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 117
답답하고 건조해. 그래서 주위까지 메말라 버리잖아.
저울. 그래, 고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 수업 시간에 본 저울. 그 접시저울이 생각났다. 접시 저울은 사용할 때, 늘 균형이 맞아 있나를 살펴야 한다. 그래서 그 균형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져 있으면 작은 나사를돌려 그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나는 때때로, 나의 머릿 속에도 그런 저울이 있어, 내가 흔들리고 흐트러지려는 순간 나의 이성이 균형을찾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로 부터 제대로균형을 맞춰 주지 않던 나의 저울 나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내가이렇게 흐트러지려고 하는데, 그것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민지의 그 말한 마디에, 그 저울 나사는 마치 녹이 슨 것 처럼 부러져, 다시 붙일 수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혹시 그 저울 나사라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았을까. 그것은 내 스스로가 잡은 균형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찾게되는 안도감,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망연히 앉아 있었고 민지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난 말이야, 너희들이 왜 그렇게 되어 버리는지 모르겠어! 너야 원래 좀 차가운 애였으니까 그렇다고 치고, 현수는 또 왜 그러는지! 친구라고좋아하는 너희들인데, 너희는 그렇지도 않잖아."
"......"
" 그냥, 그냥 혼자 있으면심심하니까친구를 사귀고 그러는 거네. 그냥, 편하게 짜증 낼 사람이 필요하니까 친구라는 거네? 그러면 너희한테 잘 해주는 사람은 늘 손해만 보는 거야? 그런 거냐고? 한 번이라도 사람을 좋아해본 적이 있어? 정말그런 적이 있기는 있는 거야? 응, 혜연아!"
"미안해......"
"됐어. 원래 머릿 속이 다르게 생겨 먹었잖아. 똑똑한 사람들은 그러는 거지.그러니까 다들 변하는 거지 뭐...... 변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일지도 모르는거지......"
"미안해, 민지야.... 미안해........."
그 저울 나사가, 나의 차가운 마음이 아닌, 사람이었다고..... 그런 것이라고 누가 말해 줄 수 있다면.......
지하 상가에서 팔고 있는 싸구려 방향제의 냄새가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독한 아세톤 냄새가 섞인 듯 한 레몬 냄새. 그런 것은 냄새만으로도 끈적거리는느낌이 들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 지하도를 나서면서도 나는 옷자락에혹여라도 그 짜증나는 냄새의 한 조각이라도 묻어 있을까 하여 자켓의 소매를 한 번 털어 낸다. 민지는 울다가 대열이에게 전화를 하고는 먼저일어났다. 한때 그녀와 함께 다니고, 무슨 일이건 함께 어울렸던 나로서는그녀의 눈물이 마음아픈 것이었다. 그리고 그 눈물은 나로 인해 시작되었는지도모른다. 애초에는 따뜻했던 그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프랑소와즈 사강의"슬픔이여, 안녕"을 꺼내 읽었다. 그러한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 있었다. 방종하고열정적이며 정이 많은 세실 부녀의 삶에 끼어든, 이성적이고 냉철한 여성 안느에 대해, 세실이 홀로 분통을 터뜨리며 한 말이. 그래. 그 말이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뱀처럼 우리들 생활 속에서 따스한 온기를 빼앗아갈 것이다.아름다운 뱀처럼."
그런 것일지도. 그런 것이었을지도. 아니, 나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마치 세상에 처음 나온 어린 아이가 터뜨리는 울음처럼 울고 있었다. 그 눈물은또 무엇인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것은 많다. 그 모든 것은 무엇인가.
"얘, 너 왜 그래?"
엄마의 목소리다. 나는 여전히 펑펑 울면서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뭔가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셨다.
"혜연아, 너 무슨 일 있는 거니?"
"아무 것도 아니예요!"
"아니, 얘가...... 사춘기도 아닌 애가 왜 그러는 거니? 갑자기 휴학을 하지 않나, 아무 일도 아니라면서 대성 통곡을 하지 않나."
"나도.....이럴 때가 있는 거예요. 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혜연아!"
완벽한 아이. 늘 성실한 반장. 반의 모범생.
언제나 한 점도 규칙에서 흐트러지지 않은 차림으로, 정면 시선에서 15 도 위를바라보는 아이. 수업 시간에는 예습 복습이 철저하고, 성적도 좋았다. 그녀는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의 기대를 받으며 자랐다. 그런 아이들이 대개 그러하듯이친구가 없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그 아이는 시험이 끝난 주말 오후는 친구들과 함께 시내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자잘한 머리핀이나 인형 따위를 사고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혼자서도 늘, 매일의 할 공부를 하고 나서는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른들이걱정할 수준은 절대 아니었고, 그런 점을 제외하면 그녀는 흠을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아이였기에 그녀는 자신이 자유롭다고 여겼다.대학에 간 그 아이는 더 자유롭고 싶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생활 반경을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녀는 그런 생각으로 친구들을 자신의생활에서 제해 나갔다. 그런 마음에는,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긴 수줍음 타고조금은 바보같고 평범한 친구에게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보내는 관심을 엿보았을 때의 당혹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 선배에게 무슨 연정 따위를 가진 것은아니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는 자신의 당혹이 가져온 불안정한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친구를 버렸다. 아니, 분명히 그 모습은그녀가 친구에게 버림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버림받은 것은 누구일까.
저울. 그래, 고등학교 때나 중학교 때, 수업 시간에 본 저울. 그 접시저울이 생각났다. 접시 저울은 사용할 때, 늘 균형이 맞아 있나를 살펴야 한다. 그래서 그 균형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져 있으면 작은 나사를돌려 그 균형을 맞춰야 하는 것이다. 나는 때때로, 나의 머릿 속에도 그런 저울이 있어, 내가 흔들리고 흐트러지려는 순간 나의 이성이 균형을찾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일이 있은 후로 부터 제대로균형을 맞춰 주지 않던 나의 저울 나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내가이렇게 흐트러지려고 하는데, 그것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민지의 그 말한 마디에, 그 저울 나사는 마치 녹이 슨 것 처럼 부러져, 다시 붙일 수없는 것이 되어 버렸다. 혹시 그 저울 나사라는 것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았을까. 그것은 내 스스로가 잡은 균형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찾게되는 안도감,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나는 망연히 앉아 있었고 민지는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난 말이야, 너희들이 왜 그렇게 되어 버리는지 모르겠어! 너야 원래 좀 차가운 애였으니까 그렇다고 치고, 현수는 또 왜 그러는지! 친구라고좋아하는 너희들인데, 너희는 그렇지도 않잖아."
"......"
" 그냥, 그냥 혼자 있으면심심하니까친구를 사귀고 그러는 거네. 그냥, 편하게 짜증 낼 사람이 필요하니까 친구라는 거네? 그러면 너희한테 잘 해주는 사람은 늘 손해만 보는 거야? 그런 거냐고? 한 번이라도 사람을 좋아해본 적이 있어? 정말그런 적이 있기는 있는 거야? 응, 혜연아!"
"미안해......"
"됐어. 원래 머릿 속이 다르게 생겨 먹었잖아. 똑똑한 사람들은 그러는 거지.그러니까 다들 변하는 거지 뭐...... 변하지 못하는 내가 문제일지도 모르는거지......"
"미안해, 민지야.... 미안해........."
그 저울 나사가, 나의 차가운 마음이 아닌, 사람이었다고..... 그런 것이라고 누가 말해 줄 수 있다면.......
지하 상가에서 팔고 있는 싸구려 방향제의 냄새가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독한 아세톤 냄새가 섞인 듯 한 레몬 냄새. 그런 것은 냄새만으로도 끈적거리는느낌이 들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 지하도를 나서면서도 나는 옷자락에혹여라도 그 짜증나는 냄새의 한 조각이라도 묻어 있을까 하여 자켓의 소매를 한 번 털어 낸다. 민지는 울다가 대열이에게 전화를 하고는 먼저일어났다. 한때 그녀와 함께 다니고, 무슨 일이건 함께 어울렸던 나로서는그녀의 눈물이 마음아픈 것이었다. 그리고 그 눈물은 나로 인해 시작되었는지도모른다. 애초에는 따뜻했던 그들.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프랑소와즈 사강의"슬픔이여, 안녕"을 꺼내 읽었다. 그러한 사람을 표현하는 말이 있었다. 방종하고열정적이며 정이 많은 세실 부녀의 삶에 끼어든, 이성적이고 냉철한 여성 안느에 대해, 세실이 홀로 분통을 터뜨리며 한 말이. 그래. 그 말이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뱀처럼 우리들 생활 속에서 따스한 온기를 빼앗아갈 것이다.아름다운 뱀처럼."
그런 것일지도. 그런 것이었을지도. 아니, 나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마치 세상에 처음 나온 어린 아이가 터뜨리는 울음처럼 울고 있었다. 그 눈물은또 무엇인가......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것은 많다. 그 모든 것은 무엇인가.
"얘, 너 왜 그래?"
엄마의 목소리다. 나는 여전히 펑펑 울면서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뭔가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셨다.
"혜연아, 너 무슨 일 있는 거니?"
"아무 것도 아니예요!"
"아니, 얘가...... 사춘기도 아닌 애가 왜 그러는 거니? 갑자기 휴학을 하지 않나, 아무 일도 아니라면서 대성 통곡을 하지 않나."
"나도.....이럴 때가 있는 거예요. 왜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혜연아!"
완벽한 아이. 늘 성실한 반장. 반의 모범생.
언제나 한 점도 규칙에서 흐트러지지 않은 차림으로, 정면 시선에서 15 도 위를바라보는 아이. 수업 시간에는 예습 복습이 철저하고, 성적도 좋았다. 그녀는담임선생님과 부모님의 기대를 받으며 자랐다. 그런 아이들이 대개 그러하듯이친구가 없거나 한 것도 아니었다. 그 아이는 시험이 끝난 주말 오후는 친구들과 함께 시내를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자잘한 머리핀이나 인형 따위를 사고 함께 영화를 보기도 했다. 혼자서도 늘, 매일의 할 공부를 하고 나서는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게임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른들이걱정할 수준은 절대 아니었고, 그런 점을 제외하면 그녀는 흠을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아이였기에 그녀는 자신이 자유롭다고 여겼다.대학에 간 그 아이는 더 자유롭고 싶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이 생활 반경을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녀는 그런 생각으로 친구들을 자신의생활에서 제해 나갔다. 그런 마음에는,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긴 수줍음 타고조금은 바보같고 평범한 친구에게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보내는 관심을 엿보았을 때의 당혹도 있었다. 그렇다고, 그 선배에게 무슨 연정 따위를 가진 것은아니었음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이는 자신의 당혹이 가져온 불안정한느낌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친구를 버렸다. 아니, 분명히 그 모습은그녀가 친구에게 버림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정말로 버림받은 것은 누구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