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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월하의 동사무소 관련이라고 해둘까요…..

September 16th, 2009

다음 날 다시 온 여중생은, 창가에 앉아 아쌈 한 잔을 주문했다. 남자는 여중생에게 차와 함께 평일 여섯 시 이전에 오는 손님에게 기본 서비스로 내어주는 초코칩 쿠키 두 조각을 가져다주었다. 미시라고 했던가. 균여가 건네준 설문지를 떠올리며 남자는 돌아서며 쓰게 웃었다.

“제 이름은 서미시예요.”

여중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어깨 너머로 흘낏 뒤를 돌아보았다.

“아저씨는요.”

“말해야 하나.”

“제가 이름과 용건을 밝혔으니까요. 아…… 물론 용건은 어제 그 윤동주 아저씨 통해서 말씀드렸지만요.”

“윤동주, 라.”

남자는 ‘그 녀석’의 본명을 재미있다는 듯 되풀이하며 쟁반을 오른손으로 고쳐쥐었다. 미시는 자리에서 일어나 섰다. 아직 1학년, 이제 2학년 올라간다고는 했지만 여자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면 키가 거의 다 자란다는 것을 감안하면, 작은 편이었다.

“물론 꼭 대답해 주실 필요는 없겠지만, 보통 어떤 행동을 할 때에는 상대방에게서 기대하는 행동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차나 마셔요, 식기 전에.”

되바라진 여자애였다.

“난 손님하고 그렇게 사적으로 친해서 재재재재 떠들어 대는 것, 흥미 없으니까.”

생긴 것도 그녀와는 그다지 닮지도 않은 것이. 남자는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듯이 카운터로 돌아가 앉아, 요즘 계속 읽고 있던 사생활의 역사 5권을 마저 읽기 시작했다. 인간들의 기억은 영원하지 않다. 세대가 바뀌며 기억이 단절되는 것이야 어쩔 수 없다손 쳐도, 사람의 삶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망각과 노화는 자신이 예전에 했던 일들조차도 낯설게 만들어버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렇게, 활자를 통하여 문명을 이어갔다. 지금이야 이렇게 흔한 것이 책이지만, 남자는 이런 책들이 정말로 귀하고 소중한 것이었던 세상을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

늘 주변에 굴러다녔기에 소중한 줄 몰랐던 이런 종이뭉치가 인간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녀는, 그 귀하디 귀한 책을 혹여나 상할까 조심조심 넘기며 읽었다. 이렇게 책을 읽는 것도, 그녀의 습관이었다. 남자는 본문이 인쇄된 매끄러운 아트지를 손끝으로 슬쩍슬쩍 넘기다가, 책 너머로 미시를 쳐다보았다. 미시는 뭔가 책을 읽고 있었다. 어차피 오래 두고 볼 얼굴은 아니었다. 그녀는 책을 읽다가, 숙제가 있는지 수학문제집을 꺼내놓고 한참 끄적이고, 다시 제사라도 지내듯 찻잔을 바라보다, 창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후 여섯 시가 지나고, 비어있던 테이블이 하나 둘씩 사람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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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쌔고 널린, 카페를 배경으로 한 소설.
이라기보다는 월하동에 나온 그 “처용”님을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음, 언젠가는 쓰게 되겠죠. 한때 이거 쓰려고 홍대 골목골목을 사진찍어 놓았는데 말입니다. :-) 언젠가 그 월간 판타스틱과 인터뷰할 때 쓰려고 하는 소설이 있다고 했던 것은 이것. 이것도 한 반 권 분량 써 놓았어요. 언젠가는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뭐, 화학반응을 다 올리고 나면 그때 올려도 될 거고, 아니면 손질해서 투고하는 방법도 있고.
방법은 많겠죠.
다만 잊고있지 않다…… 그런 뜻에서 한토막 올려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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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군 월하의 동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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