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을 사러 갔다가 책만보고 오지요
쌀이 떨어졌습니다. 뭐, 정 바쁘면 비싸지만 집앞에 편의점도 있고, 아니면 남자친구가 퇴근하는 길에 4킬로짜리 하나 사다주고 갈 수도 있다고 했으니 걱정은 없었지만, 오늘 홈플러스 푸드코트는 반값세일이란말입니다. 가봐야죠. 퇴근 후 집에 가방을 놓고 홈플러스에 갔습니다.
가서 밥부터 먹고, 3층 서점쪽에 올라가 보았습니다.
구석에 법정 스님 법문집 제 2권을 쌓아놓고 팔더군요. 저같으면 그런 것을 구석에 안보이는 데 쌓는 게 아니라, 입구 쪽에 가로세로로 쌓아놓고 법정스님 마지막 법문집이라고 붙여놓겠습니다.
어린이용 시사잡지라든가 그런게 있느냐고 묻는 아주머니가 계신데, 직원이 시사주간지밖에 없다고 해서. 중학 독서평설하고, 혹시 과학잡지나 그런게 필요하면 어린이 과학동아도 애들이 읽기 좋다고 권해드렸습니다. 여기까지는 착한 일이고.
그동안 적립한 게 있어서, 한 만원 되더라고요. 이코노클라스트는 앞부분만 보고 중간 한참 떼어먹었지만 마지막권을 구입해 보았고, 덕력이 높은 친구 L군이 요즘 제가 이세계도 이능력도 전투도 뭣도 없는 일상생활 라이트노벨을 쓴다고 하니까 한번 읽어나 보라고 소개해주었던 헤키요 고교 학생회 어쩌고 하는 라이트노벨을 두 권 샀습니다. 학생회의 일존인가 하는 그 놈 말입니다.
이코노클라스트는, 개인적으로는 이런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아마 작가가 이런 소설을 한국의 라이트노벨 편집부에 직접 들고왔다면 즉석에서 빠꾸당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아주 강렬하게 드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의 승리…… 가, 아마도 저라면 주인공이 승리하고 전설이 되는 대신 죽여버리고, 그의 마지막 염원이 이루어져 멜리니는 살고 사촌은 이쪽 세계로 돌아올 수 있도록 했겠지만.
그래도 뭐, 이쪽 계열 주인공 치고는 정말로 리얼 개고생을 한 주인공으로 알고 있으므로…… 제가 대충 본 권에서만도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더군요. 그러니 이해하고 넘어가 줄 수 있습니다. 그정도는 행복해져도 뭐 괜찮죠. 그건 그렇고.
…….학생회의 일존 말입니다만,
제가 글 쓰는 입장이 아니었으면 제 지포라이터가 용서하지 않았을 겁니다.
종이를 만들기 위해 사라져가는 아마존의 밀림에 제가 대신 사죄하고 싶습니다.
정의소녀환상을 보고도 뭐 그러려니, 내 취향은 아니지만 남의 취향은 존중해 줘야지. 뭐 그랬습니다만, 이건 정말로 태우고 싶은 마음이 불끈거려서 집에 오는 내내 참 뭣했습니다. 아, 그렇죠. 장을 보면서 저 두권을 읽었습니다. 온 계양구에 제 덕력을 뽐내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만, 사실 전 장 보고 쇼핑하는 것이 참 귀찮거든요. 그나마 덜 귀찮은게 전자제품 살 때고, 안 귀찮은 것은 책을 사는 일입니다만. 옷이나 식료품이나 가방이나 구두 같은 것을 사는 것은 뭐랄까 귀찮고 괴롭고 하여간 그렇습니다. 으아;;; 그래서 돌아다니면서 읽었는데 이건 뭐랄까.
4컷만화같은 소설 좋아하네. 4컷만화들에게 무릎꿇고 사죄하지 못해!!!!!!
……대략 이런 느낌.
그리고 지난 월말부터 계속 바빠서 구입하지 못했던 컴퓨터 잡지와 월간과학뉴턴을 사들고 나오려다가…….
무언가를 보았습니다. 우후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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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빈 최씨 – ![]() 김은희 지음/북스(VOOXS) |
찾아낸 것은 이거죠. 사지는 않았지만.
곧 “동이”라는 드라마가 시작한다고, 인현왕후, 장희빈 말고 최숙빈에 대한 어린이 만화/동화책 등등이 쏟아져나오고 있는데요, 사실 저는 그런 기획물, 그것도 무슨 드라마 나오기 직전에 갑툭튀하는 물건은 참 안 좋아합니다. 제가 요즘 짜는 콘티도 포함해서요. 이쪽은 드라마 등등은 아니지만 원작 소설의 영화화 계획은 있다고 합니다. 어차피 원작 소설 자체가 학산과 계약한 것이니 여기저기 우후죽순 갑툭튀와는 일단 좀 차이는 있으니까 땅파고 들어갈 정도는 아니지만. 음……
하지만 그거야 책 쓰신 양반이나 출판사에게 하는 말이고.
도시락 관련 책을 좀 보려고 가보니, 어린이 코너와 요리책 코너가 나란히 있더군요. 대충 살펴보고, 누나팬 닷컴에 들어갈 한식 연구하려고 약선요리 책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일어서려는데 어디서 좀 많이 본 그림이랑 비슷한 그림이 눈에 보이더군요.
가서 봤더니 역시 제 눈이 보배. 훗. 바로 폰으로 찍어서 mms 날렸습니다. 저런 식으로 나오는 얼라들 책이야 흥미 없지만, 그래도 진희씨 그림은 진짜 괜찮죠. 컬러링도 좋고.
어째 마트에 쌀과 우유를 사러 갔다가 이상한 것만 사들고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뭐, 그냥 넘어가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