로 순교하게 한 것 뿐이다. 결국 신부는 이브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을 위한 인체실험 – 순교=자살을 하러 갔고, 마지막에 해 뜨는 동해에서 자살했다. 신부로서, 세상을 구한다는 이유로 순교를 원하던 그에게 신은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어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뱀파이어로 만들었고, 쾌락에 눈뜨고 죄에 눈뜨게 했다. 하지만 신부는, “여자를 구원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을지언정, 그 이후에는 무익한 살인은 하지 않았다. 자살자를 돕는 겸사겸사 해서 피를 뽑거나 하기는 했어도.

그 피를 뽑으며, 먹이와 반대로 눕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일단 그 방향에서 역십자. 가 떠올랐는데. 베드로가 역십자를 졌다고 한다. 노신부님이 피를 줄 때, 그리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이 노신부를 살해할 때, 하필이면 포도주의 코르크 따개를 사용한 것에서 포도주를 따라주며 “이것은 내 피”라고 말하던 최후의 만찬이 떠올랐다면 오버인가. 와인따개를 사용함으로써 그 피는 순식간에 피에서 보혈로 바뀌었다. 신부에게는 알맞은 만찬이었던 셈이다.

그러고 보니 부활에 대한 은유도. 첫 섹스 후 먹은 부활절 달걀이나, 해피버스데이나.

태주를 뱀파이어로 만든 것은, 지킬박사와 하이드같은 결과가 되어버렸다. 태주는 본능에 충실하고, 상현은 오히려 이성적인 방법으로 피를 구하려 한다. 그 와중에 나온 발목에 상처를 내고 매달아서, 락앤락 같은 데 피를 담는 방법. -_-+ 피를 남기는 것은 오히려 “인명경시”가 아니냐는 대사는 솔직히 웃겼다. 영화 보던 사람 다들 웃었다. 마작멤버 중 여자를 죽이지 않고, 피 빠는 시늉만 하다가 옷 덮어놓고 나간 것은 그가 결국 적어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았음을 증명한다.

그나저나 오여사인가….. 한복집 주인. 태주 시어머니. 이분이 은근히 공포다. 중간에 태주가 사과 갈다가 강판에 손이 베어 피 한 방울이 섞여들어가는데, 그 이후로 움직이지 못하던 오여사는 한쪽 손가락을 움직이게 된다. 적당한 뱀파이어 피는 치료효과가 있었던 셈….. 이 아니라 한큰술 먹었으면 말도 했겠다. -_-+ 뱀파이어의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잘 보여줬다. 그 피가 적절히 증식하면, 그 아줌마도 결국 뱀파이어가 되는 것일까.

엄마는 왜 마지막에 텐트촌에 가서 그러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우상파괴다. 중간에 텐트촌 앞에서 날아오른 것이나, 노신부님 앞에서 “효과가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 것 등에서 이적을 보인 그가 스스로 우상을 파괴한 셈이다. 표현이 좋았다. 이것으로 그는 자신의 기도 그래도 되었다.

그나저나 마지막에 차 트렁크 뚜껑을 바다로 던지는 장면 말이다. 나같으면 그 물 밑에 신하균을 띄워놓았을 텐데. 음, 그건 너무 그런가.

마지막으로. 허지웅님도 언급하신 송강호의 ##에 대하여. 노루표 비디오는 다 뻥이었어!!!!!!!!

그리고 김옥빈은 아직 20대인데 가슴이 처졌어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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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별 – 조디 피콜트, 곽영미 역, 이레

May 19th, 2009

백혈병에 걸린 케이트, 그리고 체외수정을 통해 맞춤아기로 태어나 13살이 될 때 까지 케이트를 위해 제대혈이며 혈액이며 골수 등등 온갖 것을 주었다가, 이제는 신장까지 이식해주어야 할 상황에 처한 안나. 그리고 안나가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를 갖기 위한 소송에 나서자 배신감을 느끼는 엄마, 사라 피츠제럴드. 이 책을 읽으며, 그리고 마지막의 반전과 사고로 안나가 숨을 거두는 것을 보며, 이것은 당신의 업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안나에게는 안되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자기 몸의 권리를 찾은들, 그 엄마는 케이트를 잃으면 평생 안나에게 그 원인을 돌리려 들 테니까. 미친년. 제대혈까지는 이해했다. 혈액까지도, 사실 안나가 어린 아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곤란하긴 했지만 이해할 수 있었다. 골수? 이게 한번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 거다. 당신은 도를 넘었다. 당신의 딸이 소송이라는 방법까지 동원하여 반기를 든 것도, 그리고 그 아이가 결국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도, 모두 당신이 받을 벌이다. 그 아이가 “다행히도” 뇌사라서 그 아이의 장기와 골수를 모두 그 불쌍하고 가엾은 병든 딸에게 줄 수 있어서, 어쩌면 당신은 그나마도 할 수 없었던 것보다는 다행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이악하고 잔인한 여자. 읽는 내내, 저 이기적인 여편네에게 욕이라도 해주고 싶었다. 아이 하나를 살리기 위해, 그 이유만으로 아이를 낳아서 평생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 이기적인 여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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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가 아니라 아토스의 사랑이야기(덧붙여 아라미스 두번 죽다)

May 15th, 2009

본인은 네타당하고 통탄해하는 남의 사정에는 관심없는 사람이다. 경고했으니 읽으려면 읽고 말려면 말 것. 뮤지컬 삼총사의 세계는 우리가 소설로 익히 알고 있는 삼총사와는 퍽 거리가 멀고, 어째서인지 원작을 제대로 읽지 않고 만화 달타냥과 삼총사나 멍멍기사, 혹은 기타등등의 방법(심지어 본인의 남친은 이슈노벨로 나온 “머스킷티어 루즈”같은 순정물을 통해서 접하였다. 게다가 전권소장 OTL)으로 접한 사람들이 망상하는 삼총사보다 조금 더 희한하게 나갔으며.

주인공이 달타냥이 아냐!!!!!!!!

엄밀히 말하면 이 뮤지컬은 “뮤지컬 삼총사-아토스” 정도로 붙여야 할 것 같았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아토스 – 사랑의 추억” 정도로? 그만큼 아토스-밀라디 비중이 크다. 아니, 과거지사가 그나마 비스무레하게라도 나온 것은 두사람 뿐이다. 그나마 원작과는 좀 다르지만 봐줄 만 하다. 사실 이 뮤지컬에서 제일 볼만했던 장면이, 아토스의 과거와 후작의 딸이었던 밀라디의 몰락, 이 그려지는 가면무도회-그림자극 부분이었다면 알 쪼다.

포르토스가 해적선장 출신으로 나오는 것이야, 돈 좋아하고 술과 계집 좋아하는 호쾌한 사나이. 까지는 맞았으니까 넘어가 준다. 먹보로 나오지 않는 게 어디냐. 여자에게는 인기까지는 없는, 덩치 큰 남자로 나오기는 해도 캐스팅도 무려 김법래님이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래 뭐 민영기님이 아라미스 한다는 말듣고 뭐, 아라미스는 좀 더 얌전한 색시같은 느낌의 총각이지만 하고 생각했지만.

이뭥미;;;;;;;;

지못미;;;;;;;;

아니, 민영기님 자체는 호연이었다. 그런데.

아라미스가 “전직 오페라가수” 출신으로 무려 윈터 백작부인과의 금단의 사랑에 빠졌다가 결국 그 목숨을 건 사랑으로 인해 원터 백작을 자살하게 만들고 만.

(아니 뭐 밀라디의 여러 모습 중에는 윈터 남작부인. 도 있고 삼총사에도 보면 밀라디 때문에 형이 독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윈터 남작-동생 쪽. 이 밀라디가 사형을 당하는 날 나타나기도 하지만. 남작이 맞든가? 책이 본가에 있어서 이건 좀 확인이 필요하다.)

아니 하여간 아라미스가 말이다, 신학생 출신으로 불량배에게 대항하려 포르토스에게 검을 배워 복수해주고는 총사로 눌러앉아버린 그 아라미스가, 무려 결론적으로는 밀라디에게 반하는 바람에 간과 쓸개를 모두 상납당하고 결국 총사가 된 전직 오페라가수. 로 나온단 말이다!!!!!!! (게다가 포르토스 뺨치게 여자를 밝히고, 계속 여자를 후리고!!!!!! 아라미스의 사랑은 꽤 순정적이었단 말이다. 처음에 달타냥과 왜 싸웠는데!)

그리고 뜻밖에도 멋졌던 것은 쥬샤크.

……왜 멋있었느냐 하면.

그 시대의 머스킷 총을 장전하는 시늉도 안 하고 그대로 들어 한방에 아토스를 잡아!!!!!!!

(방아쇠가 나왔던 시대라고 해도 그때는 아직 자동장전이 안 될텐데?)

한방아 타이틀을 달아주고 싶었는데 두 방째는 아토스가 검으로 튕겨내더니(이건 장전시간이나 그당시 총 성능을 감안하면 방향예측은 가능하다고 보지만 뭐 역시 사기캐) 베어버리는 바람에 타이틀을 못 달아줬다. 쳇. 하여간 무려 삼”총사”고 총사 지망생인 달타냥도 나오는데, 정작 이 뮤지컬에서 총 쓰는 사람은 쥬샤크하고 밀라디 뿐. 진정한 총사들은 그들이었던가!!!!!! (그런데다가 총 쓰는 장면이 꽤 비열비겁하게 나온다는 것도 포인트…..)

보통 삼총사 하면 떠오르는 왕비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이야기 대신, 철가면 쪽을 잘라다 붙였다. 리슐리외 추기경이 무려 국왕의 쌍둥이 동생으로 나온다. -_-+ 그래서 리슐리외가 왕을 가두고 왕의 가발을 쓰고 스스로 왕이라고 주장하며 나오는데. -_-+ 아무리 영감같이 꾸미고 있어도 얼굴 닮았단 소리 한 번 안 나오고 평생을 간 게 말이 되냐? 게다가 리슐리외가 루이 13세보다 한참 연상이닷! 차라리 마자랭이 루이13세의 숨겨둔 동생이었다면 또 몰라(이쪽은 한참 연하긴 해도 나이차 나는 동생이라고 우기면 그만) 갸앍 -_-+ 난 리슐리외가 무려 더블캐스팅이길래 정말 라로셸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다. 으윽. 철가면떡밥을 여기다 붙인 건, 뒤마가 관뚜껑을 열고 나올 노릇이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뒤마는 삼총사들을 등장시켜 20년 후, 와 철가면, 도 썼다. 예전에 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나왔던 아이언 마스크 기억하는가? 거기 삼총사 나오지 않았느냔말이다. 그게 뒤마 원작이다.)

아토스 역은 유준상씨, 달타냥은 박건형씨가 했다. 유준상씨 하이마트 광고에만 열심히 나오시는줄 알았는데 기럭지가 우월하셨다. 아니, 연기도 잘 하시고 원래 연극쪽 하시던 분이니 잘 할 줄은 알았지만, 3층  A석에서 보니 기럭지 정말 우월하다. 반쯤 풀어헤친 흰 셔츠에 롱코트 휘날리며 검을 뽑아 싸우는데 그 기럭지가 놈놈놈의 정우월 뺨치렸다. 그래 뭐 난 첫 장면에서 무려 철가면 떡밥이 나오는 데서 그만 급좌절 짜게 식어버려; 그냥 아토스의 기럭지만 믿고 갔다. 하아아;;;;

 

ps)  그나저나 추기경님 엄청 멋있게 나오더라는 뮤지컬 삼총사는 이거랑 다른 물건이었던 거냐!!!!!!! 본인 불과 6살, 유치원 다니던 시절에 사촌오빠가 집에 두고 간 딱따구리 그레이트 북스 판 삼총사를 읽으면서도 추기경님의 (그때는 간지라고 안 불렀지만) 끝내주는 간지가 멋지다고 생각했던 꿈많은 소녀였는데 말이다!

(그때는 멍멍기사가 했고 밀라디와 추기경이 천하 악당으로 나오는게 대세였다. 근데 커서 생각해보면 그때 나쁜 년;이었던 밀라디도 이해가 가는데, 추기경님은 예나 지금이나 끝내주는 간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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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 홍순범

May 11th, 2009

초보 의사의 서울대병원 생존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사실 요즘은 작년에 촛불시위 당시 메딕팀으로 활동하셨던 폴리클님의 국시 합격노트부터 최근의 인턴 생활 등을 블로그로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였는데, 폴리클님 블로그를 rss로 구독하며 조금씩 읽다 보니 막 의사가 된 인턴들의 1년치를 한방에 몰아보고 싶은 기분이 들었달까. 그래서 인턴 생활동안 15권의 노트를 썼다는 홍순범씨의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게 된 책이었다. 표지 앞부분을 최소 12포인트 이상의 글씨로 가득 채운 추천사와, 뒷표지 가득한 추천사와, 그 아래 박힌 “초보 의사의 서울대 병원 생존기”라는 제목들에 가려 정작 글쓴이의 이름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다 학교 도서관 바코드 스티커에 반이 가려 있었다. OTL)

책은 읽기 쉽고 가벼웠다. 그 안에 담긴 내용의 무게야 적어도 1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두려움과 고뇌와 사람 목숨을 다루는 긴장감이 담겨 있었겠지만, 장차 의사가 되려는 사람, 보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에 가깝다 보니, 원하던 것만큼의 데이터를 얻지는 못했다. 직장 체육대회에 가 있는 동안 주차장 구석에 쪼그려 앉아 책을 읽고, 작업실에 돌아와 블로그에서 다시 인턴으로 검색을 해 보았다. 어쩐지 책 들고있는 내내 다른 분들이 갑자기 공무원 인턴에 흥미가 생겼느냐 놀리시더니만, 병원의 인턴의사보다는 공무원 인턴 글이 어째 더 많이 보인다.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 부분을 체크해서 다시 읽고, 바로 반납하기로 했다. 자료를 얻기 위한 독서로는 실패했지만, 지루한 낮 시간을 재미있게 보내는 데는 성공했으니까 60%는 만족했다고 해야 하나. 자료 쪽은 폴리클님 등 몇몇 분들의 블로그 체크하면서 모르는 단어들 위주로 찾아보는 쪽이 더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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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다음캐시로 언밸런스x2 를 읽어보았다

April 24th, 2009

하이바맨 보려고 충전해놓았던 다음 캐시로 언밸런스 언밸런스를 읽고 있습니다. (젠장….. 내가 고자… 아니 연중이라니!!!)

……4권에서 선생님을 덮치는 여학생을 보고 빵 터졌습니다.

……..이 무슨 마성의 교사도 아니고!!!!!!!!!!!!!!!!!!!!!!!!

 

 

아니, 가슴이 좀 크지. 음, 그래. 음………..

아니, 가슴이 큰 것은 보기에는 좋을 수도 있지만, 일단 가슴이 커지면 그 가슴을 지탱하기 위해 어깨와 허리가 두꺼워지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럼요. 그런데다가, 어깨가 무지무지, 아플 거예요. 예.

근데 저렇게 가슴 큰 여교사가 같은 반의 담임 부담임이란 말이죠…..

예, 물론 저는 뭐 꼭 간바레 에스트짱까지 가지 않더라도 다리가 예쁜 여자가 좋습니다만(제 다리가 굵어서 그렇죠 뭐) 저 반 남학생들은 좋겠군요. 훗.

 

 

6권 표지를 보며 대원 씨아이가 용자임을 느꼈다. 저 표지 한 장으로 대원은 용자 인증을 한 셈이다.

6권 13페이지에 나오는 버스기사님 얼굴을 잘라서 검강의 편집자 아크님 팬아트를 만들고 싶어졌다. 아아, 실제로 뵌 적도 없으면서 팬픽부터 써서 던지는 나님. 하지만 그동안 본 팬아트의 이미지와 너무나 닮았다!

…..그러니까 저 엄청난 가슴은 아버님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로군요. 웅얼웅얼웅얼……

솔직히 내 취향은 중간에 나온 이사장 선생님. 참고로 이 만화의 이사장님은 정글고의 그분과는 포쓰가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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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지에 대한 대화

April 12th, 2009

어제 W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런 이야기를 했다.

해명와 비슷한 또래로, 그림을 그리시는 W님 말씀으로는, D사의 순정잡지는 20대 후반이 되어도 읽을 만 한데, S사의 순정잡지는 학원물하고 퓨전사극밖에 없어서 읽을 게 없다고. 뭐, 어느정도 동의하지만……….

W님 : “그러니까 S사의 순정잡지는 어째서인지, 드라마화를 노린 것들만 자꾸 싣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거기서 나온 모 퓨전물 지금 드라마 촬영중이라면서요. 대체 D사는 왜 그런 것을 안 하는 거예요?”

해명 : “일단 D사의 순정지에 있는 목록을 좀 보시죠.”

여기까지 왔으니 가릴 것도 없지만 D사의 순정지….가 아니라 이슈에 실린 것을 보면
……일단 제일 잘 나가는 것(씨엘, 마리히엔)은 판타지물.
……상당히 재미있는 서문다미님 신작(제목이 길어 쓰기 귀찮음)은 요새 표현대로라면 뭐 근친BL의 향기를 풀풀 풍기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아주 선호하고 있는 녹턴의 경우, 아저씨가 자기가 예전에 좋아했던 여자의 딸(초딩)을 데려다가 키우면서 두근거리고 설레는 건데.

만화 자체로는 완성도가 높겠지만 ……여기 제정신으로 드라마 만들 수 있는 게 대체 어디 있슈미까!!!!!!!

W님 : “한눈에 반하다.”

해명 : “아, 그거 있군요.”

W님 : “하여간 이슈는 지금 봐도 볼 게 많은데, S사 것은 그렇질 않다는 게 문제죠.”

해명 : “아뇨, W님. S사가 정상이고 이슈가 문제인 겁니다.”

W님 : “예에?”

당연히 이 나이에 아이큐 점프 읽으려고 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소년챔프나 밍크나 파티도 마찬가지)

솔직히 말하면 밍크에 나오는 만화는 중학생만 되어도 읽기에 손발 오그라들지 않던가? 즉, 잡지에는 각각의 연령 타깃이 있는데,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는 나인과 화이트라는 걸출한(그러나 성인순정이라고 해도 아직 뭔가 레이디스 코믹이 뿌리내리지 않은 상태여서 에로도 같은 것만 보기에는 지금 보기에야 작년인가 이슈에 실리던 순애보 2 시리즈만도 못하긴 했지만) 성인순정지들이 있었다. 나인의 경우는 특히, 실험적인 것도 많이 내보냈고. 이애림님이나 등등.

근데, 나인과 화이트가 큰 차이 두지 않고 함께 망했다. 무슨 현해탄에 몸을 던진 사의 찬미도 아니고. 그게 잡지라는 잡지가 줄줄이 망하던 시대의 일이다. (참고로 만화잡지 말고 컴퓨터 잡지도 대거 망하는 바람에 내가 멀쩡한 원고료를 떼이고 좌절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참고로 디오티마가 오래오래 연중된 것도 바로 그 시기의 일이었다. 젠장.

그리고 이슈 쪽은, 화이트의 독자들이 될 수 있었던 층까지 포함하기로 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독자들과 함께 늙기로 한 것인지 만화가, 전보다 다소 어른 취향이 되어 버렸고. (그래서 서른이 되어도 아직 읽을 만화가 반은 된다는 거다……) 윙크는 원래의 타깃 그대로 10대 소녀들이 읽을 만한 만화를 싣고 있는 것이다.

해명 : “그래서 저는 정상적인 것은 S사 쪽이라고 생각해요.”

W님 : “하지만 그럼 우리가 읽을 게 없잖아요!”

어쩌겠는가. 훗, 읽고 싶은 데 읽을 게 없으면 그저 자가발전하는 수 밖에. 그건 그렇고, 그렇지 않아도 15세 이상이 읽을 만한 순정지가 빤한 이 시점에서 대상 연령이라도 좀 다르게 잡고 있으니 읽는 입장에서야 고맙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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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엘 11권 표지 : 본격 표지로 사람잡는 만화;;;

March 25th, 2009
Ciel 씨엘 1110점
임주연 지음/대원씨아이(만화)

표, 표지……

표지 말입니다. 그래, 씨엘. 애초에 그 1화….. 내지는 프롤로그 나왔을 때 부터 백합물이니 말이 많았잖습니까? 그러다가 남녀주인공들 나오고, 그럼 쟤들끼리 짝인가보다 했는데 남남여여 나와서는 사각관계나 남녀 두커플도 아닌 남남커플+여여커플이 나와서 염장을 지르고. 아니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이거 정말 백합이었구나. 백합이었어. 아악, 이클리체 선배……(풀썩)

씨엘을 안 보신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씨엘 표지에는 원래 인물이 나오고 뒤에 관련된 꽃이나 식물 등이 들어가는 형태입니다. 이비엔 뒤에는 은방울꽃, 크로히텐 뒤에는 떡갈나무, 릴리어스 뒤에는 에델바이스였던가? 하여간 그런데.

이클리체의 뒤에 있는 것은 꽃이 아닌 유디스! 이게 무슨 내 꽃 우리 유디스도 아니고오!!!!

아이고오 임주연님. 대체 원샷몇킬이야 진짜. 만화가가 심장에 저렇게 안 좋아도 되는 겁니까?! 저걸 내가 이슈 사 모아가면서 실시간으로 보는 염장을 당했다니 내가 무슨 심장강화훈련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래서야 그분은 무려 “표지로 사람을 잡은” 타이틀을 달고 다녀도 상관없겠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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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망상은불타고있다, 읽고보고듣고 , ,

바쿠만. 아, 그리고 입으로 죄를 지은 이야기;;;;

March 2nd, 2009

어제 타로 배우고 돌아오던 길에 홍대에 들렀다.

기대하고 있던 바쿠만하고, 겐지 이야기 4권을 구입했다. (그리고는 돈부리를 먹고 한잔의 룰루랄라 가서 붕붕드링크 메뉴를 마시고 와야지 했는데 돈부리집에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 결국 직장 다닐 때 부터 갈 가게 없으면 갔던 재벌분식에 가서 비빔밥 먹고, 이왕 그렇게 된 것 하고 신촌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에 매드스튜디오 들러서, 전부터 들여다보던 연금술사 반지를 보고 갈까 했는데 깜빡했다. 뭐, 어제만 날이었나.

바쿠만은 본격 만화그리는 만화. 로 설명할 수 있는데, 1권의 중심 내용이라면 중학교 3학년 남학생 두 녀석이 한녀석은 스토리(머리좋고 글재주도 있고 약간 중2병)를, 다른 녀석은 작화(삼촌이 만화가였고 그림그리는 재능이 뛰어남)를 맡아 만화가가 되어, 점프에 실리고 애니메이션 화 되고 사랑도 쟁취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우는 것. 이라 하겠다. 물론 이들과 동갑 혹은 1살 연상인 신인이 입상한 것도 큰 자극이 된다. (안 봐도 비디오, 앞으로 나올 라이벌일 것이다)

물론 이녀석의 입상소감이 폐부를 찌른다. 남들 게임할때 만화 그려서. 정답이다, 빙고. 이것만으로도 노력과 자뻑이 겸비된 준비된 라이벌임이 드러나지 않는가! (이 만화에서 만화가의 3대 조건은 노력, 자뻑, 운이다)

그것도 그렇고.

“원작가라면 콘티 정도는 만들어;;;;;”라는데 저는 지금 글콘티만 쓰고 있어요. 으음, 역시 공부를 더 했어야 하는 건데. 에에…… 근데 버벅거리며 그림콘티 보냈더니 “그림콘티는 그림작가가 하니 글콘티만 가져와도 됨.” 하셨으니 그건 상관없으려나. (사실은 내 그림콘티가;; 워낙 악필이라 알아볼 수 없어서 그러셨던 것이 아닌가 싶지만) 하여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저 코코마들도 애니메이션 화 된 뒤 주연을 그녀가 맡아주고 그러고 나서 결혼하자! 뭐 그정도의 꿈을 꾸는 마당에, 시크릿 보고 백지수표 이미지 파일에 대원씨아이 8000만원이라고 써서 작업컴 모니터 옆에 붙여놓기만 할 게 아니라.

아이돌 스타를 총집결해야 할 만큼, 1개 소대 분량의 미소년들이 내일의 한류스타를 꿈꾸며 줄줄이 나오는 판타지 공대 로맨스 드라마로 재탄생할 그날을 꿈꾸며 좀 더 드라마틱하게 전개를 해야겠군!!!!!!!! (그리고 어째서인지 한중일 삼국의 공대 커트라인이 올라간다……)

…….농담이고, 아니, 그정도 목표는 세워야 할 것 같아서.

ps) 지난 금요일에 계약금 들어올 것이 있는데 주말에 보니 아직 안 들어와서
그것 알아보느라고 메신저를 켰다가(아, 오늘 들어온대요 ^^ 글작가 쪽이라 많지는 않다지만)

제가 블로그를 구독하고 있던 어느어느 님이 요즘 바쁜가보네….. 하시길래 생각없이

20090302_1

제가 구업을 지었습니다;;;;;;;;(먼산)

괜찮아~~ 마음 다 비웠어~~ 훗.훗.훗.~~ 이 더 두려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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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흔적, 읽고보고듣고 , ,

빨강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 버지 윌슨, 나선숙. 세종서적

February 25th, 2009

원작가 아닌 다른 사람이 원작의 속편을 달고 만들어낸 물건 치고 성한 것 없다. 는 것은 꽤 진리에 가까운 말이다.

예를 들면 결국 스칼렛과 레트가 다시 만나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어떻게 잘 나가다가 나중에는 완전 산으로 가는 그 “스칼렛”이라든가. (젠장)

……한국에서 멋대로 만들어진 “미세스 캔디”라든가……(아앍)

뭐 상상하고 싶지 않은 게 많구나……. 소위 흑역사라는 것들. 차라리 트리브라 팬픽을 보러 가겠다. 아아.

하여간 그래서 이번에도 그다지 신통할 것은 없으리라고 생각하면서, 아예 마음을 비우고 봤다. 고증에 충실한 팬픽 이상은 되었다. 이만하면 다른 작가가 받아 쓴 속편에 대한 평으로는 끝내주는 호평이다. 물론 몇가지, 좀 작위적인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후두염. 미니 메이 건이 좀 크기는 하지만. 나는 그게 해먼드 씨 댁 쌍둥이들을 돌보면서 나올 줄 알았는데 토머스 씨 댁 노아를 치료하는 것으로 나오는 것도 그렇고. (원래는 해먼드네 막내 쌍둥이들처럼 악화되었다고 하지 않았던가……? 뭐, 두 집 다 후두염은 앓았던 것 같지만 메인 이벤트가 노아였으니……) 게다가 약이 있어서 도움은 되었겠지만 아주머니가 어린 앤보다도 더 쩔쩔 매는 것도 그렇고. 하지만 다른 부분은 좋았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달걀 장수로 생각했던(원래는 할아버지도 아니었고 학교 선생님이었던) 존슨 씨에게 단어를 배우는 것. 11살이라고는 해도 고아 출신에 제대로 지속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을 앤이 그만큼 다양하고 조숙한 단어들을 구사하게 된 이유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인상적이었다. 앤이 어머니의 그릇장 유리 속에서 만들어낸 상상의 친구, 케이티 모리스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는 언젠가 만나게 될 그녀의 친구, 다이애나가 떠올랐고.

하지만 요즘 타로 배우러 다니면서 들은 이야기들 때문일까, 아니면 시크릿이나 신과 나눈 이야기 같은 것을 읽어서일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앤이 맥도걸 선생님의 수업에서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매일 그 사진을 바라보며 동경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열망하는 앤은 그 사진을 훔치지만 결국 자신에게 그림을 주러 온(해먼드 씨도 죽고 앤이 고아원으로 가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찾아온) 맥도걸 선생님의 코트 속에 사진을 되돌려 놓는다.

강한 열망이 소망을 부른다는 것을, 그 어려움 속에서도 진정한 친구를 꿈꾸고, 배우고 싶어하고 책을 읽고 상상을 하고, 어휘를 늘려가는 만큼 생각과 꿈을 늘려가던 그 어린아이는 알고 있을까. 깜짝 놀랐던 것 중 하나는 거의 마지막 부분, 프린스 에드워드 섬으로 양녀로 갈 어린아이와 일을 도울 아이를 보내게 되었을 때, 앤이 그곳으로 가서 잠시나마 어린아이다운 삶을 살기를 바라는 강렬한 열망을 기도하며, 동시에 자신이 받았던 조금이나마 좋았던 것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앤이, 자신이 쓸모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실제로도 열한명 분량의 식사를 준비하고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돌보고 빨래며 청소같은 일도 해냈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지난번 시크릿을 읽고 그 관련 카페를 찾아보다 보았던, 소원만 허공에 둥둥 매달아놓는 바보들.의 모습과 비교하게 되었다. 열망이란 그렇게 품는 것이다. 젠장.

처음에는 토머스 부인의 이악함에 기가 찼다. 월터와 버사 셜리 부부와 함께 보냈던 즐거웠던 날들과, 부부가 병으로 죽어 받지 못한 일당과, 그리고 그집의 가구와 버사 셜리가 입던 옷들, 을 생각하며 앤을 데려온 것 까지는 뭐, 그럴 수 있다. 그 당시에 고아들이 어떤 취급을 당했는지 생각하면, 그렇게 맡아 준 것만 해도 고맙다. 자신이 낳은 아들들보다 고작 한 살 많을 뿐인 앤에게는 온갖 일을 시키고, 사내아이들은 놀게 내버려 둔 것도, 그 가난한 살림에 군입이 붙어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랬을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런데.

토머스 씨가 술을 먹고 실수를 하여 해고되고 일가가 떠나게 되었을 때, 버사의 친구이고 이웃이었던 제시 글리슨 부인은 분명히 앤을 데려가겠다고 했다. 아이의 행복은 물론이거니와 입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그거 괜찮은 제안이지. 그런데 이 여편네가 겨우 여섯살 난 앤에게 물 나르고 빨래를 하고 아이를 돌보고 설거지를 하고 할 궁리나 하면서 “앤에게는 여기가 충분하다”고 말할 때, 우와, 뭐 이따위 게 다 있나 싶었다. (그러니까 학교에서 나온 사람이 말했듯이, 애초에 앤이 없었으면 어차피 당신이 다 했을 일 아니냐고.) 물론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었고, 악당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악한 인간임에는 틀림없겠지. 그래도 토머스 씨도 토머스 부인도, 앤이 행복해지려고 하는 모습에 짜증을 내면서도 조금씩 변해가기는 했다.

학교 장면에서는 역시, 앤은 핸더슨 선생같은 모습의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상적이고 아름답고 가르치려는 열의가 있는 훌륭한 교사로 나온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이 이야기에는 진정 나쁜 사람은 나오지 않는다. 좋은 사람과, 그저그런 사람과, 좋게 변화하고 싶지만 그리 하지 못하고 실의에 젖어있다가 앤을 만나면서 변화하는 사람이 있을 뿐. 지금까지 읽어 본 무언가의 “속편” 중에서는 가장, 원작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만.

……내가 생각하기에 앤은 저것보다는 조금 더 시끄럽고 원기넘쳤던 것 같은데?

……그리고 6학년 랜돌프(열등생으로 8년이나 초등학교를 다닌)와 싸우고 그가 집어던진 사전을 받으면서 “고마워, 이렇게 너그러운 선물을 줘서.”라고 대꾸하는 앤은 아무래도 길버트와 싸울 때 보다 더 영악스러운데 말입니다;;;; 는 둘째치고 뭐, 괜찮아요. 이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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