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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the ‘I was here’ Category

요즘 근황입니다다다다다

March 8th, 2010

해명은 과로사 직전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안 죽은 것은 아마도….. 명절휴가비를 띵쳐서 해먹은 한약의 파워인것 같은데 말이죠. 직장인에게는 누구나 바쁜 철이 있고, 그 철이 지나면 잠시나마 숨돌릴 틈이 있는데, 하필 그 숨돌릴 틈에 구렁이 한마리가 담을 넘어와 제 무릎에 또아리 틀고 앉는 바람에, 삼일절에도 일하고 토요일에도 일하고 일요일에도 일했습니다. 그리고는 늦게 집에 돌아와서, 새벽 3시까지 글 쓰다 자고, 새벽 5시까지 글 쓰다 자고, 그러고 지냈지요. 물론 출근하는 직장은 관공서니까, 늦잠은 금물입니다. 늦게 자고 일찍일어나는 새나라의 음흉한 어른이 되어서 열심히 글쓰고 책보고 하며 지냈습니다.

하여간 그 결과로 황금새 1부 침묵의 탑 편을 탈고했습니다. 북토피아 때와 달리 총 6권이고요.
전체 내용에서 한 두권 반 분량이 잘려나갔고, 다시 한권 좀 넘게 새로 붙었습니다.

2부, 3부는 올 여름쯤 다시 탈고해서 넘겨야죠. 구성이 많이 바뀔 겁니다. 제가 20대 초반에 글을 얼마나 못썼는지 실감하느라, 매일매일 10년전의 자신을 존나 비웃는 ^^ 날들이었지요. 여운국 각란성의 나비 이야기가 1부에 짧게 언급됩니다. 각란성씨의 나비 이야기는 제가 써놓고도 좋아했던 것이라서. :-) 훗.

아마 2~3주 후에 교보 디키스토리 통해서 구입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월말까지, 미소년 전사가 아니라 “공대의 전설” 하이바맨을 써야겠군요…… 하이바맨은 엔픽에서 나올 예정입니다. 여름쯤 예판하고 겨울에 본판할 듯 해요.

엔픽노블은 신생회사입니다. 여러가지 불안한 점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거고, 그런 점에 대해 말씀해 주신 분도 계시지만, 그래도 좋은 만남이 되었으면 해요. 표지는 미소년전사 하이바맨의 작화를 맡아주셨던 김진희님이 해주실 듯 합니다. 나름 열심히 꼬셨거든요. ㅎㅎㅎ

며칠전의 영업방해 건이 없었으면 3월 말까지 너끈히 썼겠지만…… 영업방해 건의 여파가 적었다고는 할 수 없네요. 다 제 수양 부족이죠. -_-+ 그런고로 4월 첫주까지 다 쓸 생각입니다, 하이바맨 1권은요. 요즘은 정말 정신없고 몸도 힘든관계로, 웬만하면 영업방해가 없는 나날이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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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here

서브컬처 대패본이 만들어내는 “잘못된 인풋”

March 4th, 2010

얼마 전 판타스틱 쪽의 설문에 답하면서…..

판타스틱 3월호 본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한국적 라이트노벨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바른 우리말을 쓰기 위해 조탁에 공을 들이고 매년 한국어능력시험을 본다”는 실로 엽기적인(;;;;;) 대답을 적어놓았다. 뭐, 사실이고. 아직 1등급은 못 받아봤지만. (2-급, 2+급 정도.)
그건 편집자가 1등급 받으면 되는 일이고. (먼산) 에잇!

사실은 본문에 잘려서 다행이긴 한데…..
그 밑에 내가 뭐라고 적어놓았느냐 하면 말이다.

작가는 모국어에 빚을 진 사람입니다. 빚을 갚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사채를 끌어다 안기는 듯한 글을 보면 잡아다가 묶어놓고 3주 동안 간장 없이 군만두만 무척 화가 납니다.

라고 써놓았다. 참고로 저기 중간에 del로 표시해 놓은 것은 원문에도 그렇게 적어놓았고. 솔직히 저 부분은 잘릴 줄 알았다. 그 증거로;;;; 처음에는 편안하게 메일을 보내셨던 판타스틱 기자님이, 내가 저 답안지를 보내고 난 뒤에는 각잡힌 문어체로 메일을 적어 보내셨으니. (먼산) 무엇보다 저 말 그대로 실렸으면 국내 몇몇 라이트노벨 작가님들 가슴에 비수를 꽂았을지도…… 음?

뭐, 사실 국산 라이트노벨 쓰시는 분들은 물론 장르문학 하시는 분들 중에 모국어에 사채 끌어다 안기는 분들은 적지 않고. (중얼중얼) 솔직히 말하자고. 주인공이 신나게 주술을 부려도 문장의 주술구조는 엉망인 소설이 어디 한두 가지여야 말이지. 나라고 100% 잘 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몇년만에 지금 e-book 낸다고 황금새 손보고 있으려니 로서~ 로써~ 헛갈린게 한두 개가 아니다. 아놔,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으면서 무슨 짓이야.

그런데 사실 나는, 그 소위 일빠 덕후 체, 혹은 모국어에 사채 끌어다 안기는 작가들이 자꾸 늘어나는 원인으로, 잘못된 인풋을 꼽고 있다. 일본 서브컬처에 많이 노출된 사람 특유의 단어나 번역체, 어색한 주술구조 말이다. 오죽하면 일빠 덕후 체라는 말이 다 생겼을까. 그걸 폼이 난다고 착각하고 남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인풋이 나쁘니 아웃풋도 나쁜 것이다. 애초에 정수기 필터 노릇을 할 만한 베이스가 안 들어가 줬다는 말이고. 그 잘못된 인풋에는 역시 양판소들 내놓으면서 문장교열 한번 안 본, 그야말로 쿽에 본문 얹어서 편집 인쇄만 하고 땡 친 출판사들과, 대패질 번역가들이 있다…… (그리고 몇몇…. 정발 번역가도 있고)

고 생각한다.
아침에 밥먹으면서(어이 지금 몇시? -> 뛰어서 5분이면 사무실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음) 이번에 새로 시작했다는 웹진 cbomb의 글을 보다가 번역가 김완님의 말씀 여기저기에 공감하여 써 봤다. (가슴으로 울었다. 번역할 놈들은 국어공부부터 좀 해! T_T)

http://cbomb.egloos.com/3097563

이번 호 특집은 불법 번역 대패질쪽 이야기인데, 그렇지. 나도 윈도, 오피스, 게임은 정품 사서 써도 포샵은 정품 못 쓰지만, 그게 어디가서 자랑할 일은 아니잖은가. (근데 얼마전에 윈7 구입해서 사무실에서 받았더니 다들 “그럴 돈이 있으면 피자라도 사!”라는 반응이 OTL 늘 그렇긴 하지만 여긴 전산실이라 더하다…..) 이상하게 서브컬처쪽만, 불법에 대해 자랑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도 곤란하지, 음. 그렇다고 대놓고 까자 주의로 논지를 몰고간 것은 아니므로, 대패질로 명성을 떨치고자 하시는 분들도 그냥 편안히 읽어보셨으면 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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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here ,

안 놀아줄 거예요, 오지 마세요. ^_^

February 24th, 2010

콘티질 하다가 자를 부러뜨리는 바람에 새벽에 편의점 다녀오는 뻘짓을 했다.

언제 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칼질은 못할 만큼 망가진(그러니까 그냥 콘티짤 때 줄 긋는 용) 학용자(구입당시 300원 추정)였는데 결국 작살내고 말았다. 뭐, 내 성질머리 때문이긴 하지만.

22일 새벽에 글 하나 올렸는데, 퇴근해보니 마이글에 조금 불편한 글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http://lawrence.tistory.com/789 있긴 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려고 했지만 하필이면 내가 바로 그날 새벽에 올린 내용과 비슷한 건수가 있어서 빙의해서 좀 파다닥 했다. 자의식 과잉도 아니고 뭐하는 짓이니 하고 생각하며 애써 마음 가라앉히고 쓸 글 쓰느라고 용을 썼지만, 정상보다 열이 올라 있는 머리로는 아웃풋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서 23일 새벽에, 22일밤에 작업한 것 다시 다 날렸다. 대략 2월 말까지 일을 끝내야 하는데, 일할 수 있는 시간은 퇴근 후에서 새벽까지. 그야말로 성질에 겨워 하루치를 꼬박 까먹은 셈이다. 차라리 그 시점에서 덧글로 뭔가 반박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내 블로그에 트랙백도 핑백도 안 남겼는걸. 그러니까 내가 남들의 감정다툼에 엉뚱하게 빙의한 자의식 과잉모드가 아니라면 내 뒷담화 까는 것을 발견한 상황인건데.

둘 다 내가 끼어들 상황은 솔직히 아니잖나. 남의 싸움에 내가 엉뚱하게 화내면 나 혼자 이상한 놈 인증이지. 그런데다, 뒷담화라고 쳐도.

누가 내 뒷담화를 한들, 그건 그쪽 문제지 내 격하고는 상관없지 않나.

그런데다 여자들이 뒷담화 까놓은 것에 나중에 뭐라고 그러면 “어머 너보고 한 말 아닌데 님 자의식 과잉임 ㅋㅋㅋ” 인건 거의 안봐도 AVI고. 그냥 나는, 멀쩡히 할 일 놓아두고 밖에 나가 죽도를 머리 위로 들었다 내렸다 했다. 대충 뒤져보니 디씨에 다니는 분이고, 얼마전에 다른 분이랑 싸운듯 하다는 것은 분위기로 알겠는데 뭘 어떻게 싸웠는지는 모르겠고. 그런데다 결정적으로 교육계열에 계신 분인 듯 해서 더더욱 싸울 생각이 안들었다. 교육계열에 계신 분들은 대개 언어능력이 과도하게 발달한데다 직업병이라 할 만한 습관이 있는 관계로, 잘못 말 섞어 싸우다 말 한 마디 실수하면 한없이 귀찮아지는 게 보통이다. 어디로 봐도, 그냥 입다물고 쿨시크하게 있는게 최선이었다.

생각을 했는데. (그리고 마이글님이 덧글 다신 것도 있었고. 디씨에서 일이 있었던 것을 확인. 남의 문제라면 더이상 내가 열 낼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23일 아침, 점심, 저녁때 내 블로그에 달리는 걱정의 덧글을 보니, 아, 그냥 잊고 넘어가면 러브 앤 피스, 만사가 형통인데 그 글 봤을 때 골 땡기던 게 또 생각나는 거다. 그런데다 낮에 디씨에서 시끄러웠다더니 퇴근해서 메신저 켰더니 그거 물어보는 사람이 하나 둘 셋 넷. 빠득. 급기야 오늘도 해야 할 글은 잠시 스톱. 어차피 내일까지 콘티도 해야 하므로 성질 가라앉을 동안 콘티질을 했다.

하다가 자를 부러뜨린 것이었다. 메신저가 웬수지. 내가 그래서 배틀 없다고 했잖아…… OTL 으흑;;; 나름 걱정해서 물어본 것일테니 뭐라고도 못하고.

그래, 그리고 나는 지금가지 그 자 부러뜨린 이야기를 하고, 내일은 쿨하게 잊고 다시 퇴근해서 글이나 열심히 쓰려고, 그렇게 블로그에다 글 쓰고 있었다 이거다.

이번에 e-book으로 다시 나갈 황금새 마저 써야 하는데. 3월 1일부터는 하이바맨을 써야 하니까. 자 사러 나갔다가 돌아오고 했더니 시간 순식간에 까먹어 벌써 새벽 3시고, 본업이 있으니 출근을 하려면 눈은 붙여 둬야 한다. 결국은 작업에서 이틀밤을 꼬박 까먹은 셈이다. 그래, 뭐. 3월 1일은 삼일절. 출근 안 하는 날이니 그날 목숨걸고 쓰지. 그렇게 생각하면 좋았지. 좋았는데.

요즘 피드가 늦어서 수동피드 하려고 마이글 들어갔는데
이건 또 뭐니.
아놔…… OTL

http://lawrence.tistory.com/792

저기, 영업이라면 웃기지만 영업방해 이틀 하셨거든요.
근데 신나게 뒷담화 까 놓고(뭐 본인이 직접 그렇게 쓰셨으니 인증 맞죠?)
이제와서, 님 블로그에 덧글 달고 가신 여러 유저 여러분께 사과의 글 남기신다면서 덩달아 저까지 욕보이시나요. 제 글은 무단 불펌까지 하시면서 말이죠? 우와, 정말. 대단해. 살다살다 이런 싱크빅한 방법으로 당하다니, 머리 좋으신 분인 것은 사실인 모양이네요. 이젠 기막히다 못해 웃겨서 잠도 안 와. 젠장, 아, 그래요. 낮에도 죽도록 바쁜 이 신학기 직전에, 그런데다 글도 마감인 시기에, 나한테 이러는 것 보면 내가 전생에 그쪽에 돈빌리고 안 갚은 거라도 있는 모양이지. 아, 예. 미안해요. 내가 모르게 전생에 미안한 게 있으면 미안하다고 할 테니까.

님.
전 그냥 아무 말 안 할테니까,
그냥 내 글 읽지 말고 그냥 좋게 말할 때 가세요. ^_^

구역질 난다면서 뭘 읽고 그래가면서, 뒷담화 실컷 까놓고는 사람 욕보이기까지 합니까. 그냥 님은 님 갈길 행복하게 가시고 그냥 평생 그러고 사세요. :-) 님은 똑똑하고 스펙 좋은 분이라니 평생 그러고 사시라는 말도 욕은 아니겠네요.

그리고 남에 대해 할 말 있으면 이렇게 사람 신경 득득 긁지 말고 그냥 제대로 트랙백 핑백 날리고 하든가 해요. 뒷담화가 뭡니까. 배울 만큼 배우신 분이.

제가 올해 30살인데요, 30년동안,
면전에서 말하고 싸우든 풀든 어쨌건 그리 한 적 있고,
뒷담화 까는 것 보고 그냥 그래 넌 그러고 살다 죽어라 한 적은 있어도,
뒷담화 까놓고 거기 열광적으로 반응한 여러분들께 반성하시는 김에 저한테 2단 콤보 하이킥 날리는 사람은 님이 처음입니다.
처음이자 제발 마지막이었으면 하네요. :-)

님은 그냥 뭐, 하실 말씀 있으면 덧글 남기시는 것은 자유인데
대답은 기대하지 마세요. 님은 안 놀아드려요. ^_^
뭐, 이쯤 되면 이거…… 격이 안 맞아서 말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뭐, 그냥 안 놀아드리는 것 밖에 없겠네요.

그리고 저한테 할 말 있는 분들은, 그냥 덧글, 트랙백, 아니면 트위터 RT. 얼마나 좋아요. 할 말 있으면 그냥 하고 사세요. 뭘 그렇게 빙빙 돌리며 인생 힘들게들 사시는지. 아, 진짜. 지난 11월부터 이래저래, 글 때문에 싸움도 많고 번잡했는데. 이거 진짜 크리티컬. 지금 새벽 3시에 기가막혀서 웃느라 잠도 안 오는데. 아, 정말. 언제 잘 지 모르겠네요.

ps) 트랙백 남겨요.

ps2) 컴퓨터에 대고 소금을 뿌릴 수는 없으니…… 이거 참.

위키피디아에 퍼블릭 도메인으로 올라와 있는 NaCl 그림이라도 걸어야겠군요. 훠이!

ps3) 그리고 제가 왜 화내는지 잘 모르시는 분께 부연하자면
저 글은 음, 사과글이라기보다는
“쟤가 병신이라 내가 깠음. 그래서 너님들이 불편했으면 미안미안”
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저런 타입은 저 졸업한 고등학교에서 물리듯 봤는데
이번에 또 보네요. (하아) 제가 귀찮음을 무릅쓰고 소금까지 뿌리는 이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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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동 6권을 개인지로 낸 이유, 황금새를 e-book으로 낸 이유

February 22nd, 2010

며칠 전에 옛날 조아라에 황금새를 연재하던 시절의 독자와 ^^ 채팅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주된 이야기중 하나는, 황금새가 이번에 다시 나오는 것이 종이책도 아닌 e-book으로 나오는 것에 대한 유감이었다.

소장가치 없는 이북 같은 것 말고 차라리 개인지를 내면 어떤가요, 라는 말을 들었는데, 여기에는 약간의 문제가 있는 것이…. 일단 지난번 월하동 6권을 개인지 낸 것만 해도, 이건 적자도 이만저만한 적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예컨대, 전혜진씨가 한달 내내 야근을 풀로 채워서 한다면 얼마를 더 벌 수 있는가, 라든가.

아니면 글을 쓰니까, 그걸 돈으로 환산하면, 이라든가. 아니면 교정교열같은 간헐적인 일거리가 들어오기도 하니까 기타등등을 생각할 경우, 의 기회비용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는데도 월하동 6권은 적자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200권이 넘게 예약이 들어왔는데 실제로 돈 내고 산 사람은 100명 뿐이었다. 책은 이미 예약부수+손실고려분 만큼 찍어놓은 상태였다. 스스로 교정교열 보고, 그림이 늦게 들어와서 고민하고, 인쇄소 뛰어다니고. 고생한 비용 빼고 실제 인쇄비와 배송비, 사고로 돌아온 책들에 대한 비용만 쳐도 일단 손해였다. 차라리 예약을 받을 때 입금도 받았으면 그정도 적자는 안 났겠지. 독자에게 미안하지만, 택배로 보내려던 것을 일반 등기로 보냈음에도 손실은 적지 않았다. 여기까지가 인쇄비 대 손실액에 대한 실로 처절한 이야기 되겠다. 참고로 내 방은 책상 하나 침대 하나가 고작인 고시원에 주방만 딸린 듯한 원룸이라(세탁기는 공용이다) 그거 쌓아놓았다가 겨울에 캠프파이어 할 여건도 안 된다. 뭐, 막막했다.

자, 근데 그걸 끌고 매일 점심때마다 우체국에 가서 부치고 오고 하다 보니 허리가 삐끗했다. 허리에 바른 파스값과 병원비, 그리고 기회비용에 대해 이야기하면 글쎄, 실제 손실액과 합치면 내 한달 월급을 한참 넘는다. 기회비용에 대해 말하자면, 나는 딱히 야근 안 하고 매일 밤+주말 내내 글만 쓰면 라이트노벨 한권을 한달 안에 쓰고 퇴고할 수 있다. 쓰는 족족 글을 팔아치울 능력자는 아니지만, 그게 내가 밤마다 한 작업에 대한 기회비용 최대치라고 보면 어떤가? 실제 월하동 6권을 개인지로 내는 데 소요된 시간은 두달이 넘었다. 들어온 내지 일러스트 상태가 좋지 않아서 포토샵으로 다시 작업하는 데만도 주말을 꼬박 바쳐야 했다. 주말에 그 짓 안 하고 토익 토플 시험감독이라도 뛰면 얼마 나올 것 같은가. 계산이 될까?

황금새를 개인지로 보고 싶다는 말은, 글 쓰는 입장에서는 그걸 그렇게 좋아해주는구나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냉정하게 돈계산을 해보면 무서운 이야기다. 빽빽하게 우겨넣을 테니 권당 만원, 권당 이만원을 해도 구입해 줄 건가? 그것도 아니잖는가.

내가 미친 척 저지를 수는 있어도, 남이 함부로 할 이야기는 아니었다. 개인지라는 것은.

대충 알고서도 월하동은 강행할수밖에 없었다. 그건 이미 완결을 1권 앞둔 이야기였고, 어떻게든 작가로서 이야기를 매듭지어야 했으니까. 이미 출판을 한 이야기이므로 예약이 200권 남짓밖에 안 나갔더라도 150권은 팔아치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은 완전한 계산 미스였지만. 그래, 뭐. 그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 내가 앞으로 낼 소설들도, 혹시 그렇게 중간에 잘리게 된다면 나는 그렇게 해결할 거다. 까짓거 한두달, 굶지 뭐 하고. 그건 내 의지고 제대로 된 완결을 보여주겠다는 것은 구입해준 독자들에 대한 예의니까.

하지만, 그분과 이야기하다가도 말했지만. 그런 것을 작가에게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저 “소장가치”를 논하기에는 정말 무리수가 심각한 일이니까.

예전에 황금새를 이북으로 내겠다고 했을 때, 그것이 조아라에 올라온 것과 내용이 다소 달라지는데다, 기존의 글을 출삭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돈이 그렇게 좋냐….는 류의 쪽지를 꽤 받았다. 그러니까 이른바, 공짜로 보던 것을 돈을 내고 봐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분노였다. 그 무렵 조아라에 올리던 글을, 연재를 멈추었다. 5부까지 연재 마무리는 했지만 그 이후는 올리지 않았다. 솔직히 말할까. 댁들도 배신감 느꼈다고 작가님이 그럴줄 몰랐어요 그러고 쪽지 보냈지만, 나 역시 정말 배신감 느꼈다. 라는 기분이었다.

그래, 중고딩이 많이 봤으니까 하고 이해하려고 했다. 중고딩이 무슨 돈이 있어요, 라는 말에도 이해하려고 했다. 그래서 미리 공지를 했고, 읽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순차적으로 지웠다. 욕을 먹어도 그때 내게 필요한 일이었으므로.

그런들 뭐 하랴.

독자라면서 전자사전에 넣어 읽게 텍스트 파일을 요구하지 않나. 이북 낸다고 돈이나 밝힌다고 욕이나 디리 하지 않나.

솔직히 말하면 이북이 그렇게 엄청나게 돈 되는 물건도 아니다. 그랬으면 북토피아가 그 짝이 났겠냐. 그게, 돈이 그렇게 좋으냐는 말을 듣고도 억울하지 않을 만큼 돈이나 되는 일이었으면.

그래도 나는 해야 했다.

웹연재는 백날 해봐야 경력이 되지 않는다. 당연하잖아. 10년 전에 웹에 싸지른 글이 당신 경력이면 좋겠냐!!!!!! 그렇게 치면 은영전 로이오벨로 쓴 것도 내 경력으로 치랴! 하지만 e-book은 달랐다.

그건 실물이 아니라도 정식 출판물이고, 도서관에 납본이 되는 것이고, ISBN이 나오는 일이었으니까.

내게는 ISBN이 필요했다. 내 젊은 시절에 그런 소설을 시작했고, 이것은 내 저작물이라고, 그것을 주장할 명확한 근거가 필요했다. 막말로 웹에서 불펌해다 P2P에 돌아도, 경찰에 신고했더니 책 판권을 복사해 오라고 하는데 내가 도리가 있냐. 물론 공개가 아니라 내가 저작한 즉시 저작권은 형성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경찰조차도 웹연재물 따위의 저작권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았다. 그런데다 그 직전에 보았던 일, 송지나 사건을 보고 나서 느낀 것은, 자기 글이건 경력이건 자기가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나라는 그런 데까지 신경 써 줄 나라가 아니었으므로.

그런데다 그때 나는 라이트노벨 월하의 동사무소의 첫 권을 내고 있었는데.

내 인생을, 20대 후반에 그냥 동사무소에서 시시덕거리는 라이트노벨을 쓴 것이 데뷔작. 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동사무소에서 시시덕거리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내 글’이라 부를 내 작가 인생의 시작점이 된 소설은 그게 아니었다.

나는 그것에 대해, 그건 내 새끼요 내 글이라고 주장할 명확한 근거가 필요했다.

내 작가인생의 이력에 그녀석을 명확하게 박아넣고 싶었다. 냉정하게 말해서 그건 웹연재나 개인지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출판사에 작가로서 이력을 넣을 때, 내가 어디어디 웹연재 했소 하고 이력서 넣을 수 있을 것 같은가? 글쎄, 내가 알기로는 그건 알바나 자원봉사 경력 같은 거다. “자기소개서에는 넣을 수 있을 지 몰라도 이력서에 넣기에는 참 거시기하고 뭣한, 비공식적 기록” 말이다. 뭐 경우에 따라서는 흑역사일 수도 있고.

이것이 내가 e-book을 냈던 이유이다.

그리고 한번 e-book으로 나갔던 책을, 다시 웹에 오픈하는 것은 돈주고 사 본 독자에 대한 배신이고.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그 책은 이미 e-book으로 나갔고, 이번에 죽을 힘을 다해 거의 1부를 새로 썼지만 어쨌건 독자가 불만을 갖건 뭐가 되건 간에 e-book이 될 팔자다. 그에 대해 불만이 있다면 내 e-book을 사보지 않아도 된다. 나는 돈을 좋아하지만, 돈만을 보고 살아가지는 않았다. 특히 글쓰는 데 대해서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글을 쓰기 위해, 돈을 위해 글을 쓰지 않기 위해, 나는 작가가 되기 이전에 글이 아니더라도 먹고살 수 있도록 공시를 보았다. 공시 준비하는 기간 중에도, 시험 전 1주일씩을 제외하면 밀리지 않고 주 5회 이상 소설 업로드 해 가면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이 아닌 어떤 다른 것을 위해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은 엄연히 존재한다. 내게는 e-book이 그랬다. 내 글에, 내 아이들에게 제대로 이름표를 붙여 주기 위해서라도. 엄격하고 냉정하게 말하자면, 그냥 소설 올리는 게시판에 웹연재를 100메가를 한들 그건 내 경력은 되지 않는다. 계약서, 혹은 ISBN, 도서관 납본. 혹은 어딘가 웹진이건 어디건 공식적인 매체를 탄 흔적과 그에 대한 증명할 수 있는 이력. 내 이력, 내 경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공식적인 루트를 탄 것 말이다. 그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면. 글쎄, 어쨌건 나는 그 황금새라는 글을, 열이 나건 쓰러지건 매일매일 5페이지씩 써서 올리기를 2002년부터 계속해왔다. 그동안 게시판에서 편안히 즐겼으면, 그것도 나름 괜찮지 않았던가.

어쨌건 나는 지금, 한의원과 병원 양쪽에서 잠 줄이면 안된다고 했음에도 죽을 힘을 다해 잠 줄여 가면서 황금새 1부의 그 만연체를 완전히 뜯어고치고, 이야기 흐름도 개선하고, 거의 한권 단위로 출력해 놓고 빈 파일에 새로 쓰는 작업 중이다. 어차피 조아라 연재 시절에, 그리고 북토피아 때 읽을 사람 다 읽었을 텐데 무슨 상관이냐고? 글쎄, 집착이건 뭐건 부를 말은많은데, 그게 이번에도 종이책으로 못 내고 비루하게도  e-book으로 내는 내가, 읽을 사람을 위해 보이는 예의라고 해 두자.

그냥, 옛날 생각이 났더니 말이 길어졌다. 변명이라면 변명이고.

ps) 좀전에 자건님이 보여주신 글 http://ms0083.egloos.com/1013676 그래, 바로 제 말이 이거예요 T_T 가슴으로 울었다, 정말.

ps2) 그런 점에서 혈맥을 종이책으로 꾸준히 만들고 계신 타사우프님은 정말 능력자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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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시작할 일 : 아마도 금년중 라이트노벨 하나 할듯….

February 18th, 2010

fiber1.jpg

우리들의 정의는 Justice Definition이다!

未소년 전사 하이바맨, 3월부터 일단 만화->소설화 작업 할 겁니다.
콘티는 쭉 나와 있으니까, 쓰는 데 한달, 고치는 데 한달. 두달에 한권씩 쓸 수 있겠네요.

http://comic.daum.net/title/detail?menuid=daiwon&titleno=19912

여기서 문제라면, 출간 텀이 그걸 못 따라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분들이 들으시면 끌려가서 어디 야산에 파묻힐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아마 사실일걸요. 콘티가 나와 있는 글은 확실히 빨리 나오니까요.)

뭐, 원안은 소설이었는데->가져갔더니 그거 만화로 만들지->하셔서 만화화 했다가 5화만에 강판 이었으니까
소설로 돌아가는 것은 나름 이야기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랄까.

제목도, 약간 수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저작권이 대원씨아이에 있다 보니까, 강판당했어도 웹에는 여전히 매달려 있기도 하고요. 그래서 소설화 하겠다고 먼저 20일에 걸쳐 메일 3통 전화 2통 드렸고, 설 전날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실제 계약서 쓸 때, 2차 저작물에 대한 처리에 대해 양해를 구하거나 하는 식으로 협의를 해야 할 것 같기도 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

으흑, 전 담당님이라도 계시면 좀 의논하기 좋았을 텐데. T_T 슬프다.

그건 그렇고, 만화를 라이트노벨로 다시 만들려는 것이다 보니…… 일러스트가 들어가잖아요.
이야기를 만들면서 만화 1화 2화 작화 나온 것을 보고 애들 성격을 수정한 부분이 있어서, 가급적이면 같이 일했던 김진희님과 작업하고 싶었는데, 김진희님도 좋다고 해 주셔서 아마 표지 일러도 그분이 해주실듯.
사실은 같이 작업한다. 는 사실 자체보다도, 5화에서 끝났지만 김진희님도 저 이야기를 나름 좋아하셨나보다 싶어서 더 좋네요.
그것도 그렇고, 사내새끼들만 드글드글한데….. 애들이 무슨 북두신권 계승자들도 아니고 손발목 가늘고 배만 나온 비리비리한 공돌이들인데, 남자분이 일러스트를 하시면 예쁘게 나올 리가. (훗)

때가 좋아, 지금은 온갖 스마트폰이 튀어나오는 문자 그대로 난세.
공돌이물의 배경으로는 이런 난세가 적절하죠. 일단 저도 공부를 좀 깊이 해야겠고. 스마트폰도 하나 지르고..(음?)
하여간 3월부터 작업 들어갈 거고, 책 언제 나올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마도 이 작업물은, 창업하시자마자 디씨인사이드에서 조#병@놀자 님의 엔픽문고_사장의_위엄.jpg같은 글이 올라온 바로 그 대인배 회사 엔픽에서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먼산) 천천히 기다려 주세요.

그러고 보니 크로이츠 님 글에 판타스틱 쪽에서 라이트노벨 특집기사가 나간다는데….. 저도 얼마 전 판타스틱에서 간단한 설문을 받아서 작성해 보내긴 했는데 아마 “이것도 대답이냐! 써먹을 수가 없어!!!” 같은 반응이 나올 듯 합니다. (훗) 사실은 그 설문에 대한 다른 분들의 답이 더 궁금했어요. 데뷔 계기로 “상금을 노리고 이슈노벨 공모전에 투고” 라고 적었는데, 사실은 거기 더 적고 싶었던 말은 “그 달에 월급은 적고 수당붙은 게 뭐 갑자기 공제된게 많아서 그냥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였고 코트는 낡았는데 하필이면 찢어진데다 때맞추어 방학이라고 고시원 사장이 고시원비만 받아먹고 보일러를 안 켜주는 바람에 타지에서 얼어죽을뻔 해서 상금 받아서 코트랑 난로 사려고 그랬다!!!!! 떫냐!!!! 흥!! 예술도 의식주는 어떻게 해결하고서 하는 것임!!!!!! 그때 정말 펀드 안 깼으면 얼어죽었을 거라구 T_T!!!!!!!! 으허허헉 내 펀드, 그나마 그때  손해보진 않았으니 망정이지 T_T” 였음. 훗. 대략 대답의 수준이 이러하니, 아마 해명의 대답은 안 실릴 겁니다. 아하하하. 다른 분들의 계기가 진짜 궁금하다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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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지법에 돈받으러 갔다왔어요

February 12th, 2010

월초에 서울 중앙지법에서  우편물이 왔다. 사람 두들겨 팬 일도 없고 키배 뜬 일도 없는데 무슨 일일까 생각했는데, 뜯어보니 제7파산부에서 보낸 우편물이었다.

북토피아가 회생한다는 거다. 그런고로 나는 채권자가 된다. 그걸 알고 나는 기쁨의 환성을 지른 것이, 받을 돈이 한 100만원 가량 있는데다, 이런 일 아니면 내가 언제 법원 가서 돈 받아보겠어 싶었다. 기간이 넉넉하지 않은데 다음 주는 그대로 야근 크리크리다. 생각 끝에, 오늘같은 날은 연휴 전날이니 일도 많지 않을 것이라, 연가를 냈다. 말단녀석이 연휴 전날 연가라니 이건 뭐 머리 위에서 1랭 썬더가 터져도 시원치 않을 상황이었지만, “법원 좀 가려고요.” 했더니 다들 오케이 해주셨다.

“근데 법원에는 왜?”

“받을 돈이 있어서요.”

“헉 -_-;;;”

아침부터 법원에 갔더니, 통지서 받은 사람 전원이 신고할 필요는 없고, 채권 목록에서 보고 이 금액에 납득할 수 없는 사람만 신고하면 된다고 하셨다. 연휴 전날이라 그런지 한산해 보여서 뭘 물어보기도 덜 미안했다. 마침 점심시간이어서, 채권 목록에서 내 것을 찾아보기로 했다. 담당 주사님이 진짜 크레이스지그 뺨치게 두꺼운 채권목록 세뭉치를 꺼내주셨다.

“그냥 출판사에 물어보는 게 빠를 텐데.”

라는 말과 함께. 하지만 이래뵈도 이런 문서들이 어떻게 생겨먹은 놈인지 대충은 안다. 1,2,3권을 대충 넘겨서 어떤 식으로 소트가 되었나 훑어보았다. 역시, 가나다순이 아니라 채권 금액 순이다. 근데 놀라운게,

“기, 김X한?”

“어라라라라라;;;;; 아니 이 사람은?”

“으헥?”

그 대충 넘겨 본 채권 페이지마다 적힌 이름이…… 이름 들어본 웬만한 판소 작가님, 웬만한 무협 작가님, 웬만한 인터넷 소설 작가님들 이름은 다 본것 같았다.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 하면.

채권자들 돈준다고 여기 목록에 나온 작가들을 몽땅 모아다가 그 위에 수류탄 하나만 까도 한국의 장르계 절반 이상은 작살낼 수 있….. 아니, 잠깐. 내 이름도 들어 있는 목록을 보며 그런 데스노트 삶아먹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건 그렇고.

3권의 맨 앞을 보았지만 10만원대. 2권에 있을 것 같긴 했지만 두껍다. 2권 앞을 보았지만 인덱스가 없어서 1권 앞을 보았다. 역시나, 공문서에 인덱스가 없을 리가 없잖아. 물론 그 인덱스도 금액순이긴 했지만, 세권을 날로 넘기는 것 보다는 한 페이지에 20여명씩 이름과 금액이 정리된 목록을 보는 것이 편했다. 적당히 내가 아는 선으로, 100만원은 넘고 200만원은 안 되는 사이를 뒤졌다. 5분이 지나지 않아 내 이름이 나왔다.대충, 전체에서 중간보다는 앞이었다.

“아싸아!!!!!!!!”

자, 이런 말을, 열심히 주사님들이 일하시는(다행히도 점심시간) 사무실에서 외치면 혼난다.

왜 아싸였느냐 하면, 내가 애초에 인천지법에 가서 북토피아에 독촉장 보냈던 작년 여름에 썼던 100만원 추정. 이 아니라.

170만원 대의 금액이 적혀 있었다.

참고로 목록에서 나보다 불과 서너 페이지 앞에, P모 출판사의 이름이 떡 박혀 있었다. 우와, 나 지금 P 출판사와 (빚 받을 것….. 아니, 매출액에서) 어깨를 나란히한 거야? 멋지다. 어쩐지 뿌듯해서, 이것만으로도 받을 돈은 다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다. 생각보다 이북이 잘팔렸구나 싶었다. 하긴, 중간중간 월 10만원 이상 입금되었던 달도 있으니까.

“요구한 금액보다 받을 돈이 더 많으면 채권신고 따로 안 해도 됩니다.”

“그럼 그냥 집에 가서 기다리면 나머지는 다 알아서 되는 거예요?”

“예.”

“제거 채권요,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싶은데 폰으로 찍어가면 안되나요?”

“……법원문서는 그렇게 공개하는 것 자체가 불법입니다. 절대 안 됩니다.”

“예 ^^;;”

“설마 벌써 찍은 것은 아니죠?”

“……그럴리가요.”

그래서;;; 잘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

그리고 미소년전사 하이바맨이 5화까지만 되고 더이상 못나왔었는데요. (아마 이건 내 블로그 오시는 분들도 아무도 기억 못하실거야 으흑;;;;;)

모처에서 소설화 해보자고 하셨고, 대원에서도 오케이 해주셔서. (3번의 읍소 메일과 몇차례의 전화통화 끝에 오늘 드디어 오케이) 소설화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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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그녀의 화학반응” 출간되었어요 ^^*

February 4th, 2010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 앱북이 드디어 나왔습니다^o^  http://itunes.apple.com/kr/app/id352878340?mt=8

링크까지 같이 올린 까닭이야 뭐 말씀 안드려도 다 아실듯…..

그러고 보니 ……. 모바일 게임 막 나오던 1999년에 여자 다섯명 꼬시는 폰게임 시나리오 썼고.

국산 라이트노벨 막 나오던 2007년에 시드에서 국산작들 런칭하고 2주인가 후에 책 냈고.

아이폰이 퍼지기 시작하니 아이폰용 소설이네요. ^^ 나름 시대변화에 잘 적응하는듯.

지난번에 블로그에서 간단히 투표했던 대로, 표지는 이녀석으로 정해졌어요.

조금 헌혈차 분위기가 나기는 합니다만 뭐 :-) 좋지 않나요 ^^

이번에 쓴 것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동인남이자 BL 만화 스토리를 쓰는 신분을 숨기고 고교 화학교사로 위장취업….. 이 아니라 선생이 되어서 여자선생과 결혼해서 셔터맨스러운 행복한 인생을 보내겠다고 작심한 화학교사가,자신의 약점이자 정체를 쥐고 있는 제자에게 잡아먹히는 이야기입니다. (진지)

훗, 제가 뭐 멀쩡한 이야기 만들 리가 없……..

하여간 구조이성질체 쌈싸먹는 이야기가 좀 나옵니다. ^^

로맨스 소설인데 주인공이 남자야!!!!!! 뭐 그렇긴 합니다만, 남성 아이폰 유저들을 노렸다고 주장을 하면 끌려가려나요(중얼중얼….. 이봐요 남성유저를 노린것 치고는 에로가 하나도 없잖니……) 로맨스는 처음 써본 것이라서, 저도 참 뭐랄까 즐거우면서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경험이었습니다. (먼산)

참고로 저 “내 몸이 교재니 나는 자야겠다”는 저 고등학교 때 체육선생님의 잊을 수 없는 명대사. 지금 그분은 모교의 교감 선생님이 되셨습니다만…..(먼산) 아마 인천 S고 나온 사람들이라면 읽다가 웃을 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선생님들 다들 수업준비 하는데 주무시니까 학년주임 선생님이 깨웠더니 저렇게 대답하셨다고. 워낙 유명한 이야기였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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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티에 들어갈 노래가사를 조달해 오다

February 1st, 2010

콘티를 짜다가 노래 가사가 필요해졌습니다.
먼저 나왔던 것은 그때 그냥 적당히 후크송 형태로 만들었는데
이건 또, 준이 자기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
어쩌냐…… 후크송 가사 만들듯 간단히 때울 문제가 아닙니다 이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양여진 선생님께서 제안하셔서
만화 “주희주리” 9권에 들어가는 노래 가사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하나는 락발라드, 또 하나는 수지 더 캣과 유나가 같이 부르는 발랄한 곡.
지금 보면 손발이 좀 오그라듭니다만 뭐 하여간. 21세기 초반 정서라고 생각해 두지요, 일단……. 음………

그래서 양여진 선생님께 쪽지를 보냈습니다;;;;;;;

허락해주셔서, 누나팬 닷컴에도 세현이 작사작곡하고 수지 더 캣이 부른 “약속”이 슈팅스타즈의 리메이크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주희주리에서는 다른 가수가 불렀던것 같지만요) 내일 “이게 뭐야!!!”와 함께 콘티 빠꾸당하지 않으면요.
시대배경 차이가 있으니, 준이가 수지 더 캣의 팬이었다고 해도 되겠죠 ^^

2주에 한화씩 업데이트 되니까….. 음……. 10화 뒤니까…….
한 반년쯤 후에 보시면 되겠네요. 해명이 썼던 노래가사가 궁금하신 분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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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받았어요. 자랑해야지~~~

January 14th, 2010

낮에 시험감독을 서고 돌아와 보니 택배가 와 있네요.

*

대충 예고는 들었습니다만, 스노우벨님이 보내주신 겁니다.
스노우벨님은 제과제빵을 공부하고 계시거든요.

스노우벨님은 작년에 서울 놀러오시면서, 월하동 독자인데 만나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때 제가 마침 시간도 있어서, 잠깐 나가서 뵈었다가 메신저 친구가 된 분이에요. 지난번 러브콘서툰때도 만나서 같이 갔었죠.

*

그리고 해명은 초콜릿에 환장을 한다는 말씀
이만한 상자 가득 초콜릿이라니 정말 좋습니다. 올레죠.

*

그런데다 맛있기까지!!!!
어젯밤, 밥통에 쌀과 물을 넣고 쌀 불리다가 취사버튼을 안 누르고 그냥 잤는데 밥통에 보온기능을 끄는 기능이 없어서 그냥 그 안에서 호화가 과잉 진행되어….. 뭐 하여간 한때 쌀과 물이었던 물질이 변화하였는데, 엔트로피는 단방향으로 증가되는 것이다 보니 뭐…… 그 상태에에서 노화를 시켜봤자 떡이라, 계란과 김치국물을 넣고 아예 죽처럼 끓여 먹어봤지만 이건 완전 꿀꿀이 죽이었다. 로 요약할 수 있는 비극적 상황에 직면했던 해명은 이 초콜릿을 먹고 되살아나서 열심히,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을 써 대었습니다.

*

맛있게 먹을께요 >_< 꺄~ (같잖은 반응이 놀라는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저는 초콜릿을 무지무지 좋아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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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시안을 골라주세요 ^^*

January 5th, 2010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 앱북 표지가 나온 모양입니다.
다음 시안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해서 투표해 주세요. :-)
1번과 2번이 비슷해 보입니다만 1번은 입체적, 2번은 평면적으로 사이드 처리를 한 것이 다릅니다.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은 본격 여고생이 화학교사 잡아먹는 물. 입니다. ^^* 농담이고 제 블로그에서 뒤져보시면 중반까지의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앱북 만들때는 좀 수정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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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허락 받음 : “효재처럼”의 양갱케이크

January 3rd, 2010

“효재처럼”에 나온 레시피를 “누나팬 닷컴” 만화에 인용하느라고 삼청동 효재에 전화로 문의를 드렸다. 출처만 밝히면 된다고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정말 감사. 아마 연재할 때에는 넣지 못하겠지만, 혹시 책이 나오게 된다면 꼭 넣겠다고 말씀드렸다.

누나팬 보시다가 “헉 이건 효재처럼에 나온!” 하고 물어보실 분이 혹시나 계실까 싶어서 적어놓는다. :-)

솔까 나도 돈 안되는 거, 그냥 쓰는 것 까지 인용허락 받고 다니진 않지만 그것으로 돈이 들어올 물건에 대해서는 가급적 인용허락을 받고 다니는게 좋다고 생각하니까. 월하동 때도 그 인용허락 구하러 다니느라고 모 씨와 메신저를 텄다가 마음고생이 꽤 있었다. 사실은 연휴 막날에 모님이 “그 모 씨가 모처에서 씹히고 있어요” 하는 말 듣고 들어가 봤다가 정말 손이 떨리고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 대략 나도 이제 고혈압에 주의해야 하는 30대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야 했…… 긴 했지만 그 모씨 빼고는 그때 뵈었던 분들은 다들 감사하게도 코코마 신인을 점잖게 대해주시고 인용허락도 해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그 모 씨는. 사실 생각하면 나도 혈압 등등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그만큼 여기저기 문제를 일으키고 다녔다니 정말. 나만 당한 게 아니라는(즉 나를 특별히 호구로 알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안도와 함께 나 말고도 그러고 다녔다는 점에 대한 분노가 함께 치밀어 오른다. 진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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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소망, 목표 혹은 망상.

January 1st, 2010

1. 새해에는 e-book들이 좀 잘 나갔으면 좋겠다. 살림살이 좋아지시겠습니까도 문제는 문제지만, 써놓은 글은 많은데 너무 습작만 열심히 하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일단은 황금새의 전설이 새해에 e-book으로 나간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도 아이폰 앱북으로 나갈 거다. 역시 대박났으면 좋겠다.

2. 새해 소망, 목표 내지는 망상을 쓰겠다고 앉아서 1번은 너무 현실적인데. 이왕 목표라고 쓰고 망상이라고 읽을 것 쓰기 시작한 이상 좀 포부를 크게 가져보는 게 엔돌핀 생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일단 좀 꿈을 크게 가지자면

월하동이 만화나 애니나 드라마나 그런게 되면 좋겠다!

우와, 꿈도 크네. 가 아니라

이건 꿈이 아니라 글씨가 큰 지경. 하지만 아예 좀 더 포부를 키워서, 월하 역으로 문근영이 했으면 좋겠음. 나이도 대충 별 차이 없을 것 같은데. 그런데다 사실 이영유님이 월하를 좀 많이 어리게 그려놓으셔서 문근영 정도면 딱일 것 같다. 근데 사실은 소녀시대 태연도 괜찮고. 음? 잠깐. 근데 태연이 문근영보다 어리다고? (탕)

3. 상반기에 2010년 중에 월간 판타스틱에 단편을 게재할 수 있었으면 한다. 원래 장편용으로 자료 모으고 초고 쓴 게 있긴 있는데, 단편으로 전환할 수 있을 만한 글이니 그걸 다듬어보려고 한다. 생각대로 좋은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는데.

4. 이왕이면 2010년에는 여러 면에서, 내 글이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하고. 2008년에 판타스틱에서 인터뷰 한 적이 있었는데(사실은 내 인터뷰 페이지는 쪽팔려서 봉인하고 테드 창 소설은 닳도록 읽었던 달이다) 2010년에도 가급적 그런 기회가 다시 오기를. 그래서 2008년때 처럼 창피한 인터뷰는 하지 않기를.

5. 내 원작은 아니지만, 어쨌건 콘티 하고 있는 누나팬 닷컴도 잘 되었으면 한다. 포털에서 결제해서 봐주시면 살림살이에 도움이 된다. 사실은 돈문제보다는 그게 떠서, 내 원작의 만화를 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으니까.

6. 지난 연말 워낙 광분했다보니, 찌질이와 키배를 벌이지 않아도 되는 새해를 소망한다. 아니, 싸우자고 메신저 추가하는 것도 아닐테고 대체 왜그러세요. 해명은 능력이 없어서 말이죠, 댁의 글을 읽고 감평해주고 핥아줄 능력도 없고 친목질할 능력도 사실 없답니다. 그런 사람이 님을 출판사에 소개까지 해줄 능력이 있을 리가.

7. 트위터 follower가 3천명쯤 되었으면 좋겠고, 이 블로그가 올블로그 100대 블로그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사실은 mygle의 10대 블로그 안에도 못들어갈걸. 그래도 힘내자 ^^ 생각해보니 내용 훌륭하고 책도 잘 팔리는 작가가 되면 블로그도 함께 흥할 것 같은데. 결국은 1,2,3,4,5가 되면 7번도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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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도 뿔난다

December 26th, 2009

음, 물론 살아가는 방법, 글을 쓰는 방법에는 여러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안다. 특히 수많은 실용서들이 테크트리에 대해 나름 조언을 해 주는 일반 직장인으로서의 삶과는 달리, 글을 쓰고 살겠다, 글로 이름을 날리겠다고 생각하는 삶에 대해서는 그런 조언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설령 있다고 해도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고

다행히도 내게는 그분이 있다. 그분이 누구신지는 이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이라면 다 아실테니 생략한다.

나는 그분의 책을 보며 설레던 어린 학생이었고, 팬이었고, 팬픽을 한트럭 분량….. 은 아니고 노트에 썼으니 라면박스로 한상자 분량을 연성했으며, 그분같은 작가가 되려고, 정확히는 당신을 뛰어넘으려고 계속 글을 썼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택도 없는 일이지만 인생은 기니까. (훗)

그리고 내가 작가가 될 거라고 말씀을 드렸을때 그분은 말씀하셨다.

-팬픽 쓰지 마. 넌 누군가의 짝퉁이 될 거냐? 적어도 데뷔할 때 까지는 팬픽같은 건 쓰지 마.

-남의 글 분석하지 마.

-남의 글을 베끼는 것은 공부가 되지 않아. 문학작품을 베끼는 것을 글 공부로 착각하는 애들이 있는데 그건 팔 근육을 키우는 운동일 뿐.

-남의 작품 열심히 읽지 마. 너는 작가/작가가 될 사람 이야. 왜 남의 팬이 되는 일에 더 우선하지?

-평론하지 마. 감평하지 마.

-작가 또는 작가 지망생이라는 애들이랑 친목질 하지 마. 글은 혼자 쓰는 것임.

-유행하는 것을 만들려고 하지 마. 대체재가 되지 마. 대체재가 없는 작가만이 반짝작가를 면할 수 있다.

등등등. 써놓고만 보아도 하나같이 주옥같은 말씀이었다.

팬픽을 안 쓰는 것은 처음에는 괴로웠지만 뭔가 쓰고 싶을 때마다 단편소설을 써서 쌓아놓기 시작했다. 태왕사신기 사건이 있었을 때 한 사람의 바람 팬으로서 분연히, 공개된 시놉시스와 바람의 나라는 물론 관련 유사작품들의 구조를 분석해서 카페와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었더니 그분은 나중에 그걸 아시고 혀를 차셨지만; 어쨌건 그걸 마지막으로 나는 분석질을 그만두었다.

문창과에 다니는 동생은 정말 방학숙제로 오정희의 소설을 손으로 베끼고 있었지만, 나는 처음으로 만화 스토리를 써보게 되었을 때 시험삼아 바람의 나라 제 1화분량을 놓고 해 보고, 그건 고전이라 양이 많다는 말에 씨엘 그달치 분량을 놓고 한번 대사만 죽 옮겨쓴 상태에서 지정 분량 안에 연출로 채워넣는 연습만 해본 것이 전부였다.

남의 작품 열심히 읽지 말라는 말씀이 무슨 말씀인가 했더니, 글을 쓸 때 필요한 자료를 읽고, 내 글의 말을 풍부하게 하기 위해 국어사전이나 고전을 읽고, 그리고 글을 읽고 다듬고 논픽션 같은 것을 찾아보고 하다 보니 남의 소설, 신간소설 챙겨 읽을 시간이 없었다. 직딩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내 독서량은 적지 않은 편이다. 그 대부분이 자료로서의 책, 생각을 하는 책이고, 문학은 확실히 다섯권에 한권 꼴로 빌려오는 것을 보면. (그러다보니 장르문학은 사실 별로 보지 않게 된다. 농담 아니고 월하동으로 책 내야 한다는 말 들을 때 까지 라노벨 안봤다. 스즈미야 하루히 1권만 빼고.)

친목질은 안했다. 일부러 안했다. 몇번인가 커그 같은 데의 모임에 나가 보았지만 불쾌한 일만 있었다. 허물없는 것도 좋지만 분수가 있지. 여자 다섯명한테 붙잡혀서 입고 있던 점퍼가 벗겨지고 머리에 머리띠에다가….. 결정적으로 그중 한 이 안경을 벗기고 화장을 시키려고 한 바람에 말이다. 어디 남의 안경에 손을 대니, 이 개념 뭘로 처먹은 인간아. 이후로 커그의 여자 모임이라면 질색을 하게 되었다. 누구신지 모르지만 그때 내 안경 벗긴 분은 3대가 재수없을 거다. 당신들이 여자였으니 망정이지 남자가 나한테 그랬으면 그것만으로도 추행에 강간에 온갖 말을 만들 수 있었을 거다. 개념좀 갖추고 살자, 제발.

그렇지 않더라도….. 메신저 등등으로 연결되었던 몇 안 되는 분들 중에 하필이면 이런저런 일로 악명을 떨친 분들이 계셨으니, 어떤 분은 내가 알아서 잘 떨궈냈고, 어떤 분은 또 별것도 아닌 것으로 사람 생트집을 잡아대었는데 나중에 보니 다른 데서도 생트집을 잡고 있었으며;;;; 어떤 개쇼키는 나보고 시놉시스를 보여달라고 했다. 명색이 작가라는 새끼가. 싫다고 했더니 자기가 쓴 글의 시놉시스를 억지로 보여주려고 파일을 자꾸 날렸다. 계속 거절 찍다가 아예 차단 걸어버렸다. 그건 작가라는 놈이 개념이 없었던 것이니 지금도 똥 밟은 셈 치고 있다.

다행히도 e-book 쪽에서는 그다지 터치가 없고, 대원씨아이에서는 조금 더 로맨스 요소를 첨가하라는 말 말고는 별 터치 안 하셨다. 하지만 모 사에 투고를 해 보고 돌아온 대답에 다소 삽질하고 있는데, 대체재가 없는 작가가 되라는 말씀을 하셨다. 유행을 타면 수명이 길지 못하다고. 그 말씀이 옳다고 생각했다. 한때 본격적으로 야오이를 써볼까 했지만, 그분은 내게 “처음에 야오이나 야설같은 것으로 이름을 알리면, 나중에 진짜 유명해지고 나서도 그 이름에서 못 벗어난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렇게 나는, 팬픽노트 한박스를 폐지로 내놓고, 연습장 만화 반 박스 중에서 미련이 남은 열 권만 골라서 남겨놓고 다 갖다버리고, 한 주제로 죽 이어지는 소설 12메가와, 단편소설 잔뜩과, 어쨌건 종이책으로 나간 소설 다섯권 분량을 끌어안은 채, 공무원이자 이제 한질을 내고 난 늅늅뉴비 작가로서 만 삼십 세를 목전에 두게 되었다.

요즘들어 내가 인생에 마가 낀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 그다지 친목질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메신저를 추가하는 분도 계시고 내가 추가한 분도 계셨고 뭐 등등. 그랬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말 시키시면서 무슨 책 읽어보세요, 제 글좀 보시고 추천감평해주세요, 그러기도 하고. 편집부에 소개해달라는 말을 한 사람도 있었다. 참고로 내가 알아서 먼저…… 아는 편집자님이 요즘 뭐 괜찮은 사람 없을까 하시길래 사실 이러저러한 사람이 있는데요 하고 말한 경우가 딱 한 건 있는데 그분은 그럴만한 실력이 있는 분이었다. 말고는 언젠가 나를 꽤나 화나게 했던 모 기성작가-_-+가 자기를 대원씨아이에 소개해 달라고 해서 당시 담당님께 운만 띄웠더니 “실력을 갖춘 분이라면 대원소설상에 직접 투고하라고 해요 ^^ 괜히 혜진씨 어려운 부탁 시키지 말고.” 라고 쏘 쿨하게 대답하셨음. 그 일로 나는 그 담당님을 많이 신뢰할만한 분으로 인지했음.

어떤 예의 밥말아먹은 인간은 뭐, 결국은 인맥으로 데뷔한 것 아니냐 나도 덕좀 보자. 식의 말을 하기도 해서 그쪽이 날 추가한 당일로 내 메신저에서 킥밴해버리기도 했는데 말이다.

하여간 작가나 평자를 자처하는 분들, 혹은 작가나 평론가 워너비인 분들이 공연히 나를 친추해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실때 나는 독서취향이 좀 까탈하다 보니 님이 추천한다고 그 책 읽는다는 보장 없고, 감평은 웬만하면 자제하고 있으며, 남을 어디에 소개해줄만한 주변머리도 없거니와 그럴 능력도 없는 늅늅뉴비라고 강조한다. 그러다 보면 대체 어쩌다가 그런 이상한(?) 사상이 생겼느냐는 말을 흔히 듣는데.

나는, 내가 그분의 제자인 것은 아니지만 나는 마음으로 그분을 내 선생님으로 정하고 있는 어느 전설의 레전드 님. 의 조언을 옳다 받아들인 것 뿐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캐묻기도 하고, 아, ##님. 하고 바로 알아맞히는 분도 계시긴 한데.

자, 중요한거다. 그런 분들이 백이면 백, 뭐라고 하시는지 아는가?
100%, 다음 선택지 안에 답이 있는 거다. 그분이 누군지 아는 내 벗들은 같이 화내도 좋을 듯.

1. 아니 참 그분이 언제적 사람인데 그분 말을 맹목적으로 듣나효
2. 그분하고 해명님하고는 장르가 다르잖아요. 그냥 참고만 하고 따를것 없음
3. 그분이 소설 낸 것보다(그분의 모 만화의 소설판 말이다) 내가 소설낸게 먼저니 장르소설 바닥에서는 내가 그분보다 선배예요. 그러니 그분 말 듣지 말고 내 말이나 들어요.
4. 나도 소시적에 그림좀 그렸는데, 그분 말이 다 옳은 것 같아요?
5. 참나, 그 사람 제정신이야? 친목질 안하고 작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바닥에서 버티려면…….

……..자, 3번은 내가 말 듣자마자 차단걸어버렸다. 1,2,4번은 곱게 설명을 했고, 5번은 “가죽이 모자라서 뚫린 주둥아리로 말 참 예쁘게 하는구나 십쇼키야.”라고 날려줬다. 하여간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르는 케이스 딥따 많구나 라고 느끼는 요즘이었다. 아니, 3번 발언 들은 것은 벌써 한 2년 되긴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고수를 못 알아보는 것이 불쌍하다고 해야 하는 건가. 뭐 그렇다.

내 “그분”은, 그분의 바닥에서 30년을 버텨오신 분이고, 고작해야 10년 된 판무협계에서 아무리 자기가 중견이니 원로니 자뻑어린 말을 해봤자 그만큼의 렙을 쌓았을 리 없다는 것은 안봐도 비디오. 그런데다 국내 판무협 작가 중에 그만큼의 실적/렙/작품성을 쌓은 사람이 얼마나 되던가.

그런데다 내게 위와 같은 겁대가리 상실한 소리를 하고 자빠진 인간중에 제대로 된 작가는 한명도 없었다. 작가도 간혹 있었지만 고작해야 데뷔작 후 한질 정도 더 낸, 그러니까 나보다 조금 먼저 데뷔한 작가였고. 나머지는 작가 워너비 아니면 평론가 지망생이었다. 그나마 내가 새겨들은 것은 내가 먼저 작품을 보여드리고 조언을 구했던 모처의 편집자님의 말씀으로, 어쨌건 장르문학을 하려면 유행 코드나 그런 것을 모르고 갈 수는 없으니 일본에서 대박을 내고 한국에 수입된 작품정도는 읽으라는 말이었지만, 그 외의 발언에 대해서야.

기각이다.

내 그분께서 하신 말씀이라고 내가 다 새겨듣는 것도 아니지만, 대충 위에 언급한 것들에 대해서는 나는 나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 그 길을 나랑 비슷하게 겨우 몇 걸음 간 사람이나, 아니면 아직 시작도 안 하고 밖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에게 그 말에 대한 95개조 반박문을 귀 열고 들어줄 생각은 없다. 그야말로 어딘가의 편집자, 혹은 장르문학이 아니라 다른 분야라도 좋으니 적어도 자기 분야에서 대가라고 불릴 만한 사람. 장르문학으로 치면 이영도나 전민희, 이우혁, 최대한 세대를 낮추어도 홍정훈 등등, 그렇지 않으면 만화 스토리와 라이트노벨, 장르소설 모두 상업작가로는 가장 유명하게 날리는 임달영, 그렇게 적어도 지난 세기부터 활동하며 재미건 작품성이건 판매량이건 어쨌건 손꼽을 수 있는 레벨의 작가님이 내게 그분 말씀에 대한 반박을 한다면 어느정도 고려해볼 만 하겠지만.

진짜 재미있는 것은 내가 위에 언급한 종류의 사람들 치고, 그 말에 대해 반박한 사람은 한 명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러니 남 가는 길에 공연히 감 놓아라 배 놓아라 방해하지 말고 가서 발 닦고 자. 나에게는, 발자국도 길의 흔적도 없는 눈덮인 벌판을 걸어가는데 있어 그분의 말씀은 그저 에지와 노드로만 표현되었다 하더라도 유일한 지표니까 말이다.

ps) 그리고 연줄로 데뷔한것 아니냐고 묻는 인간한테 하는 말인데, 그런 연줄 있으면 나도 소개나 좀 시켜줘봐라. 정말로 그런게 있는지 나도 궁금하다.
참고로 내 그분께 나는 그냥 성격 사나운 팬이지 제자가 아님.
그리고 그분은 제자라고 해도 연줄로 뭐 하시는 분 아님.

대체, 자기 손으로 직접 손에 넣은 게 아닌 어설픈 명예로 사람이 만족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이를 덜먹었든가 헛처먹은거고.

이번주에만 그런 이야기를 서로 다른 3명(작가지망)에게 듣고 나니 진이 빠졌어. 으엉으엉. 한분 더 하시긴 했지만 그분은 평론쪽이고 핏대세우며 이야기할 정도로 흘러가지는 않았음. 가벼운 권유 및 어드바이스에 가까웠으니까.

그리고 나도 그런 소리 귀 찢어지게 들은 뒤끝이니 하는 소린데, 나보고 글쓴다고 뭐라 하지 말고 또는 글은 안쓰고 씨엘로 동영상이나 만들고 있다고 뭐라고 하지말고, 댁이나 친목질 할 시간에 가서 글이나 쓰셈. 나한테 권하는 댁들은 친목질 하면서 인생이 발전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결국 인맥으로 뭐가 되는 일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임. 그것만으로 끝까지 살아남을 정도가 된다면 정말 인맥계의 전설의 레전드인 거고.

그리고 만화로 동영상 만드는 거, 아마 이해는 안 가겠지만 나름 연출공부가 되거든.

ps2) 덧글을 달다가 생각났는데 그분의 주옥같은 조언

-자기 인세 말하지 말고 남의 인세 묻지 마라

-계약서를 왜 다른 작가 보여주냐. 그런 건 보여달라고 하는 놈이 개념없는 것임.

그런데 예전에 그런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txt

그것도 음, 아직 데뷔하지 못했던 분이 말이죠, “출판계약서는 쓸 때 속기 쉬우니 자기가 봐주겠다”며 친절을 보였는데, 웃기지 말라고 하세요. 댁은 출판계약서 한번 써보고 내게 그렇게 말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난 그때 이미 모 출판사(장르문학은 아니지만 교과서나 전문서 내는)에서 2년동안 일하고 나온 “전직 편집자” 였단 말입니다. 내가 작가 입장에서 쓰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해도, 회사 입장에서 쓴 계약서는 10여장이 넘었어요. 참, 이쯤 되면 오지라퍼들이 많은 건지 아니면 뭔가 자기들이 엄청 대단하다는 착각의 늪에 빠져 사는 건지 모르지만, 그리고 어째서인지 이 바닥에 멀쩡한 분들 많은데 제게는 그런 이상한 분들이 자꾸 들러붙는건지 모르지만.

……예, 뭐. 제가 부덕해서 들러붙는 거겠죠. 근데 나 만만한 사람 아니거든? 블로그 대문에 생글생글 웃고 있다고 함부로 들러붙어서 헛소리 하면 큰 꾸지람 정도가 아니라, 고전과 “태백산맥”으로 욕설을 배운 놈의 욕설은 이렇게 다르다. 를 몸으로 경험하게 될 줄 알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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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는 나의 전기주전자 포스팅

December 20th, 2009

범사에 좀 감사하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다지 감사하지 않다가
오늘, 침대에 누웠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이 방은, 물론 부엌과 욕실을 빼면, 책상과 침대를 놓으면 앉을 자리가 안남아서 빨래 너는 날은 침대에서 빨래통을 밟고 부엌으로 넘어다녀야 하는 작은 방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던 고시원보다 그냥도 두배, 욕실과 부엌까지 하면 세배는 될 것 같은 방이다. 그래, 그거야 뭐. 전보다 돈을 잘 벌게 되었다는 점도 있으니 그렇다고 쳐도 정말 고마운 것은 전기주전자다. 지금은 저것을 냉장고 위, 밥통 옆에 두고 살지만, 군산에서 고시원에서 지낼 때에는 책상 위, 노트북 컴퓨터 옆에 두었더랬다.
어느날 뜨거운 물을 끓이고 유리머그에 부었는데, 유리머그 바닥이 툭, 깨져버렸다. 아니, 빠졌다고 해야 할 거다. 그 물이 그대로 컴퓨터와 내 허벅지로 쏟아지는데, 나는 노트북 본체를 들어올렸다. 자리에서 피하는게 아니라. 의자에 앉아있었고 방은 그때도 과하게 좁아서, 둘을 한번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컴퓨터를 젖은 채 침대 위로 올리고, 그러고 허벅지를 내려다보니 물집이 잡혀 있었다.

지금은 본체가 책상 안쪽에 있으므로, 물이 쏟아지더라도 잠시 버틸 수 있다. 그 이전에 의자를 뺄 공간 정도는 있으니까. USB와 본체에 교차 백업을 하고 있고, 그 내용은 직장에 있는 보조하드에도 주에 한번 백업하고 있으므로, 설사 컴퓨터가 망가지더라도 원고가 날아가지는 않을 거다. 다시 말해, 쓰던 글 살리자고 2주동안 허벅지에 화상연고를 바르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감사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자려다 말고 다시 일어났다. 내, 이놈의 씨엘 동영상을 다 만들어야 빨리 글을 팍팍 쓰지. 딴짓이 한번 꽂히면 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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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주세요”와 “노을” 사이에

December 15th, 2009

예전에 박무직씨의 “무일푼 만화교실”을 읽다 보니 그런 대목이 있었다. 담배를 디스나 솔담배 대신 말보로, 생수도 에비앙 등을 사용하는 것은 그림 자체를 “기호”화 하는 것이라고. 그 기호화의 대상이, 꼭 일본이나 동남아에 수출할 것도 아니면서 굳이 외국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얼마 전 에반게리온 파를 보고 왔다. 15년 에바덕후는 가슴으로 울었다. 특히 신지가 레이 구해내겠다고 사도를 물리치고 손을 내밀 때. 누군가는 동요같은 노래가 깔리는게 오글오글하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곡 분위기나 옆에 흘러가는 자막으로 대충 넘겨짚는 내용이 화면과 잘 어울렸다. 그리고 검색을 해 보니 http://bigcan.egloos.com/4610904 이런 글이 나왔다.

그렇구나. 그러니까 굳이 비유하자면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하는 노을이나, 약간 민가풍의 느낌도 난다고 했으니까 “넝쿨을 위하여” 같은 것을 배경으로 깐 느낌일까…… (물론 어딘가의 매드무비에 나왔던 아기염소일 수도 있고) 하면서 낄낄거리다가 생각이 들었다. 아, 그렇구나. 얘네는 생수 대신 에비앙을, 디스나 에쎄 대신 굳이 던힐이나 말보로를 생각할 필요가 없구나. 만들어 놓으면, 그 곡이 무엇인지 알아서들 찾아보는구나. 에비스 맥주며 UCC 커피며, 다 그랬듯이.

그게 부러웠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자신감이.

모국어에 빚지고, 모국 문화에 빚져서
그 빚이 크고 크고 크고 또 커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아마 그 애정과 부채의식에서 시작할 것 같다.
물론. :-) 스폰서 문제도 크겠지만. 상품이 아니라 동요같은 문화에 대해서는 말이다. 적어도.
소네트나 마더구스 말고도 써먹을 것은 많을 거다. 할머니 무릎에서 옛날 이야기를 들어 본 추억을 뒤지다 보면. 꼭, 굳이 한복을 입히고 무당과 처녀귀신을 내밀지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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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티스 프로젝트-1. 불공정 계약(1)

December 14th, 2009

이산화탄소의 분압이 뭔지 모른다고 목이 졸려 죽는 꿈을 꾸었다.

악몽 치고는 좀 웃기는 악몽이었다. 이유 하고는. 설게 잠에서 깨면서도 히죽 웃을 만큼 웃기는 꿈이었다. 그런데다 웬만하면 죽는 느낌까지 생생한 꿈은 꾸기 힘든데.

“좋게 말할 때 일어나시지.”

이모가 흔들어 깨우지 않았으면, 아예 꿈 속에서 죽을 수도 있었겠다 싶은 생각도 들어서 좀 아까웠다. 사춘기라 당연한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죽고 싶지는 않았지만 죽음 자체는 궁금했다. 오늘 같은 꿈은 아니지만, 자주 꾸는 소위 ‘키 크는 꿈’을 꿀 때는 더욱 그러했다. 이모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고막을 때리는데, 정현은 겁도 없이 둘둘 말린 이불을 끌어안으며 몸을 돌렸다. 어째 고등학생이 되고서는 잠이 더 는 것 같다. 키가 크려면 잠을 자야 한다는 말도 있으니 이럴 때는 1분이라도 더 자야 할 것 같긴 한데,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이 고작 키 조금 더 크자고 그렇게 퍼잘 수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행복할까.

“대체 몇 번째인지 알고나 이래? 일어나, 일어낫!”

이불이 휙 말려 올라갔다. 이불을 빼앗긴 서슬에 설핏 눈을 뜨는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도영이 앞머리를 잡아 흔들었다.

“이씨, 뭐야!”

“이모한테 하는 말버릇 봐라.”

손바닥이 이마를 찰싹 때렸다.

“머리 뽑지 마! 대머리 되면 어쩌려고!”

“그게 남씨네 탓이지 이씨네 탓이냐? 일어나!”

정현의 이모인 도영은 올해 서른 아홉 살, 그러나 겉보기로는 30대 초반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다, 손대는 일마다 승승장구하며 성공의 탄탄대로를 달리는 끝내주게 능력있는 커리어 우먼, 독신 귀족, 소위 골드미스였다.

물론, 사람의 능력과 인격이 그대로 비례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좋은 메롱작가란 죽은 메롱작가 뿐이지.”

맛있는 아침을 먹으며 저렇게 말하고.

“마감 어기는 작가에게 인권이 왜 필요하겠어?”

퇴근하여 조카와 함께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와 우아하게 러시안 티를 마시다 말고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그런 말을 하는 바로 이 사람, 이도영이야말로 이슈, 윙크, 파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1위의 순정만화잡지 Seeds의 편집장이기도 했다.

“대체 잠 귀신이 붙은 거냐? 어떻게 깨웠더니 또 자고 깨웠더니 또 자고.”

“……성장기라고요.”

자꾸 감기는 눈을 슥슥 비벼 떼며 정현은 고개를 흔들었다. 한창 자라는 고등학생에게 잠이란 원래 자도 자도 부족한 것인데다, 식탁 앞에 앉아서도 잠이 쏟아지는 것이 아무래도 봄이라 더 그런가보다. 하지만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현실이란 봄이라고 이렇게 졸리면 졸렵다고 마음껏 쿨쿨 잘 수 있을 만큼 호락호락한 것도 아닌데다, 하물며 현재 정현의 보호자는 여기 있는 강철의 편집자, 정현의 막내 이모이기도 한 이도영씨다. 원래 멀리 있는 쓰리스타보다 가까이 있는 병장이 더 무서운 법이라, 그런데다 외교관으로 외국에 가 계신 부모님 대신 자신을 돌봐주는 이모가 이렇게 가만히 있어도 무서운 사람인데야.

“으, 으아악!”

정현의 인생이 어찌 편할 수 있으랴.

“으악은 무슨 으악이야! 잠 깨!”

“깨, 깼다고요!”

“깨긴 뭘 깨. 또 조는 것 내가 봤는데.”

깨려고 용을 써도 쏟아지는 수마에, 도영은 마침내 마수를 뻗어 공격해왔다.

……고 말한다면 과장일지 모르지만, 어쨌건 엄지와 검지를 딱 붙였을 때 손등에 올라오는 근육에 대해 남자들은 다 알고 있다. 손가락 악력을 측정하는 척도가 되는 이 근육의 존재감이야말로, 또래의 남자애들이 서로 쳐다보며 ‘이 새끼 야동을 얼마나 본 거냐’며 미묘한 미소를 흘리게 하기 충분한 것이지만, 당연한 말로 이 근육은 사실 야동에 심취한 남고생보다는 폭주 기타리스트나, 샤워기 대신 바가지를 써야 하는 환경에서 사는 사람이나, 하여간 인생이 서바이벌인 경우에 더 발달하기 마련이다.

물론 늘 교정지나 필름을 들고 다니는 것은 물론, 말 안 듣는 작가를 휘어잡을 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새벽 죽도를 들고 빠른머리 천 번을 우습게 해내는 잡지 편집자의 손이라면야 두말할 필요도 없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출판사에 입사하여 편집자로 뼈가 굵은 도영은, 편집자가 된 이후로 15년, 검도를 시작했을 때부터 세면 20년을 단련한 근육의 힘을 적절히 사용하여 조카의 뺨을 잔인하게 꼬집어 뜯었다.

“으아아아악!”

“엄살 피우지 마!”

대체 어떻게 이모가 우리 엄마 동생인지 모르겠어. 대충 씻다가 물이 닿으니 쓰라린 게, 손톱이 제대로 파고들었구나 싶었다. 평소에도 꼬집기에는 일가견이 있었지만 오늘은 특히 심해서, 잘 하면 Seeds의 마감이 끝나는 금요일까지 계속 빨갛게 남아있겠다. 씻고 나와 밥 먹으러 앉았다가, 정현은 식탁 앞에 걸려 있는 거울을 보며 투덜거렸다.

“흠집 났잖아.”

“흠집같은 소리 하네. 밥이나 먹어.”

뭔가 반항하고 싶었지만, 눈 앞에 끓고 있는 된장찌개를 보니 할 말이 수그러들었다.

평소같으면 아침으로 빵에다 우유나 얻어먹으면 감사하겠지만, 도영은 마감 때문에 집을 비우기 전에는 꼭 신경 써서 아침을 차려 주었다. 정현은 윤기 자르르 흐르는 갓 지은 밥에 된장찌개를 게눈 감추듯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이모는 집안일 진짜 못하면서 찌개는 맛있단 말야.”

“내가 집안일을 뭐.”

“오늘도 수채구멍에 머리카락……”

“사내새끼가 쪼잔하게. 아, 밥이나 먹어!”

“비결이 뭐냔 말야. 찌개 맛있다고 그러는데 왜 소리질러?”

“냉장고에 버섯야채된장 있어.”

“…….응?”

“이모의 손맛이 그리우면 그거 한 숟갈 넣고 대충 끓여먹어. 아, 뭐야. 저거 뉴스 언제 돌렸어?”

“내가 안 돌렸어.”

“그럼 누가 돌려?”

도영은 소파 구석에서 리모콘을 찾아내어 늘 보던 아침 뉴스를 찾아 틀었다. 아침부터 해운대 바닷가가 나오더니만, 흉흉한 뉴스가 들려왔다.

“……부산 해운대 경찰서에 따르면 어제 오후 6시쯤 해운대 모 횟집 건물 뒤쪽에서 청색 비닐포대에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의 사체가 들어있는 것을 횟집주인 52세 박모 씨가 발견해 신고했습니다. 이 사체는 부산 모 고등학교 교복을 착용한 상태로, 머리와 양 팔이 잘려나간 상태로 심하게 부패되어 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우울하게.”

“시끄러, 좀 듣자.”

“경찰은 이 남학생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인적사항 및 주변 교우관계와 원한관계를 파악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하였습니다.”

그런 상상만 해도 흉악한 살인사건 이야기를 들으며 도영은 식탁 옆에 매달아놓은 메모지에 또 뭔가를 휘갈겨 적었다. 아마도 스토리가 막힌 작가에게 던져줄 소재수첩에 뭔가 추가하려는 모양이다.

“그냥 이모가 만화가 하지.”

“만화는 좋은데 그림이 안 되잖아. 그리고.”

“그럼 스토리, 요즘은 스토리 작가도 많잖아.”

“난 아이디어는 많은데 그걸 죽 이어서 쓸 능력은 없다네. 그냥 작가들 아이디어 궁할 때 팔아먹는 게 훨 낫지. 근데 너, 아까 잠꼬대 심하게 하던데.”

“꿈 꿨어.”

“뭔 꿈? 늘 꾸던 거?”

“말고.”

“그럼 뭐. 뭔지 몰라도 이불 끌어안고 살려주세요 그러고 아주 구경하기 재미있더라. 뭐냐.”

“……이산화탄소 분압을 모른다고 목졸라 죽이는 꿈.”

“어, 그거 좋네. 근데 분압이 뭐야?”

그런 황당한 이야기를 들으며 도영은 또 좋다고 고개까지 끄덕거려 가며 메모를 했다.

“그나저나 너 아침 잠 말인데, 그래서 이모 없는 동안에 학교는 가겠냐?”

“걱정하지 말라니까 자꾸 그래.”

“걱정을 안 시켜야지. 식탁 앞에서까지 자고. 일어났다고 대답 뻔히 해 놓고 가 보면 또 자고 있어, 어? 이모가 한가하냐? 아침에만 수십 번은 깨우는 것 같네.”

“난 그런 적 없어.”

“없긴, 이불 감고 누워있는데 가서 말 시켜보면 깨어있을 때랑 똑같은 목소리로 대꾸하는데. 지능범 같으니. 내가 이래서, 마감 칠 때 마다 불안하다니까.”

“걱정 마세요. 지난 번에도 지각 안 했잖아.”

“이모 없을 때만 잘 하지 말고 제발 평소에도 좀 그래봐라.”

“예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정현은 칫솔을 입에 물었다.

잔소리도 많고 터프한 도영을 볼 때마다, 도영은 그녀가 자신의 엄마와 자매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물론 조신하고 우아한 외교관 부인과, 이모의 말에 따르면 마감이라는 것은 지키지 않기 위해 존재한다는 듯 생각한다는 저 수많은 만화가들과의 마감 전쟁을 치르며 국내 3대 순정지로 꼽히는 Seeds의 편집장까지 된 도영과는 살아온 세계 자체가 다르겠지만.

아니, 잡지 편집장이라고 다 저런 것은 아닐 거다. 칫솔까지 깨끗이 헹구고 나와 가방을 챙겨들며, 정현은 무려 시부모 상을 당한 작가에게 쳐들어가 조문을 하고 바로 콘티를 요구했다는 도영의 전설적인 일화를 떠올렸다. 아, 진짜. 우리 이모지만 인간이 아니라 저쯤 되면 작가를 잡으러 온 터미네이터라니까. 정현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도영은 작가를 믿지 않았다. 만화를 사랑하니 그 일을 하는 것이고, 가끔 나타나는 천재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하며 원석과 같은 천재가 보석으로 다듬어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아무리 그렇다 해도 작가가 마감 날짜를 알아서 지킨다거나 하는 기적은 애시당초 믿지도 않는 것 같았다. 지난 겨울에는 시크릿인가 하는 요상한 책을 한참 들여다 보더니만, 간절히 원하고 끌어당기면 우주가 그 소원을 이루어준다든가? 그런 말을 하면서 ‘작가들이 마감을 잘 지켜서 너무 행복하구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역시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어쩐지 그냥 듣기에도 요상하다 했지만 설령 시크릿이라는 책에 적힌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작가와 마감과 편집자의 그 애증의 관계까지 역전시키는 것은 무리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도영이 ‘나의 웬수들’이라 부르는 작가들 중에도 ‘진짜 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은데. 대체 얼마나 마감을 안 지키면 그런 소리를 들을까. 정현은 거울을 들여다보고, 아까 대충 빗질해서인지 삐죽하니 뻗친 머리를 다시 빗어내리며 생각했다. 우리 이모에게 진짜 강적이라고 불리는 작가는 바보가 아니면 부처님이겠지. 그 구박을 받으면서 왜 이모랑 일한담. 내가 작가라면 Seeds에서 일 안 해. 어디의 정신나간 작가들이 우리 이모같은 사람한테 쥐어 살면서 만화 그리는 걸까.

“아, 정말. 문에 체인은 또 왜 채웠어.”

습관처럼 현관문을 확 잡아 여는데 단단히 채워진 체인에 문이 걸렸다. 지금 나가면 살짝 빠듯한데, 다시 문을 닫았다 열며 정현은 짜증을 냈다. 도영은 정현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탁 붙잡으며 목소리를 깔았다.

“이 험한 세상에 여자 혼자 사는 게 만만한 일인 줄 아냐?”

“뭐야, 이모. 이모가 아직도 청춘인 줄 알아.”

“시끄러워. 돈 필요하면 어디 있는지 알지?”

“싱크대 두 번째 서랍.”

“사흘치 반찬 냉장고에 있으니까 그 사이에 식중독 일으키지 말고.”

“예에.”

“지각하지 말고. 아참, 이걸로 머리 깎아.”

그 뒤에 따라오는 이야기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정현은 이모가 건네는 만 원짜리를 얼른 받아들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마감 끝나고 왔는데 여전히 그 꼴이면 내 손으로 머리를 밀어주마.”

“……다녀올게요.”

정현은 서둘러 엘리베이터 문을 닫았다. 짙은 잿빛의 문이 닫히며, 어째서인지 아득한 어둠을 본 것만 같았다.

기억하는 것은 거기까지였다.

.
.
.
.
.

“좋게 말할 때 일어나시지.”

내가 또 꿈을 꾸고 있나. 정현은 애써 눈을 뜨며 생각했다. 성장기 고등학생이란 자도 자도 잠이 부족한 상태, 누가 깨워서 억지로 일어났다가도 어디다 뒤통수만 대면 또다시 잠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오죽하면 사당오락이라는 말이 버젓이 학교 급훈으로까지 붙어있는 이 살벌한 나라에서, 정작 그 아이들은 고3 잠자는 것은 며느리도 모른다고 낄낄거리지 않나.

살벌하고 끔찍하며 뒤숭숭한 꿈을 꾸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러니까 이산화탄소 분압…… 이 아니라.

그래, 무슨 판타지 소설에나 나올 것 같은 그런 꿈. 괴물인지 악당인지가 나오고, 교복을 입은 여자애가 그에 맞서 창을 휘두르고, 멀쩡한 사람이 미술실의 석고상처럼 굳어 산산이 부서지는, 그런 만화 같은 꿈이었다. 아, 그렇지. 아침부터 토막살인 같은 뉴스나 들으니까 그런 꿈을 꾸지. 납득했다. 그러고 보니 그 여자애가 꼭 선우 륜처럼 생겼단 말야.

아, 그래. 선우 륜.

생각이 그에 미치자, 정현은 자다 말고 자기도 모르게 배시시 웃었다. 원더걸스니 소녀시대니 카라니, 같은 반 녀석들이 열광하는 애들은 따로 있었지만, 그런 아이돌 가수는 정현의 관심 밖이었다. 아직도 인기 차트에 올라가 있는 한국 음악보다 프랑스에서 듣던 것에 더 귀가 끌리다 보니, 그런 노래를 부르는 아이돌 가수 본인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가질 일이 없었다. 뭐, 별다르게 튀는 짓을 하지 않아도, 한국 아이돌도 아닌데다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의 부인인 카를라 브루니의 음악을 듣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특이한 스타일이라는 소리를 듣는데야 할 말 없었지만.

어쨌건 정현의 PC와 휴대폰 바탕화면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는 것은, 소녀시대도 원더걸스도, 그렇다고 문제의 카를라 브루니도 아닌, 저 선우 륜이었다.

중학생의 나이로 삼성화재 배 세계바둑대회에 첫 참가하여 쟁쟁한 프로들과 당당히 맞서고 준결승까지 올라간 천재소녀. 이 나이에 바둑이라고 하면 또 영감 소리를 들을 테니까, 그런데다가 다른 애들이야 당연히 천재 바둑기사 같은 것에는 관심 없을 테니까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정현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바둑 마니아로, 한국에서는 바둑 TV로 방송된 내용을 보기 위해 친구분들에게 부탁하여 녹화물을 받아보시던 아버지와, 아버지 곁에서 그 숨막히는 대국을 지켜보던 그 가슴 떨리던 순간을.

“잘 하는구나. 아주.”

“……”

“저 애가 너와 동갑이다. 이번이 첫 참가라는데.”

세필로 그린 수묵화처럼 정갈한 여자아이가 단아하게 앉아, 세계에 맹위를 떨치는 젊은 프로기사를 상대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우던 모습을. 고작 반 집 차로 패하는 것을 확인하였을 때에는 정현의 가슴이 다 내려앉는 듯 했다. 그날 이후로 정현은 그 선우 륜이라는 여자아이에게 푹 빠지고 말았다. 그 아이에 대해 알고 싶어 틈만 나면 인터넷을 뒤져보았다. 그러나 선우 륜에 대해서는 딱히 알려진 것이 없었다.

재미교포라는 것, 어머니는 한국 사람으로, 일찍 돌아가셨지만 세계적인 학자였다는 것. 지금은 미국에서 어머니의 친구인 후견인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것. 그 뿐이었다.

그런 여자아이가 제 키만한 창을 휘두르며 싸웠다. 꿈도 참, 이왕 선우 륜이 나오는 것 좀 멋있는 꿈도 좋잖아. 이게 다, 윤호 녀석이 억지로 읽으라고 보여준 판타지 소설 때문이다. 괜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건 대통령 꿈을 꾸면 로또를 사라고 하는데, 선우 륜이 꿈에 나왔으면 뭘 해야 하지.

“아, 이거 빠져갖고. 언제까지 자려고 그래?”

그 순간 뒤통수에 떨어지는 짧은 통증에 정현은 눈을 떴다. 으하하 하는 웃음소리, 빼곡하게 판서가 적힌 칠판. 집이 아니었다. 이모가 깨우는 것이 아니었다. 아뿔싸. 고개를 들자, 담임이 기다렸다는 듯 바로 뒤통수를 콩 쥐어박았다. 앞자리에 앉은 놈이 한 마디 했다.

“남정현 넥삼이랑 같이 왔는데요.”

“어, 그래? 괜찮아?”

“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몰랐지만.

“버스 사고 때문에 참…… 그래도 우리 반 놈들은 무사해서 다행이다.”

“아…… 예.”

버스 사고라니.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 아까의 꿈 이야기와 겹쳐서 혼란스러웠지만, 어쨌건 긍정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인 듯 하여 정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아마도 학교에 오다가 윤호를 만난 것 까지는 현실이고, 그 다음에 차 사고가 난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 요상한 꿈도 꾼 것이고. 정현은 눈을 깜빡이며 뒤를 돌아보았다. 윤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책가방은 제 자리에 걸려 있었다. 병원까지 간 것은 아닌 모양이다. 모르긴 몰라도 그 핑계로 양호실에라도 가 누워 있는 모양이지.

“어쨌건 당분간 조용히 지내야지, 3학년 중에 죽은 사람도 있고 해서 학교 분위기가 좀 그러니까, 다들 조심들 해라.”

“예.”

누가 죽었다고?

그 사고로 사람까지 죽었다는 말인가. 얼마나 큰 사고였는지는 모르지만. 잠이 확 달아났다. 날도 따뜻한데, 책상 위에 놓인 왼손이 간헐적으로 경련했다. 담임인 이재우 선생은 힘내라는 듯 정현의 어깨를 툭 치며 교탁 앞으로 돌아갔다. 그는 출석부를 폈다.

“그건 그렇고. 안 온 놈 없지? 있으면 손 들어 봐라.”

여자애들은 늘 하는 시시한 농담에 웃지 않았다. 그저 사내애들 몇몇만이 피식,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그제야 정현은, 교탁 옆에 웬 여학생이 서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빨리빨리 준비 안 하니까 전학생 소개도 못하고 말야. 반장, 인사.”

반장이 구령을 붙이고, 인사를 했다. 남의 반은 인사부터 하고 시작한다는데, 담임이 맨날 뒷문으로 들어와 버릇 하니 인사 한 번 하기가 쉽지 않은 거다. 이 선생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며 전학생을, 그것도 이 학교에서는 일찍이 볼 수 없었을 미모의 전학생을 돌아보았다.

“반이 어수선해서 말이지. 인사해라.”

“안녕하세요.”

차고 고요하고 단정한 목소리였다. 마치 빙산에서 녹아내린 맑은 물이 파문 한 점 그리지 않고 고요한, 그런 거울처럼 맑은 호수와 같이.

순간, 정현은 심장이 멎는 듯한 격렬한 통증을 느꼈다. 실재하지 않는 통증이었다. 그러나 정현은 어쩌면 그 통증 때문에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어째서 그녀가 여기 있을까. 길고 검은 생머리를 뒤로 단정히 넘겨 묶은, 날카로운 눈매를 무테 안경으로 살짝 가린 소녀의 얼굴은 낯익었다. 비록 안경을 쓰고 있기는 했지만.

“소개하겠다. 그동안 외국에서 지내다가, 이번에 귀국을 하게 되었는데. 이름이……”

천재 바둑 소녀 선우 륜.

“선우 륜입니다.”

못 알아볼 리 없다. 선우 륜, 바로 그 아이였다. 정현은 자기도 모르게 눈을 깜빡였다.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꿈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째서 그녀가 여기 있는 걸까. 아까의 꿈은 대체 어디까지 꿈이었던 것일까. 마른침을 삼키며 정현은 륜을 바라보았다. 륜은 새침하게 눈을 내리깐 채 입을 다물고 있었다.

“아, 그렇지. 선우 륜. 한국 생활은 아직 서투를 테니까 다들 도와주고. 그러고 보니 우리 반에도 중학교 때 까지 외국서 살다 온 녀석 있지.”

“남정현요.”

누군가가 말을 받았다. 아, 쓸 데 없는 소리를. 정현은 눈가를 살짝 찡그렸다. 이 선생은 재미있다는 듯 빙긋이 웃었다.

“거 봐라. 이런 미인이 전학을 오는데 아침부터 자고 있으면 되나. 선우 륜 너, 저기 남정현 옆에 가서 앉아라. 남정현도 외국생활 오래 했으니까, 잘 좀 도와 주고.”

“저기, 선생님.”

“어, 왜.”

“전 미국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왔는데요.”

“미국이나 프랑스나지.”

아니, 물론 선우 륜이 옆에 앉는다는데야 싫다고 할 이유가 없지만, 그래도 미국과 프랑스는 서구와 계양구 정도의 차이가 아니란 말이다. 물론, 아주 어렸을 때에는 미국에서도 살았다지만 그거야 학교도 들어가기 전의 일이고. 그 이후에는 대부분 유럽에서 지냈는데 도움이 되기는 될지 모르겠고.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런데다가 외국에서 왔으니 도와주라고 말씀까지 하시는 데야. 기대같은 것 했다가 실망하면 어떻게 하지. 조금 전에는 가슴이 욱신거리더니 이번에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정현의 얼굴이 시뻘개졌다.

“왜, 옆에 앉기 싫어?”

“……아, 아뇨.”

당연히 좋죠.

너무 좋아서 옆에 있다가는 심장마비로 돌연사할 까봐 그러죠. 아니, 설령 그 전학생이 평소부터 동경하던 선우 륜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미인이 옆에 앉는다는데 싫다고 했다가는 틀림없이.

“고자냐, 새꺄.”

이런 소리나 듣고 말겠지. 그리 생각하며 옆에 놓인 책상을 바로 해 주다가, 정현은 왜 바둑기사라고 소개하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다. 아버지는 남자가 한국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중 하나로 바둑이 있다고, 어릴 때 부터 주말에는 바둑판을 펼쳐놓고 정현에게 바둑을 가르치곤 하셨는데. 여기서는 바둑부도 영 인기가 없고, 또래의 녀석들도 바둑같은 소리를 꺼내면 영감 같다며 퉁을 놓곤 했다.
뭐, 한국에서 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바둑을 대충은 둘 수 있게 된다는 말은 들었지만, 생각만큼 바둑에 열성적인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을 정현은 한국에 돌아와서야 알게 되었다. 그러니 따로 이야기할 필요도 없을 지도. 륜은 조용히 정현의 옆자리에 다가와 앉았다. 의자에 앉으며,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정현의 어깨를 살짝 스쳤다. 신선한 오렌지를 짜개는 듯한, 달큰한 향기가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이건 무슨 일일까. 그녀의 꿈을 꾼 날, 그녀가 이렇게 전학을 온 것은. 한때 이모가 열 올리던 시크릿 같은 것은 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끝없이 동경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난데없이 꿈이 이루어지기도 하는 것일까. 그 순간.

-푹.

조각조각 흩어져 있던 그 꿈이 갑자기 한 덩어리로 뭉치며 마치 딕셔너리 넘어가듯 줄줄이 이어진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머릿속에 들어왔다. 깨진 석고상처럼 굳어 쓰러진 채 산산조각이 나 버린 버스 기사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에게 죽음을 선고하던 뱀의 혓바닥을 가진 여자와, 그리고 여자의 목을 창으로 꿰뚫어버린 소녀의 모습이 선명한 인상을 남기며 눈앞을 스쳐갔다. 정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무슨 일이야?”

“……응?”

아니, 우연이지. 우연일 뿐이다. 꿈은 반대라니까, 이런 미인 전학생과 짝이 되는 행운이 있으려고 그런 악몽을 꾼 모양이다. 정현은 그제서야 혼자만의 세계에서 겨우 빠져나와, 자신을 부른 사람을 돌아보았다. 안경을 벗은 선우 륜이 정현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남정현이라고 했지.”

“어, 응……”

“선우 륜이라고 해. 지금 세 번째 말하는 거야.”

아, 그렇지. 그런 개꿈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 아니, 버스 사고 때 머리라도 어디 부딪힌 게 아닐까. 이따가 양호실에 가 봐야지. 꿈은 꿈이다.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어. 그러니까 갑자기 전학 온 여자애랑 짝이 되었더니, 첫 날부터 갑자기 끌고 나가서 세계의 운명을 논하거나 하는 것은, 윤호 녀석이 보는 판타지 소설 같은 데나 나오는 거다. 그런 뻔한 이야기야 요즘은 초등학생도 안 읽겠다. 암, 그렇고 말고. 음, 그런데 뭐?

“세 번째?”

“계속 말을 시키는데, 대답을 안 하잖아.”

“내가?”

“응.”

어쩐지, 등 뒤의 시선이 따가웠다.

“할 말이 있는데, 잠깐 나가서 이야기할 수 있어?”

= = = = = = = = = = = = = = = = = = = = =

물론 저 “이도영”씨는 S모 라이트노벨 브랜드의 고명하신 아크님 패러디죠. :-)
뒷부분에는 한번도 마감에 늦은 적이 없는 “홍성아” 작가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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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티스 프로젝트 – 0. 일상의 종말

December 11th, 2009

지난번 시드에 투고했다가 보기좋게 ^^ 떨어진 메티스 프로젝트입니다.
다 올릴지, 챕터 0만 올리고 다른데 투고할지도 아직 못 정했어요.

아래 동영상을 틀어놓고 보시면 더 좋겠네요. 이 음악은 주인공인 남정현이 좋아하는 브루니의 you belong to me 입니다. :-) 나름대로 피튀는 장면 쓰면서 듣던 곡이라서 쓸때의 기분을 잘 살려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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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일상의 종말

평소와 다를 게 없는 아침이었다. 한 달에 한 번 있는 마감을 앞두고 이모는 사흘치 찬거리를 냉장고에 쟁여두고, 매달 똑같은 듯 보이지만 엄밀히 말해 다달이 업그레이드 되는 잔소리를 퍼부어대었다. 반박의 여지라는 것을 주지 않는 그 폭풍같은 잔소리에 넋이 빠지는 것도 한두 번. 지금은 그냥 한 귀로 듣고 임계치를 넘어선 잔소리는 다른 귀로 적절히 흘려보낼 수 있을 만큼 이곳 생활에 익숙해진 상태라, 정현은 그날도 그냥 그러려니 하며 별다른 반항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흘동안 혼자 지낸다는 게 처음에는 신이 나기도,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도 다 익숙해졌다.

“숙제 다 했냐, 남쩡.”

“내 얼굴에 어디 숙제라고 씌여라도 있냐? 얼굴만 보면 숙제 타령이야, 저건.”

“뭐야, 상부상조 해야지.”

“내가 무슨 보람상조냐. 작작 좀 해.”

익숙하지 않을 래야 않을 수가 없겠지. 일탈을 하고 싶어도 그 많은 숙제를 두고 무슨 일탈. 언제나처럼 비슷한 시각에 늘 마주치는 자리에서 중학교 동창인 윤호와 마주치자마자 듣는 이야기도 숙제 타령인데. 정현은 쓴웃음을 지었다. 뭐 화끈한 일 없을까 싶은 택도 없는 생각이나 떠오르는 것이, 한심하도록 평범하고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어제가 오늘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그러고 보니.”

버스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는 중간에, 윤호는 언제나처럼 대여점 앞에 멈추어 서서는 가방가득 쑤셔넣은 무협지 대여섯 권을 반납기에 밀어넣었다.

“아주 이 가게 먹여 살리는구나.”

“우씨, 그게 문제가 아니라…… 너 혹시 동생 없냐? 사촌여동생이라도?”

“무슨 헛소리야.”

“헛소리가 아니라, 너랑 똑같이 생긴 여자애 봤어.”

“설마.”

“아냐, 어제 집에 가다가 봤어. 머리가 이렇게 긴데, 너랑 똑같이 생겼더라구.”

“여자가 이렇게 생기면 어떻게 하냐.”

대여점 선팅 유리창에 얼굴을 비추어 보며 정현은 퉁을 놓았다. 키도 윤호와 비교하면 조금 큰 편이지만 대체로 평균. 윤호보다야 날렵하게 생겼지만 여장을 해도 어울릴 미소년이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어쨌건 보통. 이 얼굴이랑 똑같은 얼굴을 한 여자라니, 상상도 가지 않았다. 정현은 아침에 면도하다가 구석을 살짝 베인 턱을 손끝으로 살짝 만져보며 짐짓 너스레를 떨었다.

“남자면 미남 소리나 듣지.”

뭐 화끈한 일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아침부터 윤호의 잠이 덜 깬 헛소리나 듣고 있으려니 그것도 또 한심한 기분이 들어서 정현은 한쪽 귀에만 MP3의 이어폰을 꽂았다. 어젯밤부터 죽 듣고 있던 You belong to me의 감미로운 선율이 귀를 간지럽혔다.

“하여간 그랬어. 뭐 듣냐?”

멋대로 다른 쪽 이어폰을 귀에 갖다대었다가, 어쿠스틱 기타에 끈적끈적한 여자 목소리에 질겁을 한 윤호가 투덜거렸다.

“빼라, 넥삼. 남자랑 이어폰 나눠낄 일 있냐.”

“뭐야, 너. 남자라면 소녀시대를 들어야지. 이거 뭐야?”

“카를라 브루니.”

“그건 또 누군데?”

“사르코지네 부인. 프랑스 대통령 말야.”

“뭐야, 남쩡. 프랑스에서 왔다고 티 내냐?”

“티 내는 게 아니라.”

“프랑스에서 왔으면 말이야, 끝내주는 걸들이랑 어떻게 잘 해보고 그랬어야지. 주변머리없이 여자 하나 못 사귀어 왔으면서 말이야. 네가 무슨 스님이야, 고자야. 아, 진짜.”

대체 왜, 여자 못 사귀었다고 무슨 스님에 고자 취급까지 당하다니. 그놈의 프랑스 이야기만 나오면 왜 연애의 달인들만 모여 사는 환상의 나라라고 생각들을 하는 건지. 등 뒤에서 윤호가 목을 휙 조르는데도 속수무책 끌려다니기만 하며, 정현은 아무리 한국이래도 사내자식들끼리 이렇게 구는 데는 아무래도 익숙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닥치고 소녀시대 들어. 걔넨 진리야, 여신이야, 마스터피스야.”

“무슨놈의……”

마스터피스 씩이나. 그러니까 여기서나 소녀시대 원더걸스라니까요. 아버지를 따라 계속 해외에서 지내다가 작년 가을에야 한국으로 돌아온 정현에게야, 한국 최고의 아이돌 가수보다는 오히려 작년까지 지냈던 프랑스의 가수가 더 익숙한 게 당연한 일인데도, 윤호는 시시때때로 정현을 붙들고 소녀시대의 우월함을 전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아, 들어나 보고 말해. 그리고 솔까말 대통령 부인이 부르는 노래라니. 야, 피끓는 젊은 남자가 탱글탱글한 애들이 부르는 걸 들어야 음양의 조화가 맞지 뭐야. 아줌마가 부르는 거.”

“너야말로 브루니를 들어나 보고 아줌마라고……”

“상상해봐, 우리나라 대통령 부인이 나와서 뭐 부른다고 하면…… 어이쿠.”

버스는 언제나처럼 꽉 차 있었다. 잘 만들어진 통조림처럼 애들을 꾹꾹 눌러 담은 채, 1번 버스는 계산삼거리를 지나 탈탈거리며 산길로 접어들어, 막 예비군 훈련소 앞을 지나고 있었다. 발이 땅에 붙어 있는 게 고작인 비좁은 버스를 타고 가는데도, 하품이 나고 졸렸다. 입을 가리고 고개를 숙인 채 하품을 하며, 정현은 아버지가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시키는 것인지 잠시 생각했다. 적응 못할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의 고교 생활은 만만치 않았다. 그것도 갑작스레 이 세계에 뛰어든 이방인에게는 특히.

“꺄악!”

그 순간, 버스 천정에서 무언가 무너지는 듯 요란한 소리가 났다. 버스가 덜컹 흔들렸다. 급정거였다. 누군가의 새된 비명이 나른한 아침 공기를 찢었다. 정현은 고개를 들었다.

“아니, 이게 뭐야!”

버스 앞쪽 천정을 뚫고 비스듬히 꽂힌, 가늘고 길쭉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좁은 대 끝에 뾰족한 촉이 달린 것이, 창이라고 보기에는 가늘었다.

“저거 화살 아냐?”

“그러게, 어떻게 된 거야?”

물론 대체 어떻게 화살이 버스 지붕을 뚫었는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보편타당한 대한민국 고등학생이라면 살면서 두 번 보기 힘든 이 기괴한 상황 앞에서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정상이냐 하면, 휴대폰을 꺼내들고 인증샷부터 찍는 게 진리였다. 곳곳에서 찰칵찰칵, 폰카 찍는 소리가 들렸다. 벌써 찍을 것 다 찍고 신기한 것 봤다고 주변에 메일 날리는 여자애들도 있었다.

“……역시 한국은 양궁 강국이구나.”

그 와중에도 정현은 철판을 뚫는 그 강궁에, 한국 궁사들은 얼마나 대단한가 새삼 감탄하고 있었다. 윤호는 저가 듣기에도 기가 막힌지 한 마디 했다.

“양궁은 무슨.”

“그럼 저게 어디서 왔겠어.”

“일단 이 근처에는 양궁장 자체가 없네.”

“어, 정말?”

“양궁장이 그렇게 동네마다…… 아, 너 외국서 왔지.”

양궁 강국이긴 하지만 국민 스포츠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짧게 하며 윤호는 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갑자기 일어난 황당한 사태에 버스 기사도 화살 꽂힌 쪽으로 다가와 천정을 올려다 보았지만, 딱히 원인을 알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최초의 흥분이 가라앉고, 뒤쪽에서 누군가가 지각하겠다고 투덜거렸다. 버스 기사도, 지금 상황에서야 뭘 어떻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 다시 시동을 걸었다. 윤호는 버스 손잡이를 고쳐 쥐었다.

“근데 국궁장은 하나 있을걸. 산 저쪽에.”

“거기가 어딘데?”

“여대 옆에. 산책로쪽에 있어. 도서관 뒷길 알지?”

“그런 게 있었어?”

“여대 앞에 가 봤어야 그런 걸 알지.”

“여대 앞에 갈 일이 뭐가 있다고.”

버스는 천천히, 조용한 산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산길이고 워낙 인적이 드물어서 그렇지, 여기서부터 학교까지는 멀지 않았다. 갑자기 화살이 날아든 것이 놀랍기는 했지만, 그 뿐이었다. 잠시 학교가 떠들썩해지기는 할 것이고, 누군가는 블로그 같은 데 그 사진을 올리기도 하겠지만, 그런다고 무언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뭐 화끈한 일 없을까, 그런 생각을 하긴 해도, 정현은 기본적으로 그렇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지루함을 사랑했다. 지루함은, 평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였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 남다를 것 없는 평범함 속에서도, 적어도 한 가지는 남과 다르다고 할 수도 있겠다. 생각보다는 큰 부분일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외교관이고,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살았다는 것은 특히 이 나라에서는 남과 다른 부분이 되어 버린다. 어려서부터 외국에서 살았으니 영어는 기본으로 잘 할 것이라는 믿음, 다른 나라 말도 잘 할 수 있으니 부럽다는 이야기. 하지만 이 나라도 그렇겠지만 저 나라도 역시, 어린아이의 세계에서 떠드는 것과 어른들의 비즈니스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쓰이는 단어부터 다른데 말이야. 그런데다, 익숙해질 만 하면 낯설고 말 설은 환경으로 옮겨가는 것을 반복하며 계속 새로운 언어나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할 수만 있다면, 철든 후 제일 오래 있었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프랑스에서 계속 머물러 있고 싶다 생각했다. 이제 꼴레쥐를 졸업하고 리쎄에 진학하고, 거기서 바깔로레아를 보고 대학에 가고. 그러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으악!”

겨우 탈탈거리며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덜컹거리더니 날카로운 소음을 내며 멈추어 섰다. 정현은 반사적으로 버스 손잡이를 꽉 붙잡았다.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못한 여학생 몇 명이 우르르 바닥으로 밀리듯 넘어지는 것이 보였다. 윤호는 손잡이를 놓쳤지만, 정현의 허리를 붙잡으며 균형을 잡았다. 정현은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계산동에서 경서동 넘어오는 길이야 매일 보던 것이니 뻔한데, 뭔가 이상했다.

“……야, 넥삼.”

“어?”

“길이 좀 이상해.”

달랐다. 양쪽으로 산등성이를 끼고 멀리 계산동이 보이는, 눈 앞으로는 아직 산길이 남았고, 계속 가면 산업도로로 이어지며 그 오른 편으로는 논밭이 있고,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보이는 그 길이 아니었다. 더웠다. 갑자기 한여름이라도 된 듯 사방에서 열기가 끓어올랐다. 창 밖은 안개가 낀 듯 부옇게 변했다. 사방에 불이라도 난 듯, 손잡이는 쥐고 있을 수 없을 만큼 뜨겁게 달아올랐다.

“부, 불 난거야?”

학생들이 웅성거리며 문 쪽으로 밀려갔다. 버스 기사는 급히 앞문을 열었다. 무슨 일인지 너나할 것 없이 먼저 밖을 내다보려는 남학생들의 성화에, 버스 기사의 몸이 버스 밖으로 튕겨나듯 밀려났다.

“으, 으악!”

비명을 지른 것은 버스 기사가 아니었다. 맨 앞자리에 앉은 녀석이었다.

“어, 어…….”

앞쪽에 있던 녀석들은 충격과 공포로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입을 벌린 채 비명도 신음도 아닌 소리를 낼 뿐이었다. 조금 전까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던 버스 기사의 몸은, 마치 석고로 된 조각품처럼 희게 굳어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피 한 방울 흐르지 않는, 기괴한 모습이었다. 말이 되지 않는 상황에 놀란 몇몇 남학생이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뛰어나갔지만, 그렇게 밖으로 나간 남학생들 역시 한 명의 예외도 없이, 희게 굳은 채 쓰러지거나 더러는 넘어지며 그대로 깨어진 도자기처럼 부서졌다. 쨍그랑, 와르르. 잘못 구운 도자기를 바닥에 내려쳐 깨는 듯한 소리가 났다. 믿을 수 없었다. 저런 것이 사람 몸에서 나는 소리라니.

“강력한 고온과.”

그리고 버스 앞쪽으로, 무언가가 미끄러지듯 다가왔다.

“고순도의 이산화탄소.”

야성적으로 곱슬거리는 적갈색 머리카락, 아찔하도록 꽉 끼는 매끄러운 소재의 차이나 드레스. 하지만 어째서인지 눈은, 눈동자가 세로로 길게 찢어진 여자가 버스에 들어섰을 때, 여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버스 뒤로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잠시 여자의 완벽한 몸매에 입을 떡 벌리던 남학생들도, 살며시 입술을 핥는 그녀의 갈라진, 마치 뱀과 같은 혀끝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아침에 우유는 먹고 왔나, 애송이들.”

“……”

“여기서 우리 공부 잘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질문 하나. 고온과 이산화탄소와 칼슘이 만나면 무엇이 될까요?”

뱀의 혓바닥을 가진 여자가 미소를 지었다. 대체, 멀쩡히 학교 가다가 갑자기 버스 지붕이 뚫리는데다 차는 흔들리고 정신 차려보니 사방이 안개 낀 것처럼 뿌연데, 갑자기 버스 기사 아저씨들과 서인천고 남학생 몇 명이 허옇게 변색된 얼굴을 하고 쓰러지는데다. 사람이, 굳어버린 사람이 땅에 쓰러지자마자 퍼석, 소리를 내며 가루만 남기고 부서지는데.

“그, 그거 맞히면 집에 갈 수 있어요?”

그 와중에도 2학년 명찰을 단 여학생 하나가 울먹이며 손을 들었다. 퀴즈쇼가 아니란 말이야. 정현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철없는 질문에, 여자는 대답했다.

“좀 덜 아프게 보내줄 수는 있지.”

“……”

“성경 정도는 읽어 봤어? 롯의 아내 말야. 소금 기둥이 좋아, 아니면 분필이 되는 쪽이 좋아?”

“지각이란 말이에요……”

누군가가 분위기 파악 못 하고 울먹였다. 다들 공포에 질려, 비웃는 사람은 없었다. 바로 버스 앞문 아래에, 굳어 부서져버린 버스 기사와 교복만 걸친 돌덩이가 된 남학생들이 쓰러져 있었다. 악몽이라면 좋겠다. 악몽 치고도 요란한 악몽이었다. 하지만 입 안 쪽의 여린 살을 몇 번이나 슬며시 깨물어 보아도, 선명한 통증과 희미한 피 맛이 느껴졌다. 꿈이 아니었다.

버스 앞뒤 문이 열리고, 문 밖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버스 안으로 파이프를 끌어다 대었다. 고압의 가스가 뿜어져 나오며 기온이 떨어져, 발 밑에서부터 서늘하다 못해 찬 기운이 올라왔다. 그 냉기가 마치 죽음의 징조라도 되는 양, 학생들은 비명을 질렀다.

“걱정하지 마, 이산화탄소 중독(Hypercapnia)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직접 사인은 아니니까.”

아니, 어차피 죽는 이상 이산화탄소건 일산화탄소건 그게 문제가 아니긴 한데. 정현은 자신이 생각보다 초연하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조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바닥을 들여다보았다. 땀이 촉촉하게 배긴 했지만, 이런 상황에도 그다지 떨고 있지는 않았다. 마치 몇 번이나 되풀이해 꾸었던 꿈인 것 처럼. 아니, 갑자기 죽을지도 모른다는 게 너무 현실감이 없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중독이 아니고?”

“그러게, 그것도 중독되나?”

그런데 이 와중에도 분위기파악 못 하는 애들이 꼭 있다.

“지금이 과학시간인 줄 아는 모양인데……”

여자는 웃고 있었지만, 입가가 슬쩍 경련하고 있었다.

“이산화탄소 분압까지 아직 진도 안 나간 모양이지?”

“저희 죽는 거예요?”

“그럼.”

“살려주세요. 저, 저기…… 수능도 얼마 안 남았단 말이에요.”

“이산화탄소 분압도 모르면서 수능은 봐서 뭐 하니. 아, 문과라고?”

세상이 무너지는 듯 한 소리와 함께, 버스의 뒷문이 닫혔다.

물 속에서 오래 숨을 참는 것 처럼 가슴이 먹먹했다. 숨이 가쁘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머리가 아팠다. 누군가가 코피를 쏟았다. 교복 블라우스 위에 시뻘건 피얼룩이 튀었다. 구역질이 났다.

사방이, 마치 불가마에 들어가 앉은 듯 뜨거웠다. 귓속이 앵앵거리고 울렸다. 문 앞에 서 있던 아이 하나가 밖으로 뛰어나가려다가 그대로 주저앉으며 바스라졌다. 비명을 지르거나 울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나둘씩, 아이들이 버스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쓰러진 위에 또 다른 아이가 쓰러졌다. 잠시 후에는 이 아이들이 아닌, 분필가루만이 가득 남을 것이다. 되다 만 롯의 아내처럼. 정현은 바닥으로 무너지며 생각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앵앵거리는 소음 대신 브루니의 노래를 듣는 쪽이 덜 고통스러울 것 같았다. 그는 경련을 일으켜 제대로 무언가를 쥐지 못하는 손가락을 억지로 움직여 주머니 속의 MP3를 꺼내려 했다

그때였다.

“대체 무슨 꿍꿍이지.”

반쯤 열린 버스 앞문 쪽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부서진 사람의 잔해를, 그 분필가루를 밟고 계단을 디디며 올라왔다.

“네가 모시는 자는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냐.”

앞문 쪽으로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그들과 마찬가지로 서인천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었다. 긴 머리카락을 느슨하게 묶고, 등에는 책가방을 멘, 그냥 평범한 여학생.

아니, 눈부시게 예쁜 여자애라는 생각이 든 것은, 그녀가 나타나며 공기의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일까. 여전히 머리가 멍하고 숨이 찼지만, 차게 저려오던 손 끝에 조금씩 온기가 돌아왔다. 정현은 눈을 깜빡였다.

“신통치 못한 계략밖에 못 꾸미는 주제에, 이만큼이나 사고를 치면 국제 문제다.”

“코리아같은 작은 나라와의 문제가 그렇게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여자는 소녀를 내려다보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아, 파르테노스께서도 하프 코리안이셨죠. 잊고 있었네요.”

의미를 알 수 없는 대화였다. 정현은 돌아올 듯 말 듯 아직 잡히지 않는 정신을 애써 붙들며 고개를 털었다. 언제 정신이 들었는지, 윤호가 옆구리를 쿡 찔렀다.

“아, 쟤야, 쟤.”

“……?”

“너랑 똑같이 생겼다고.”

“무슨 소리야.”

하여간 대단한 녀석이다. 이 와중에 여자애 얼굴을 알아볼 정신이 있다니.

하기사 고작 반 년 같이 생활했던 남자중학교 동창들이, 여자라면 허수아비가 치마만 두르고 있어도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중학교 때 남녀를 갈라놓는 학교가 많다더니 그 영향이 크긴 큰 모양이다. 정현은 살짝 목을 빼어 그 여학생을 쳐다보았다. 상당한 미인이기는 했지만, 그 뿐이었다. 조금 다른 상황이었다면 역시 관심을 보이는 게 당연할 만한 미인이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여자애 얼굴이 눈에 들어올 리가.

“나 어제 쟤 보고 딥따 놀랐잖아.”

“이 와중에 그런 소리가 나오냐, 너도.”

그렇게 대꾸하면서도 정현은 그 소녀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천천히 뜯어보았다.
아주 요단강 건너갈 뻔 했다가 어떻게 겨우 급정거한 것 뿐이고, 아직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가 갈린 것도 아닐 텐데, 이런 순간에 하는 일 치고는 참으로 할 일 없는 짓이긴 했지만, 몇 번을 다시 보아도 그녀와 자신이 닮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어디서 보긴 봤는데. 아침마다 거울 속에서 보는 얼굴과는 아주 딴 판이었지만, 그래도 낯선 얼굴은 아니었다.

“아.”

“그치? 네가 봐도 똑같지?”

“……선우 륜이잖아.”

정현은 그제서야 그 소녀를 어디서 보았는지 겨우 기억해 내며, 일어날 법 하지 않은 상황이 두 번이나 일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현의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무표정하게 바둑돌을 쥐고 앉아있는 그녀. 이 자리에 나타날 리 없는 그녀가 지금 왜, 서인천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일까. 머리가 복잡했다.

“바둑기사 말야.”

아니, 복잡한 것은 복잡한 것이지만, 한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애 얼굴이나 알아보고 있고. 그런데 선우 륜이 왜 여기 있는 거야. 우리 학교 교복은 웬 거고. 그 바둑계의 신성이니, 이창호 이세돌을 넘어설 준재니 하는 대단한 애가. 아, 그렇구나. 지금 일어나는 일은 또 꿈이고, 나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환상을 보는 거구나. 어쩐지 납득이 갔다. 그래도, 아무리 컴퓨터며 휴대폰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동경하는 애라고 해도 이 순간에 선우 륜이 떠오른 것도 참 웃기는 일이긴 했다. 끈적끈적 달콤한 목소리의 카를라 브루니나, 사실은 이모나 엄마가 먼저 보였어야 할 것 같은데.

“방해를 하러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뱀의 혀를 가진 여자가 얇은 입술 사이로 혀를 낼름거렸다. 선우 륜은 불쾌한 듯 그녀를 노려보다, 오른손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 그 순간 앞쪽에서부터, 버스의 유리창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밖으로 터져나가기 시작했다. 화살이 꽂힌 버스의 상판이 그대로 반쯤 뜯겨져 날아가고, 안개가 가득한 하늘에서 갑자기 눈부신 빛줄기가 쏟아졌다. 여자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또다시 제게 그리 하시려고요.”

“네가 모시는 자에게 그리 전해라.”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할 만큼 강한 빛이었다. 다음 순간 륜은 어디서 난 것인지, 제 키보다 큰 창을 휘둘러 제 손에 맞게 고쳐 쥐고 있었다. 창봉술 같은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정현이 보기에도 대단히 능숙한 솜씨였다.

“너같은 고르곤 따위는, 남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충분해.”

“그렇습니까.”

륜은 교복 위에, 왼쪽 어깨와 가슴을 반쯤 덮는 촘촘하고 단단해보이는 가죽을 두른 기묘한 모습으로 여자를 향해 창을 겨누었다. 아름다운 이마도, 긴 머리카락도 투구에 가려, 그 틈새로 선명한 푸른 눈동자만이 반짝이고 있었다. 여자는 붉은 입술을 신경질적으로 당기듯 미소지으며 륜을 바라보았다.

“부디 뜻대로, 파르테노스(Parthenos).”

소녀의 창이, 여자의 턱을 꿰뚫었다.

뇌수가 섞인, 붉고 누런 핏물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쓰러져 있던 학생들은, 그 피를 뒤집어 쓴 채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려 애쓰던 학생들은 그 참혹한 모습에 짧은 비명을 지르며 몸을 움츠렸다. 학생들은 버스 뒤로 몸을 웅크리며 비명을 질렀다. 바닥으로 쏟아진 핏방울은 저마다 생명력을 지닌 듯 튀어올랐다. 그 핏방울이 튀어오를 때 마다, 버스 안까지 스멀스멀 기어들어온 짙은 안개가 조금씩 맑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공기가 맑아질 수록, 어째서인지 손가락 하나 제 의지껏 가눌 수 없었다. 정말로 죽는 건가. 그렇구나, 그건 역시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꾼 꿈이었구나. 어처구니 없는. 윤호가 바닥으로 고꾸라지는 것을 보며 정현은 몇 번이나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우 륜은 창을 휘둘렀다. 혈조에 고인 피가 그대로 정현의 얼굴에 쏟아졌다. 그 비린 피맛을 느끼며, 정현은 쓰러진 윤호의 책가방에 코를 처박으며 정신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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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공모전

November 30th, 2009

문장 공모전 보고 좀 뿜어서 한마디 합니다.

http://www.munjang.or.kr/MAI_Part/bbs/list.asp?pID=41&alladin_event=Y

저런 공모전은 뭐,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집해 보자, 라든가 문학의 꿈만 키웠지 쓰지는 못하고 하루하루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소소한 이벤트는 될 지 모르겠지만, 정말로 저런 식의 “모아들인 상상”을 기성작가가 아이디어로 취해서 글을 쓴다면 그 또한 막장.

나는 좋은 아이디어는 있는데 글이 안 나와…… 참 질리게 듣는 이야기죠.

나는 작가인데 마감이 되었는데 아이디어가 안나와…… 이것도 참, 낯설지 않은 시추에이션이죠.

근데, 아이디어를 스스로 찾아서 자기 스스로 글로 만들어서 쓸 수 없으면, 둘 중 하나가 안 되어도 작가는 안될 듯.

해명은 화학실험을 잘 할 수 있고, 다시 말해 계량계측 잘 해요. 엄마가 요리를 잘 해서 혀도 민감한 편. 하지만 스톱워치 들고 요리를 해도, 과히 맛있다 할 만한 물건은 안 나옵니다. 아이디어와 글쓰기의 협응이 되지 않으면 소설은 쓸 수 없다고 생각해요. 문장이라는 사이트, 에 대해서 아마추어로 글 쓰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사실 사이트 구성은 좀 난잡한 면이 없지 않지만 나름 괜찮은 사이트라고 생각했던 것이 저 같잖은 공모전 하나로 휙. 글은 아이디어나 문장, 둘 중 하나만 있어도 안 되고 둘이 조화가 되어야 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극단적인 예로 바람의 나라를 아기공룡 둘리 그림체로 그리면 어울리겠습니까, 어디. 둘리를 바람의 나라 그림체로 그리면 역시, 둘리와 고길동의 유사 부자간의 살…..(끌려간다) 하여간 그 이야기가 될 리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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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노벨에서 낙선평 받았습니다

November 29th, 2009

이번에 “메티스 프로젝트”의 낙선평 받은 것입니다. 2차에서 낙선평 받은 것의 샘플로 올려놓습니다. ;-)

심사단(simsadan) 09/11/28 10:46
누락된 찬반평입니다.
1. 종합평가
-엄청나게 재미있다!

2. 설정
-참신하고 재미있는 설정이었습니다.( Yes )
-리얼하고 디테일한 세계관이었습니다.(Yes )

3. 캐릭터
-라이트노벨에 어울리는 좋은 캐릭터입니다.( Yes )
-주인공에게 참신한 매력이 있습니다.( Yes )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기 쉽습니다.( No )
-주요캐릭터들의 조형이 참신합니다.( Yes )
-주요캐릭터의 수가 적절합니다.( Yes )

4. 스토리
-독자의 흥미를 끄는 테마입니다.( Yes )
-굴곡이 풍부하며 질리지 않습니다.( Yes )

5. 구성
-이야기가 도입부부터 인상적인 장면이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Yes )
-구성이 명료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Yes )
-묘사의 시점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No )

6. 표현기술
-집필이 능숙하고 문장력에 문제가 없습니다.( Yes )
-쓸데없는 표현이 없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No )
-상황이나 디테일의 묘사가 적절합니다.( Yes )
-등장인물의 조형이나 묘사가 절절해 캐릭터를 파악하기 쉽습니다.( No )

반대

1. 종합평가 (이 중 하나를 골라 적어주십시오.)

*-평범하다.

총점 : 48점 득점 : 25점

2. 설정.(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참신하고 재미있는 설정이었습니다.( 1 )
-리얼하고 디테일한 세계관이었습니다.( 1 )
-새로운 지식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0 )

3. 캐릭터.(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라이트노벨에 어울리는 좋은 캐릭터입니다.( 2 )
-주인공에게 참신한 매력이 있습니다.( 0 )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기 쉽습니다.( 0 )
-주요캐릭터들의 조형이 참신합니다.( 0 )
-주요캐릭터의 수가 적절합니다.( 2 )
-캐릭터의 행동동기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1 )

4. 스토리.(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독자의 흥미를 끄는 테마입니다.( 1 )
-굴곡이 풍부하며 질리지 않습니다.( 1 )
-독자에게 감동을 줍니다.( 0 )
-작가의 자기만족이 아닌, 독자를 의식한 스토리입니다.( 1 )

5. 구성(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이야기가 도입부부터 인상적인 장면이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1 )
-이야기 분량에 걸맞는 에피소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1 )
-쓸모없는 에피소드가 없습니다.( 2 )
-구성이 명료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1 )
-묘사의 시점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2 )

6. 표현기술(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집필이 능숙하고 문장력에 문제가 없습니다.( 1 )
-전반적으로 기세와 신선함이 있습니다.( 1 )
-쓸데없는 표현이 없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1 )
-어휘가 풍부하고 다채로운 표현이 있습니다.( 1 )
-상황이나 디테일의 묘사가 적절합니다.( 2 )
-등장인물의 조형이나 묘사가 적절해 캐릭터를 파악하기 쉽습니다.( 2 )

1. 종합평가 (이 중 하나를 골라 적어주십시오.)

*-재미없다

총점 : 48점 득점 : 20점

2. 설정.(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참신하고 재미있는 설정이었습니다.( 0 )
-리얼하고 디테일한 세계관이었습니다.( 1 )
-새로운 지식을 접할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0 )

3. 캐릭터.(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라이트노벨에 어울리는 좋은 캐릭터입니다.( 1 )
-주인공에게 참신한 매력이 있습니다.( 0 )
-독자가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기 쉽습니다.( 0 )
-주요캐릭터들의 조형이 참신합니다.( 0 )
-주요캐릭터의 수가 적절합니다.( 2 )
-캐릭터의 행동동기에 설득력이 있습니다.( 1 )

4. 스토리.(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독자의 흥미를 끄는 테마입니다.( 0 )
-굴곡이 풍부하며 질리지 않습니다.( 1 )
-독자에게 감동을 줍니다.( 0 )
-작가의 자기만족이 아닌, 독자를 의식한 스토리입니다.( 1 )

5. 구성(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이야기가 도입부부터 인상적인 장면이나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1 )
-이야기 분량에 걸맞는 에피소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1 )
-쓸모없는 에피소드가 없습니다.( 2 )
-구성이 명료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1 )
-묘사의 시점이 안정되어 있습니다.( 1 )

6. 표현기술(0점,1점,2점)-3가지 점수 중 하나로 해주십시오.
-집필이 능숙하고 문장력에 문제가 없습니다.( 1 )
-전반적으로 기세와 신선함이 있습니다.( 1 )
-쓸데없는 표현이 없고,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1 )
-어휘가 풍부하고 다채로운 표현이 있습니다.( 0 )
-상황이나 디테일의 묘사가 적절합니다.( 2 )
-등장인물의 조형이나 묘사가 적절해 캐릭터를 파악하기 쉽습니다.(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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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간지와 전각돌

November 16th, 2009

민주가 그 꼴을 보고 말았지만 나는 요즘 전각도로 막 들이 파고 있다. 전각을 하는게 아니다. 뭐랄까, 스트레스 분출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관계로 전각돌을, 학생용으로 나오는 것 있잖나. 한 세트에 2천원 하는 거. 그걸 좀 사다가 쓰고 싶은데 학교 앞 문방구에는 그거 진도 나갈 때만 들여다놓고 진도 끝나면 업자가 싹 수거해 간다고 한다. 젠장. 인사동에서 산 돌은 세 개에 7천원씩 달라고 한다. 인터넷에 뒤져보니 2400원하는 돌이 있다. 그걸 사야겠다.

하여간 그 이유는.

“젠장 폭풍간지 미남이 대일밴드나 감아주는 거냐!!!!!!!”

……콘티 때문이다.

로맨스를 넣으라는 특명을 받자와;;; 여주가 손을 다치고 약바르러 올라왔다가 남주가 그 손으로 무슨 물일이냐면서 대일밴드 감아주는 장면을 넣었는데
이장면이 로맨틱하지 않다고……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T_T
연구에 연구한 끝에
대세는 폭풍간지.
대일밴드 감아주면서 폭풍간지를 보이는 연출;;을 노트에 그리며
내 손도 덜덜 떨렸다.

그리고는;;;;;;
남는 잉여력을 주체하지 못해서 전각도를 들고 도장을 파고 있었던 것이다!!!!!!!!!!!!! (진담임)

…….그런데 문제는 그 대일밴드 폭풍간지 콘티는 대략 통과됨. (대사 수정 조금 있고)
아무래도. 연습용 전각돌을 좀 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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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기 전 마지막 발악같은 삽질

November 11th, 2009

슬슬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는 것은, 어째서인지 글 일 쪽은 제대로 풀리지 않고 만화 콘티 일거리만 하고 있는데다, 그런 와중에 학습만화 해보지 않을래 하는 이야기까지 듣고 말았기 때문일까.

그러다 보니, 나이 서른이나 먹어서 열 살은 어린 아가씨에게 신세타령이나 하는 찌질한 모습을 보이기도. 내가 다 한심하다. 한심하긴 한데.

월하동은, 처음에 그렇게 아주 애착을 가졌던 글은 아니었다.
하지만 쓰다보니 정이 들었고, 그 상태로 제대로 완결을 못 내고 끝내게 되어서 많이 속상했다. 납득할 수 있는 데 까지 써서 끊고, 꽤나 손해를 봤지만 완결권은 개인지로 찍었다. 문제는 그 후속작 개념으로 준비하던 게 있었는데.
이걸 월하동 4권 나온 시점에서 출판사에 들고갔다가 “비슷한 것만 자꾸 쓰면 안됨” 하고 캔슬당하고는 채택이 된 게 하이바맨.
그것도 만화 스토리화로.
근데 하이바맨도 5화까지만 연재되고 땡이라서;;;;;

어쩐지 끈 떨어진 연 같달까.

사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있는 것 보다는 상태가 낫다는 것을 알지만.
올해까지는 우리 나이로만 서른이었지만 곧 진짜로 서른이 된다.
보통은 데뷔한 곳에서 두번째 책까지 하고, 그리고 이후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것 같지만 상황이 안좋으니 결국 다시 공모전부터 뒤지고 다녀야 할 판.
그런데다가, 투고해서 받은 피드백은 어쩐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형화된 무엇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만 깨닫게 했을 뿐이고. 그에 맞추려면 너무 많은 것을 버려야 하는데, 과연 라이트노벨이란 장르가 그렇게 많은 것을 버려야 할 만큼 가치와 비전이 넘쳐나는가에 대해서는 잠시 생각해보고 싶고.

뭐, 결국은 내 능력없음으로 귀결되는 문제이지만.

사람이 언제까지나, 의욕과 열정으로 살 수 있을까.

…….에라잇, 힘내자.

일단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은, 앱북으로 나올 겁니다……. 연재분에서 꽤 손을 많이 봤어요. 기대하셔도 좋을 듯. 재미있을 거예요. 어제 계약서에 도장 찍어서 보냈음.

황금새의 전설은 모처에 다시 투고. 이번에 투고 통과하면 역시 손을 대대적으로 볼 겁니다. 일단은 새로운 것을 계속 써서 여기저기 투고는 하되, 기존 것부터 다시 정리를 하면서 지나가야 할 것 같네요.

그나저나 월하동 후속작 개념으로 준비했던 건 정말 또 어디다 넣어야 하지? 대원? 거기 이슈노벨 거의 안나오던데, 이젠….. 에구구…….

제가 나중에 좀 존잘 대작가가 되면……(과연 언제?) 지금 타로상담 하는 식으로, 신인작가에게 테크트리에 대해 상담해주는 그런 일을 해주고 싶었으면 좋겠네요. 사실 저, 요즘 테크트리가 좀 이상해 하고 고민 많이 합니다. (빙긋)

그래, 내일 아침에는 다시 철딱서니 탑재하고 눈을 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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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

November 9th, 2009

20091109

……..드릴거 드리는데 놀라지 마세협;;;;;;;; T_T

이번주는 간만에 콘티수정이 좀 대대적임. 안되는 로맨스로 용을 쓰려니 뭐랄까 진기가 빠지는 기분인데 그래도 2% 부족하달까요! 어려워요!!!!!
근데 뭐, 순정잡지 팀장님이 완급조절에 대해 말씀해주시는 것은 하나하나가 보배롭죠 뭐.
보배롭긴 한데…….

손발리오그라든다는게무슨뜻인지온몸으로느끼는.txt

라서 문제죠 뭐. 아하하………뭐랄까 이쯤 되면 행운을 빌어주세요 쯤? 8메가만에 베드신이 들어간 전전작과, 5권만에 키스만 하고 끝난 전작. 을 갖고있는 해명에게는 태산같은 고난이 눈앞에 닥친 셈입니다만 뭐;;;;;

……열심히 해야죠(먼산)

근데 사실 이대로 두면 로맨스가 아니라 요리왕 비룡 되기 직전이어서;;;; 손을 보긴 봐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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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믿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지?

November 6th, 2009

솔직히 말하면.
책 한 권/한 질 내고 그대로 사라지거나 잊혀지는 작가는 쌔고 널렸다.
나는 그게 두렵다.
엄청나게.
아마 지금 내 블로그에 온 당신이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아니까.
그런 케이스가 죽도록 많은 것을 아니까 말이다.

이번에 시드 공모전에 넣은 소설은 2차에서 떨어졌는데
아까 그 일로 아는 편집자 녀석이랑 챗하다가 그랬다.
녀석은 이해할 것 같다고 했고.

그러고 보면.
누군가가 나보고 줄 하나는 기가막히게 못 선다고 한 말을 어디 블로그인지에서 읽었는데.
그 말이 과히 틀리진 않았을지도

줄 까지는 아니더라도.
보통은 자기가 첫작을 낸 곳에서 두번째 책을 내는 것 같더라.
나도, 써놓은것은 많은데 어디에 투고하면 좋지 했더니
대원에 들고가지 뭘 고민해 그런 말을 듣기도 했으니까.

근데 문제는
겨우 공모전 통과했더니만 담당님 퇴사+책 나간 브랜드 고사;;;;;
라는 크리가 터져서.
어떤 의미에선 끈떨어진 연이랄까 다시 처음부터 다시 처음! 부터다시;;;
시작해야 한달까 뭐 그런게 좀 있다는 거다.
공모전들 계속 노리고 다니는 것도 그런 이유다.

사실은,
자신감을 잃어가는 게 맞을지도 몰라.
나만이 쓸 수 있는 것을 쓰겠다는 것은…… 그건 분명히 내 장점이겠지만.
어쩌면 과욕이 아니었을까.
쓰고싶은 글을 자유롭게 쓰기 위해 공무원이 된다. 는 것……
괴롭다. 정말로.

시드 2차 떨어졌다고 하니까
시드는 당신에게 맞지 않으니 다른데 넣어보라는 말들을 주변에서 해 주시긴 했는데.
딱히 공모로 뚫을 수 있는 곳이(그러니까 공모전을 하고 있는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 또 문제다.

그렇다고 대여점 쪽으로 시도할 생각은 없으니까.
일단은 지금 하는 만화 스토리라도 잘 해야 하긴 하는데.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의 마음;;;을 다룬 소설을 각색해놓다 보면
그냥 더 우울해진다.
계절 탓도 있으니, 여기서 우울증으로 추락하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해야 하긴 하는데.

무엇보다도
내가 겁먹고 있다는 사실과 마주하는게 제일 짜증나서.
며칠 전 댓글에 대해, 최대한 침착한 반응을 보였지만 사실은 나도
아침부터 시방 이게 무슨 소리여 하고 좀 데굴데굴 파닥파닥 거리긴 했다.

글쎄.
난 그런 자신감이 남아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부러울 만큼
많이 삭고 망가졌는걸 어쩐다.

그 님이 또 와서 뭐라실 지 모르니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빈정거리는게 아니다. 정말로.
자기 자신을 믿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축복이냔 말이다.

그때 생각이 난다. 서른 몇 군데 출판사에서 줄퇴짜를 맡은 것도 모자라서
대조영 이계진입물을 쓰면 출판해 주겠다는 소리나 듣고
줬던 원고 빼앗아서 다시 들고 나오면서,
찍어먹어봤더니 정말 짜다 못해 쓰게까지 느껴지는 눈물을 닦으면서
나중에 언젠가 대작가가 되면 이 일도 꼭 써주마 했던 날이.

그냥.
물밑에서 계속 좌절은 일어났고
오늘 2차 떨어진 이야기를, 시드 홈페이지도 아니고
디씨판갤;;;에서 먼저 주워듣고 났더니
뭐랄까, 좌절하다 못해 존심도 팍 꺾이는 기분이랄까.

술이 당기는데 술은 없고, 내일은 지각하면 안되고. 미치겠구나아…….

ps) 맞아요, 선생님.
글 쓰는 놈들이란 하나같이 자의식이 강해서
그 쪽팔리는 것을 들고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모자라
출판사에 들이밀고 책으로 나와서 온 세상 사람들이 읽으라고
그러고 있는 종자들이죠.

신도림 역에서 스트립쇼를 한들 이보다 더 뻔뻔할까요.

문제는요
이렇게 자신감 바닥난 지금도
뻔뻔함만큼은 줄어들지를 않는다는 거죠.

통과도 아니고 낙방 소식을 딴데서 듣고 나니까요
자존심이 팍 구겨지긴 구겨졌는데
그런데도 또, 얼마 전부터 쓰기 시작한 것을 정서하고 있는 저를 발견해요.

미친게 틀림없어요, 이녀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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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본 것들

November 3rd, 2009

This is it 은 이번 주말에 보러 갈 예정

굿모닝 프레지던트 봤습니다. 재미있고 훈훈하더군요.

1. 이순재 대통령의 측근 중에는 아무래도 노통의 장년기를 패러디한 듯한 헤어와 말투의 인물이 있다.

2. 120분 토론은 좋았지만 그러려면 적어도 초절미중년 사회자를 앉혀놓아야 그림이 되지 않는가!

3. 영화 속 민주당쪽 인물로 120분 토론에 나온 인물은 누가 봐도 유시민 패러디임. 좀 웃을 거리는 많았다.

4. 이순재 대통령의 포지션은(여러 행동들 특히 자신을 감옥에 보낸 전직대통령 사면) DJ. 민주화 운동의 동반자였으며 정치적 라이벌인 남자의 아들로 어려서는 아저씨라 부르며 가까이 따랐던 장동건은 그렇다면……(끌려간다)

5. 세 대통령의 아침식단 변화가 볼만하다.

6. 잠깐만, 박해일씨;;; 당신 극중 나이가 몇이라고!!!!!!!!!! (대통령 출마가능연령은 40세이므로 극중 장동건은 최소 40세……)

7. 그런고로 얼라는 엄청 늦둥이임.

8. 그런고로 고두심 대통령 때 한채영하고 데이트하는 장면에서….. 이미 장동건은 40대 후반입니다. 훗.

9. 그러면 장동건이 대통령되기 직전(이순재 레임덕 시기)에 한채영을 두고 “서른 넘어서 공부만 한다”고 뭐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열살 좀 넘은 나이에 한채영 좋다고 그러던 장동건은 결국 유리핀 멤피스 뺨치는……(끌려간다)

10. 임하룡은 극중 대통령의 남편이자 전직 교수로 나오는데, 고두심이 장관이던 시절 그는 서울교대 앞에서 부인을 기다려서 같이 집에 간다. 그런고로 임하룡은 서울교대 교수로 볼 수 있다.

11. 장동건이 박해일에게 덮침당할 뻔 한 그 시장 에피소드 다음날 민주당의 코멘트는 “우리는 역사상 가장 ‘민첩한’ 대통령을 잃을 뻔했습니다.”다. 물론 경호팀의 대응이 늦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지만 아마 가장 웃겼던 대사였을 듯.

12. 민주당말고, 장동건네 당인 새나라당…..은 당 이름이나 컬러나 한나라당에서 따온 것이긴 하지만, 물밑에서나마 친북이고 반일은 반쯤 대놓고 하는데다 일본이건 미국이건 안 깔고 하는 것이 어디의 누구에게서 꿈과 희망의 군국주의자를 빼고 미남의 간지작렬을 넣으면 좀 비슷할지도.

13. 하지만 누가 봐도 한나라당 패러디인 당, 민주당의 경쟁당인 당의 젊은 대통령으로 장동건을 캐스팅한 점에서 정권 프렌들리한 영화임을…..(끌려간다) ->물론 농담이다.

= = = = = = = = = = = = = = = =

지인의 강추로 무지개를 이은 왕비를 봤습니다. 일본 드라마고요.

초반에 역사적 설명 하면서 아예 명성황후를 일본공사관에서 시해했다고 나오는군요. 뭐 그런 것은 좋은데……

영왕이야 어려서 일본 끌려간 남자. 한국말 서툴러도 어쩔 수 없죠. 일본 배우이기도 하고.

……근데 안중근이 “대한독립만세”외치는게 한국사람의 억양이 아냐;;; T_T

안중근 정도는 한국배우를 써주지 그랬나요…… 흑 전반적으로 잔잔한 드라마군요. 민감한 소재인데, 한국에게도 크게 거부감 들지 않을 정도로 다루기도 했고. 뭐 그 이전에 역사가 아니라 “사랑”에 초점을 두었으니까 말입니다만.

……연애를 10년 해도 로맨스는 쓰기 어려워요. (먼산)

= = = = = = = = = = = = = = = = = = =

지난번에 썼던 근친물로 시드 1차 통과했습니다.
3차까지 가서 책 낼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근데 이것이, 모 님이 그 소식을 듣고 하루 세번 허경영을 외쳐준 공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산) 허경영은 강하군요;;;;;;

= = = = = = = = = = = = = = = = = = =

요즘 출장중이라 글을 쓰기는 좀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이것저것 등등은 다음 주가 되면 좀 정리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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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면서 오늘의 잡담

October 28th, 2009

1. 일단 만화 콘티를 해보고 있으되……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건지 잘 모르겠어서 공모전에 원고를 넣어보기로 했다.
보니 마침 이달 말에 마감인 공모전이 있어서, USB를 뒤져보았더니 마침 쓸만한게 있었다. 어떤 것은, 소설로 쓰기보다는 비주얼적인 형태로 만들어지면 더 좋겠다 싶은 것이 있다. 지금 이 이야기도 그렇다. 메모해놓은 소재와 시놉시스를 적당히 잘라 일단 1화의 콘티를 만들고, 시놉시스와 간략한 인물소개를 첨부했다.
잘 되면 좋겠다아아아아아앙…..
요즘 자꾸 자신감이 떨어지는데, 뭐라도 하나 좀 걸려라!

2. (1)을 하기 위해 설덕질이 필요해서(어차피 1화에는 그 설덕이 필요하지도 않은데) 관련 카페에 죄다 가입해 놓았다. 책도 체크해 놓았는데, 혹시 걸리면 사야지. (1)의 이야기도 언젠가 쓰고 싶었던 거라서. 에헷.

3. 이번달 이슈를 샀고 이번달 씨엘을 보았다. 이번에도 끝내주더라.
특히, 아마도 많은 사람들을 낚기 위한 앞의 3, 4페이지 말고.
이비엔이 크로히텐을 만나러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판타지여서.

……근데 어째서인지 마비노기에서 빗자루를 타고 내려다보는 세상같이 보이긴 했지만. ^^

하여간 좋았다.

4. 알라딘 창작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있기는 하지만
거기 가보면 엄청나게 도배 발라놓은 아저씨가 하나 있어서 자주 들어가게 되질 않는데 말이야. 하도 도배발라놓아서 슬쩍 읽어봤는데.
그냥 한편을 공들여 쓰셨으면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음? 지금 아이디어 떠오를 때 마다 1/3권 정도 분량씩 써놓는 그 잡것들은 어떻게 하고 그런 소리를 하시는감, 해명씨.

5. 불우해명돕기
http://comic.daum.net/title/detail?menuid=haksan&titleno=21448
자 여기다가 덧글을 달아주세요 ㄳㄳ

6. 글쎄, 음.
인격의 문제도 달려있을 것 같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책을 읽고 생각하는 수준.
글 속의 인물은, 저자의 그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법이다.

그냥, 글쓴다는 어떤 사람의 블로그를 보고 든 생각이었다.

7. 취미로 글쓴다면서 시간이 없다고 나보고 공무원이라 시간 많아서 글도 쓴다고 그러는 사람은 면상좀 봤으면 좋겠다. 메신저상이라고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나도 출판사 다니고 컴일 하면서 늦게늦게 직장에 붙들려 있고 그래도, 하루에 다섯페이지 쓰기를 10년을 했으니까. (그 이전에도 글은 썼지만)

그렇게 해도, 이제야 겨우 한질 낸 코코마.

……언제 사주볼 때 들은 말이 맞는지도. 사주 자체에는 힘이 있고 강한데, 20대를 지배하는 대운이 꽤 빡세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것을 다 가졌다면 당신은 죽을만큼 노력한 사람이라고 그러던데. 10년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글쓰기를 계속해서 겨우 라노벨 한질 냈으니, 앞날이 빡세구나.

8. 팔릴 수 있는 글과 쓰고 싶은 글 사이에서 조율을 하면서, 쓰고 싶은 것을 쓰되 팔릴 수 있는 형태로 약간 손을 보자 정도로 내부에서 타협을 보고 글을 써나가고 있기는 한데.

신조 마유의 만화를 중고로 사다놓고 참고할까;;; 하고 생각하면 뭐하나.
이번에도 구상하는 것은 또…… 마이너한걸.

9. 콘티 해놓고 차 남은 것 마시면서 돌아다니다 보니
모처에서 자신에게 매문가로서의 싹이 있다면 연락주세요 하는 글을 보았다.

뭐, 들고 발바닥…. 아니, 마우스 패드가 닳도록 투고하고 쫓아다녀도 물꼬 트는 게 쉽지 않은데, 블로그에 걸어놓는다고 일이 들어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

10. 신은 해명에게 이야기를 만드는 재능과 노력하는 재능을 주셨지만
메이저와 마이너를 구분하는 눈은 주지 않으셨다. 젠장. -_-+
“그만하면 메이저야!!! 대한민국 국민의 절반이 배운 거라구!!!”
“그거 초 마이너예요.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의무교육을 받고 국어를 배우지만 그래봤자 커서는 어의가 없으시고 아프면 빨리 낳으신다고요.”

음, 아마 내 고향별에서는 그것도 메이저일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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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의지가 있어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많다

October 25th, 2009

정말로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바닥에는 필명 가명 예명 쓰시는 분들 워낙에 많고, 프로가 아니더라도 실력있는 분들 많으니까, 언젠가는 다시 만날 거라고.

혹시나 하는 기대를 안한 것은 아니었다. 월하의 동사무소 때문에 편집부에 갔을 때, 또 하이바맨 만화화 때문에 그림작가님 소개해 준다고 부르셨을 때, 알고보니 너였구나 하고 깜짝 놀라는 그런 영화같은 상황을.

……그러니까 기대로 끝났으면 좋았는데.
구글과 함께 하면 못 찾을 게 없다는 게 문제였다.
왜, 재능이 있고 의지가 있었는데.
충분히 만화가가 되고 남을 줄 알았던 사람이,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동인활동이라도 하고 있을 줄 알았다.
아무것도 없었다.
몇년 전에 그린 그림조차도 예전에 보았던 것에서 늘어 있지 않았다.

아마도 편집부에서 그런 식으로 마주치는 만화같은 우연은 것은 결코 일어나지 않겠지. 공연히 구글링을 했고, 한참동안 우울해서 냉장고에 남아있던 복분자주를 싹 쓸어 마셨다. 월세방 화장실이 영 부실한데 내일 아침에 변기나 깨먹지 않으면 좋겠다. (농담) 그냥, 그런 현실을 볼 때 마다 생각한다.

재능, 의지, 그런 것이 있어도, 고등학교 때의 그 꿈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다.
꿈을 이루는 사람보다, 꿈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많고, 포기하는 사람도 그만큼은 되는데. 그 꿈을 간직하고 싸우는 사람을 찾는 것조차, 나이 서른이 되면 쉽지 않아지는데.

나 역시, 그렇게 될 수 있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꿈도 잃어버리는 그런 시시한 어른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고.

그런 생각 때문일까. 아니면.

마음이 볶인다. 빈 술병을 꺼내놓고, 차를 끓였다. 이 차만 다 마시고, 바로 자야 할 것 같다. 타로점 봐드리기로 한 분이 두분 계신데, 지금은 술을 좀 많이 먹어서 말이죠. 내일 아침이나 내일 저녁쯤에 답멜 드릴께요. ^^ 죄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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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창작블로그에서 충격받은 이야기

October 24th, 2009

알라딘에다가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 35화를 올리고 돌아서는데…….

20091024

…..음?

…..그분이 그분이교?

(자세한 설명은 생략합니다.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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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정하면서 주절주절

October 21st, 2009

1. 마트에서 남친이 사준 존 덴버 컴필레이션을 듣고 있습니다. 중학교 때 존 덴버를 너덜너덜해지도록 들었는데 말이에요. 이 아저씨의 노래는 정말 치유계라는 생각이.

2. 오늘 점심때는, 북토피아에서 냈던 버전의 황금새 1부 1권과 간단한 시놉시스를 첨부해서 모처에 투고했습니다. 종이책으로 나갈 희망은 적지만, 용기를 내어서 컨택해본 쪽이 다행히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줘서 말이죠. (그런데다 담당님이 월하동도 읽으셨대요!) 잘 되었으면 합니다.

3. 근데 2를 하려고 보니, 아놔 시라노 이거 왜이렇게 찌질해 하면서 눈물을. 하긴, 1부의 시라노는 열세 살. 너무 어른스러워도 재미가 없죠. 하지만 그 까칠하고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면서도 자기 줏대라는 게 있는 시라노를 만나려면 3부는 되어야 할 텐데. 후우….. 남부끄러워서 읽을 수가 있나 이거. 근데 시라노 없이 다스카만 나오는 부분은 제법 재미있었어요. (뻔뻔) 아니, 뭐. 글 자체는 꽤 어린 티가 납니다만 그래도 말이에요.

4. 지금은 시드에 투고했다 떨어진 소설 다시 손보는 중. 2차 투고에서 떨어지면 그냥 다른 쪽으로 오픈할 겁니다.

5. 아, Annie’s Song이다.

6. 지금 트위터가 붙었다 안 붙었다 하는군요……

7. 그와 그녀의 화학반응 쪽으로 컨택 비슷한 것이 들어왔는데, 일단 보류+생각중입니다. :-) 책은 아니고, 앱 개발하는 회사인 듯 해요. 북토피아에 당한 것도 아직 덜 아문 상태입니다. 조금 더 알아보고 결정해야 할 듯.

8. 포스팅 올렸더니 벌써 세분 정도 타로 질문을. 이것으로 이번 주 숙제는 충분하지만, 타로점 정도는 봐드릴 수 있을 것 같으니까 필요한 분들은 연락 주세요 :-) 잘은 못 보지만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도 모르니까요 :-)

9. 근성 충전에는 코믹마스터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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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누나팬 닷컴 올라가 있는 사이트들

October 21st, 2009

누나팬 닷컴 많이 봐주세요 :-)

October 16th, 2009

제 취미생활 중 하나는 만화책 잘라서 동영상 만들기입니다. 물론 요즘은 저작권법이 강화되어서 쉽게 즐길 수 없고 혼자 만들고 돌려보고 지우는 정도입니다만, 아예 그림은 출판사에 허락을 받았고, 음악은 CC라이센스가 붙은 것을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아니, 아예 자기가 콘티 짠 만화로 한다면 정말 하자가 없겠죠.

동영상을_만들어_보았다.avi

농담이고. :-) 미스터 블루하고 네이트에 올라와 있고요, 다음에는 아직 안 올라왔습니다만 오픈하자마자 1화에서 3화까지 올라와 있네요. 미스터 블루는 100원, 네이트에서는 200원에 볼 수 있었습니다. 1화는 그냥 오픈되어 있으니까요, 네이트 쪽이건 다음 쪽이건 덧글을 많이많이 달아주시면 먹고사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매출액 비례해서 고료를 받는 방식이에요. 뭐 저야 볼펜이랑 연습장만 있으면 되지만 그림작가님은 재료도 노고도 이쪽의 수십배인데, 잘 되어서 노력에 대한 보답이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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