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대패본이 만들어내는 “잘못된 인풋”
얼마 전 판타스틱 쪽의 설문에 답하면서…..
판타스틱 3월호 본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나는 한국적 라이트노벨을 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바른 우리말을 쓰기 위해 조탁에 공을 들이고 매년 한국어능력시험을 본다”는 실로 엽기적인(;;;;;) 대답을 적어놓았다. 뭐, 사실이고. 아직 1등급은 못 받아봤지만. (2-급, 2+급 정도.)
그건 편집자가 1등급 받으면 되는 일이고. (먼산) 에잇!
사실은 본문에 잘려서 다행이긴 한데…..
그 밑에 내가 뭐라고 적어놓았느냐 하면 말이다.
작가는 모국어에 빚을 진 사람입니다. 빚을 갚는 것은 고사하고 오히려 사채를 끌어다 안기는 듯한 글을 보면 잡아다가 묶어놓고 3주 동안 간장 없이 군만두만 무척 화가 납니다.
라고 써놓았다. 참고로 저기 중간에 del로 표시해 놓은 것은 원문에도 그렇게 적어놓았고. 솔직히 저 부분은 잘릴 줄 알았다. 그 증거로;;;; 처음에는 편안하게 메일을 보내셨던 판타스틱 기자님이, 내가 저 답안지를 보내고 난 뒤에는 각잡힌 문어체로 메일을 적어 보내셨으니. (먼산) 무엇보다 저 말 그대로 실렸으면 국내 몇몇 라이트노벨 작가님들 가슴에 비수를 꽂았을지도…… 음?
뭐, 사실 국산 라이트노벨 쓰시는 분들은 물론 장르문학 하시는 분들 중에 모국어에 사채 끌어다 안기는 분들은 적지 않고. (중얼중얼) 솔직히 말하자고. 주인공이 신나게 주술을 부려도 문장의 주술구조는 엉망인 소설이 어디 한두 가지여야 말이지. 나라고 100% 잘 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몇년만에 지금 e-book 낸다고 황금새 손보고 있으려니 로서~ 로써~ 헛갈린게 한두 개가 아니다. 아놔,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젊었으면서 무슨 짓이야.
그런데 사실 나는, 그 소위 일빠 덕후 체, 혹은 모국어에 사채 끌어다 안기는 작가들이 자꾸 늘어나는 원인으로, 잘못된 인풋을 꼽고 있다. 일본 서브컬처에 많이 노출된 사람 특유의 단어나 번역체, 어색한 주술구조 말이다. 오죽하면 일빠 덕후 체라는 말이 다 생겼을까. 그걸 폼이 난다고 착각하고 남용하는 경우도 없지 않겠지만, 인풋이 나쁘니 아웃풋도 나쁜 것이다. 애초에 정수기 필터 노릇을 할 만한 베이스가 안 들어가 줬다는 말이고. 그 잘못된 인풋에는 역시 양판소들 내놓으면서 문장교열 한번 안 본, 그야말로 쿽에 본문 얹어서 편집 인쇄만 하고 땡 친 출판사들과, 대패질 번역가들이 있다…… (그리고 몇몇…. 정발 번역가도 있고)
고 생각한다.
아침에 밥먹으면서(어이 지금 몇시? -> 뛰어서 5분이면 사무실 책상 앞에 앉을 수 있음) 이번에 새로 시작했다는 웹진 cbomb의 글을 보다가 번역가 김완님의 말씀 여기저기에 공감하여 써 봤다. (가슴으로 울었다. 번역할 놈들은 국어공부부터 좀 해! T_T)
http://cbomb.egloos.com/3097563
이번 호 특집은 불법 번역 대패질쪽 이야기인데, 그렇지. 나도 윈도, 오피스, 게임은 정품 사서 써도 포샵은 정품 못 쓰지만, 그게 어디가서 자랑할 일은 아니잖은가. (근데 얼마전에 윈7 구입해서 사무실에서 받았더니 다들 “그럴 돈이 있으면 피자라도 사!”라는 반응이 OTL 늘 그렇긴 하지만 여긴 전산실이라 더하다…..) 이상하게 서브컬처쪽만, 불법에 대해 자랑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것도 곤란하지, 음. 그렇다고 대놓고 까자 주의로 논지를 몰고간 것은 아니므로, 대패질로 명성을 떨치고자 하시는 분들도 그냥 편안히 읽어보셨으면 하는 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