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첫 출발 – 오노레 드 발자크
인생의 첫 출발 – 오노레 드 발자크
이야기의 시작은, 뻐꾸기 마차(18세기~19세기 초에 파리 외곽을 달리던 합승 마차)와 여인숙을 운영하는 피에로탱과, 파리 근교의 마차 산업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된다. 사실주의 계열 작가들의 소설을 읽다 보면 때때로 어떤 역사책보다도 실감나는 당대 상황의 묘사가 펼쳐져 있다. 글을 쓸 때, 남의 창작물을 “참고”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사실주의 계열로 고전이라 불리는 소설에 나오는 이런 대목들은 직접 인용하는 것은 곤란하더라도 당시의 분위기를 어떤 매체보다도 잘 전달해주곤 한다.
하여간 그 피에로탱의 마차에, 신분을 숨기고 싸구려 마차에 오른 위그레 드 세리지 백작(자신의 영지를 관리하는 모로가 자신을 속이고 이득을 취하려 하는 것을 알고 쳐들어가는 길)이 오른다. 그 마차에는, 모로와 한때 내연 관계에 있었던 위송 부인의 아들,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오스카르 위송(모로와 내연관계에 있다가 모로가 사형 언도를 받고 위송 씨는 세상을 떠나, 부인이 클라파르와 재혼할 당시 오스카르를 임신하고 있었던 정황으로 볼 때 오스카르는 모로의 아들인 듯)도 함께 오른다.
2등 서기인 조르주는 자신이 자니나의 파샤라고 허풍을 떨며 거짓 모험담을 늘어놓고, 드 세리지 백작의 성관 인테리어를 맡은 화가 브리도는 유명 화가를 사칭한다. 백작은 그런 모습들을 바라보며 웃음짓지만,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나게 된 오스카르가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이 드 세리지 백작의 아들과 막역한 친구라 주장하며 백작의 지병과, 백작 부인의 바람기에 대해 멋대로 떠들어대는 것을 듣고 분개한다. 한편 백작은 이곳에서 나누는 대화와 조르주가 가져온 서류 등을 통해 모로가 소작인과 꾸민 음모를 알아채고, 오스카르의 일까지 덧붙여 모로를 파면하고 만다.
외삼촌의 도움으로 공증인 사무소의 견습으로 들어간 오스카르는 (그런데 이 과정 등등을 보면 엄마가 정말, 처음부터 엄청나게 징징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애를 망친 원인 중 반은 그 엄마한테 있지 않나 싶을 정도) 화려하게 치장하고 젊은이다운 야심을 품고싶은 마음을 꾹꾹 누르며 혹독한 수련을 받는다. 다행히도 군역 역시 외삼촌의 도움으로 면제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오스카르의 앞날에는 드디어 밝은 빛이 보이게 된다. 그러나 정식 서기가 되려는 시점에서, 그는 신입 견습생의 친척으로 다시 자신의 앞에 나타난 조르주의 유혹에 빠져 처음으로 가 본 사교계에서 가짜 후작부인에게 속고, 정신없이 노름을 하고, 결국 공금을 잃은 데다 빚까지 지게 된다. 외삼촌은 빚까지는 도와주었지만, 군역을 빼 주는 일은 도와주지 않는다.
결국 오스카르는 공증인의 길을 그만두고 군대에 끌려간다. 그리고 19세에 떠났던 그 마차 여행에서 조르주가 잘도 떠들어대던 동방, 알제리로 향한다. 그는 그곳에서 라파예트를 지지하며 돌아서 레지옹 도뇌르 수훈자가 되고, 드 세리에 백작의 아들을 구해내지만 한쪽 팔을 잃는다. 그리고 그는 프렐르의 세금 징수관이 되어 다시 피에로탱의 마차를 타고 간다.
우연히도 그 마차에는 그때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영세업자 피에로탱은 재산을 모았고, 사업도 번창했다. 소작농 레제도 돈을 벌었으며, 브리도와 그의 제자 미스티그리(레옹 드 로라)도 명성을 얻었다. 모로는 국회의원이 되어 있었다. 방탕하게 살다가 재산을 낭비한 조르주 마레만이 영락한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오스카르는 피에로탱이 여전히 직접 마차를 모는 모습을 보며 그가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함께 점심을 먹자고 말을 걸었지만, 자신의 실수를 깨닫자 곧 동행한 어머니를 소개하며 넘어가는 여유를 보인다. 오스카르는 피에로탱의 딸과 결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