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물론 살아가는 방법, 글을 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안다. 특히 수많은 실용서들이 테크트리에 대해 나름 조언을 해 주는 일반 직장인으로서의 삶과는 달리, 글을 쓰고 살겠다, 글로 이름을 날리겠다고 생각하는 삶에 대해서는 그런 조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설령 있다고 해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고
다행히도 내게는 그분이 있다. 그분이 누구신지는 이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다 아실테니 생략한다.
나는 그분의 책을 보며 설레던 어린 학생이었고, 팬이었고, 팬픽을 한트럭 분량….. 은 아니고 노트에 썼으니 라면박스로 한상자 분량을 연성했으며, 그분같은 작가가 되려고, 정확히는 당신을 뛰어넘으려고 계속 글을 썼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택도 없는 일이지만 인생은 기니까. (훗)
그리고 내가 작가가 될 거라고 말씀을 드렸을때 그분은 말씀하셨다.
-팬픽 쓰지 마. 넌 누군가의 짝퉁이 될 거냐? 적어도 데뷔할 때 까지는 팬픽같은 건 쓰지 마.
-남의 글 분석하지 마.
-남의 글을 베끼는 것은 공부가 되지 않아. 문학작품을 베끼는 것을 글 공부로 착각하는 애들이 있는데 그건 팔 근육을 키우는 운동일 뿐.
-남의 작품 열심히 읽지 마. 너는 작가/작가가 될 사람 이야. 왜 남의 팬이 되는 일에 더 우선하지?
-평론하지 마. 감평하지 마.
-작가 또는 작가 지망생이라는 애들이랑 친목질 하지 마. 글은 혼자 쓰는 것임.
-유행하는 것을 만들려고 하지 마. 대체재가 되지 마. 대체재가 없는 작가만이 반짝작가를 면할 수 있다.
등등등. 써놓고만 보아도 하나같이 주옥같은 말씀이었다.
팬픽을 안 쓰는 것은 처음에는 괴로웠지만 뭔가 쓰고 싶을 때마다 단편소설을 써서 쌓아놓기 시작했다. 태왕사신기 사건이 있었을 때 한 사람의 바람 팬으로서 분연히, 공개된 시놉시스와 바람의 나라는 물론 관련 유사작품들의 구조를 분석해서 카페와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었더니 그분은 나중에 그걸 아시고 혀를 차셨지만; 어쨌건 그걸 마지막으로 나는 분석질을 그만두었다.
문창과에 다니는 동생은 정말 방학숙제로 오정희의 소설을 손으로 베끼고 있었지만, 나는 처음으로 만화 스토리를 써보게 되었을 때 시험삼아 바람의 나라 제 1화분량을 놓고 해 보고, 그건 고전이라 양이 많다는 말에 씨엘 그달치 분량을 놓고 한번 대사만 죽 옮겨쓴 상태에서 지정 분량 안에 연출로 채워넣는 연습만 해본 것이 전부였다.
남의 작품 열심히 읽지 말라는 말씀이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글을 쓸 때 필요한 자료를 읽고, 내 글의 말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국어사전이나 고전을 읽고, 그리고 글을 읽고 다듬고 논픽션 같은 것을 찾아보고 하다 보니 남의 소설, 신간소설 챙겨 읽을 시간이 없었다. 직딩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 독서량은 적지 않은 편이다. 그 대부분이 자료로서의 책, 생각을 하는 책이고, 문학은 확실히 다섯권에 한권 꼴로 빌려오는 것을 보면. (그러다보니 장르문학은 사실 별로 보지 않게 된다. 농담 아니고 월하동으로 책 내야 한다는 말 들을 때 까지 라노벨 안봤다. 스즈미야 하루히 1권만 빼고.)
친목질은 안했다. 일부러 안했다. 몇번인가 커그 같은 데의 모임에 나가 보았지만 불쾌한 일만 있었다. 허물없는 것도 좋지만 분수가 있지. 여자 다섯명한테 붙잡혀서 입고 있던 점퍼가 벗겨지고 머리에 머리띠에다가….. 결정적으로 그중 한 년이 안경을 벗기고 화장을 시키려고 한 바람에 말이다. 어디 남의 안경에 손을 대니, 이 개념 뭘로 처먹은 인간아. 이후로 커그의 여자 모임이라면 질색을 하게 되었다. 누구신지 모르지만 그때 내 안경 벗긴 분은 3대가 재수없을 거다. 당신들이 여자였으니 망정이지 남자가 나한테 그랬으면 그것만으로도 추행에 강간에 온갖 말을 만들 수 있었을 거다. 개념좀 갖추고 살자, 제발.
그렇지 않더라도….. 메신저 등등으로 연결되었던 몇 안 되는 분들 중에 하필이면 이런저런 일로 악명을 떨친 분들이 계셨으니, 어떤 분은 내가 알아서 잘 떨궈냈고, 어떤 분은 또 별것도 아닌 것으로 사람 생트집을 잡아대었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데서도 생트집을 잡고 있었으며;;;; 어떤 개쇼키는 나보고 시놉시스를 보여달라고 했다. 명색이 작가라는 새끼가. 싫다고 했더니 자기가 쓴 글의 시놉시스를 억지로 보여주려고 파일을 자꾸 날렸다. 계속 거절 찍다가 아예 차단 걸어버렸다. 그건 작가라는 놈이 개념이 없었던 것이니 지금도 똥 밟은 셈 치고 있다.
다행히도 e-book 쪽에서는 그다지 터치가 없고, 대원씨아이에서는 조금 더 로맨스 요소를 첨가하라는 말 말고는 별 터치 안 하셨다. 하지만 모 사에 투고를 해 보고 돌아온 대답에 다소 삽질하고 있는데, 대체재가 없는 작가가 되라는 말씀을 하셨다. 유행을 타면 수명이 길지 못하다고. 그 말씀이 옳다고 생각했다. 한때 본격적으로 야오이를 써볼까 했지만, 그분은 내게 “처음에 야오이나 야설같은 것으로 이름을 알리면, 나중에 진짜 유명해지고 나서도 그 이름에서 못 벗어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나는, 팬픽노트 한박스를 폐지로 내놓고, 연습장 만화 반 박스 중에서 미련이 남은 열 권만 골라서 남겨놓고 다 갖다버리고, 한 주제로 죽 이어지는 소설 12메가와, 단편소설 잔뜩과, 어쨌건 종이책으로 나간 소설 다섯권 분량을 끌어안은 채, 공무원이자 이제 한질을 내고 난 늅늅뉴비 작가로서 만 삼십 세를 목전에 두게 되었다.
요즘들어 내가 인생에 마가 낀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 그다지 친목질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메신저를 추가하는 분도 계시고 내가 추가한 분도 계셨고 뭐 등등. 그랬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말 시키시면서 무슨 책 읽어보세요, 제 글좀 보시고 추천감평해주세요, 그러기도 하고. 편집부에 소개해달라는 말을 한 사람도 있었다. 참고로 내가 알아서 먼저…… 아는 편집자님이 요즘 뭐 괜찮은 사람 없을까 하시길래 사실 이러저러한 사람이 있는데요 하고 말한 경우가 딱 한 건 있는데 그분은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 분이었다. 말고는 언젠가 나를 꽤나 화나게 했던 모 기성작가-_-+가 자기를 대원씨아이에 소개해 달라고 해서 당시 담당님께 운만 띄웠더니 “실력을 갖춘 분이라면 대원소설상에 직접 투고하라고 해요 ^^ 괜히 혜진씨 어려운 부탁 시키지 말고.” 라고 쏘 쿨하게 대답하셨음. 그 일로 나는 그 담당님을 많이 신뢰할만한 분으로 인지했음.
어떤 예의 밥말아먹은 인간은 뭐, 결국은 인맥으로 데뷔한 것 아니냐 나도 덕좀 보자. 식의 말을 하기도 해서 그쪽이 날 추가한 당일로 내 메신저에서 킥밴해버리기도 했는데 말이다.
하여간 작가나 평자를 자처하는 분들, 혹은 작가나 평론가 워너비인 분들이 공연히 나를 친추해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실때 나는 독서취향이 좀 까탈하다 보니 님이 추천한다고 그 책 읽는다는 보장 없고, 감평은 웬만하면 자제하고 있으며, 남을 어디에 소개해줄만한 주변머리도 없거니와 그럴 능력도 없는 늅늅뉴비라고 강조한다. 그러다 보면 대체 어쩌다가 그런 이상한(?) 사상이 생겼느냐는 말을 흔히 듣는데.
나는, 내가 그분의 제자인 것은 아니지만 나는 마음으로 그분을 내 선생님으로 정하고 있는 어느 전설의 레전드 님. 의 조언을 옳다 받아들인 것 뿐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캐묻기도 하고, 아, ##님. 하고 바로 알아맞히는 분도 계시긴 한데.
자, 중요한거다. 그런 분들이 백이면 백, 뭐라고 하시는지 아는가?
100%, 다음 선택지 안에 답이 있는 거다. 그분이 누군지 아는 내 벗들은 같이 화내도 좋을 듯.
1. 아니 참 그분이 언제적 사람인데 그분 말을 맹목적으로 듣나효
2. 그분하고 해명님하고는 장르가 다르잖아요. 그냥 참고만 하고 따를것 없음
3. 그분이 소설 낸 것보다(그분의 모 만화의 소설판 말이다) 내가 소설낸게 먼저니 장르소설 바닥에서는 내가 그분보다 선배예요. 그러니 그분 말 듣지 말고 내 말이나 들어요.
4. 나도 소시적에 그림좀 그렸는데, 그분 말이 다 옳은 것 같아요?
5. 참나, 그 사람 제정신이야? 친목질 안하고 작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바닥에서 버티려면…….
……..자, 3번은 내가 말 듣자마자 차단걸어버렸다. 1,2,4번은 곱게 설명을 했고, 5번은 “가죽이 모자라서 뚫린 주둥아리로 말 참 예쁘게 하는구나 십쇼키야.”라고 날려줬다. 하여간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는 케이스 딥따 많구나 라고 느끼는 요즘이었다. 아니, 3번 발언 들은 것은 벌써 한 2년 되긴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고수를 못 알아보는 것이 불쌍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뭐 그렇다.
내 “그분”은, 그분의 바닥에서 30년을 버텨오신 분이고, 고작해야 10년 된 판무협계에서 아무리 자기가 중견이니 원로니 자뻑어린 말을 해봤자 그만큼의 렙을 쌓았을 리 없다는 것은 안봐도 비디오. 그런데다 국내 판무협 작가 중에 그만큼의 실적/렙/작품성을 쌓은 사람이 얼마나 되던가.
그런데다 내게 위와 같은 겁대가리 상실한 소리를 하고 자빠진 인간중에 제대로 된 작가는 한명도 없었다. 작가도 간혹 있었지만 고작해야 데뷔작 후 한질 정도 더 낸, 그러니까 나보다 조금 먼저 데뷔한 작가였고. 나머지는 작가 워너비 아니면 평론가 지망생이었다. 그나마 내가 새겨들은 것은 내가 먼저 작품을 보여드리고 조언을 구했던 모처의 편집자님의 말씀으로, 어쨌건 장르문학을 하려면 유행 코드나 그런 것을 모르고 갈 수는 없으니 일본에서 대박을 내고 한국에 수입된 작품정도는 읽으라는 말이었지만, 그 외의 발언에 대해서야.
기각이다.
내 그분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내가 다 새겨듣는 것도 아니지만, 대충 위에 언급한 것들에 대해서는 나는 나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 그 길을 나랑 비슷하게 겨우 몇 걸음 간 사람이나, 아니면 아직 시작도 안 하고 밖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 말에 대한 95개조 반박문을 귀 열고 들어줄 생각은 없다. 그야말로 어딘가의 편집자, 혹은 장르문학이 아니라 다른 분야라도 좋으니 적어도 자기 분야에서 대가라고 불릴 만한 사람. 장르문학으로 치면 이영도나 전민희, 이우혁, 최대한 세대를 낮추어도 홍정훈 등등, 그렇지 않으면 만화 스토리와 라이트노벨, 장르소설 모두 상업작가로는 가장 유명하게 날리는 임달영, 그렇게 적어도 지난 세기부터 활동하며 재미건 작품성이건 판매량이건 어쨌건 손꼽을 수 있는 레벨의 작가님이 내게 그분 말씀에 대한 반박을 한다면 어느정도 고려해볼 만 하겠지만.
진짜 재미있는 것은 내가 위에 언급한 종류의 사람들 치고, 그 말에 대해 반박한 사람은 한 명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러니 남 가는 길에 공연히 감 놓아라 배 놓아라 방해하지 말고 가서 발 닦고 자. 나에게는, 발자국도 길의 흔적도 없는 눈덮인 벌판을 걸어가는데 있어 그분의 말씀은 그저 에지와 노드로만 표현되었다 하더라도 유일한 지표니까 말이다.
ps) 그리고 연줄로 데뷔한것 아니냐고 묻는 인간한테 하는 말인데, 그런 연줄 있으면 나도 소개나 좀 시켜줘봐라. 정말로 그런게 있는지 나도 궁금하다.
참고로 내 그분께 나는 그냥 성격 사나운 팬이지 제자가 아님.
그리고 그분은 제자라고 해도 연줄로 뭐 하시는 분 아님.
대체, 자기 손으로 직접 손에 넣은 게 아닌 어설픈 명예로 사람이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이를 덜먹었든가 헛처먹은거고.
이번주에만 그런 이야기를 서로 다른 3명(작가지망)에게 듣고 나니 진이 빠졌어. 으엉으엉. 한분 더 하시긴 했지만 그분은 평론쪽이고 핏대세우며 이야기할 정도로 흘러가지는 않았음. 가벼운 권유 및 어드바이스에 가까웠으니까.
그리고 나도 그런 소리 귀 찢어지게 들은 뒤끝이니 하는 소린데, 나보고 글쓴다고 뭐라 하지 말고 또는 글은 안쓰고 씨엘로 동영상이나 만들고 있다고 뭐라고 하지말고, 댁이나 친목질 할 시간에 가서 글이나 쓰셈. 나한테 권하는 댁들은 친목질 하면서 인생이 발전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결국 인맥으로 뭐가 되는 일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임. 그것만으로 끝까지 살아남을 정도가 된다면 정말 인맥계의 전설의 레전드인 거고.
그리고 만화로 동영상 만드는 거, 아마 이해는 안 가겠지만 나름 연출공부가 되거든.
ps2) 덧글을 달다가 생각났는데 그분의 주옥같은 조언
-자기 인세 말하지 말고 남의 인세 묻지 마라
-계약서를 왜 다른 작가 보여주냐. 그런 건 보여달라고 하는 놈이 개념없는 것임.
그런데 예전에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txt
그것도 음, 아직 데뷔하지 못했던 분이 말이죠, “출판계약서는 쓸 때 속기 쉬우니 자기가 봐주겠다”며 친절을 보였는데, 웃기지 말라고 하세요. 댁은 출판계약서 한번 써보고 내게 그렇게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난 그때 이미 모 출판사(장르문학은 아니지만 교과서나 전문서 내는)에서 2년동안 일하고 나온 “전직 편집자” 였단 말입니다. 내가 작가 입장에서 쓰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 쓴 계약서는 10여장이 넘었어요. 참, 이쯤 되면 오지라퍼들이 많은 건지 아니면 뭔가 자기들이 엄청 대단하다는 착각의 늪에 빠져 사는 건지 모르지만, 그리고 어째서인지 이 바닥에 멀쩡한 분들 많은데 제게는 그런 이상한 분들이 자꾸 들러붙는건지 모르지만.
……예, 뭐. 제가 부덕해서 들러붙는 거겠죠. 근데 나 만만한 사람 아니거든? 블로그 대문에 생글생글 웃고 있다고 함부로 들러붙어서 헛소리 하면 큰 꾸지람 정도가 아니라, 고전과 “태백산맥”으로 욕설을 배운 놈의 욕설은 이렇게 다르다. 를 몸으로 경험하게 될 줄 알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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