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처음부터 “말이 씨가 되는” 것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그 예고편에도 나오는 나레이션을 생각해보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저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허락하소서. 살이 썩어가는 나환자처럼 모두가 저를 피하게 하시고, 사지가 절단된 환자와 같이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하시고, 두 뺨을 떼어내어 그 위로 눈물이 흐를 수 없도록 하시고, 어깨와 등뼈가 굽어져 어떤 짐도 질 수 없게 하소서. 머리에 종양이 든 환자처럼 올바른 지력을 갖지 못하게 하시고, 영원히 순결에 바쳐진 부분을 능욕하여 어떤 자부심도 갖지 못하게 하시며, 저를 치욕 속에 있게 하소서. 아무도 저를 위해 기도하지 못하게 하시고, 다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자비만이 저를 불쌍히 여기도록 하소서.
아, 진짜.
겸손이라든가 순교라든가, 신의 자비를 갈구하는 기도. 좋다. 근데 구절구절 무서운데다 초반에도 나온다. 순교=자살. 그래서 그 신부님은 자기가 바라던 대로 되었다.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서 되었느냐고, 그 피를 수혈받고 싶어서 그랬느냐고 하지만.
어차피 죽으러 간 거다. 신의 섭리가 그를 조금 더 이상한 방향으로 순교하게 한 것 뿐이다. 결국 신부는 이브바이러스의 백신 개발을 위한 인체실험 – 순교=자살을 하러 갔고, 마지막에 해 뜨는 동해에서 자살했다. 신부로서, 세상을 구한다는 이유로 순교를 원하던 그에게 신은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어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를 뱀파이어로 만들었고, 쾌락에 눈뜨고 죄에 눈뜨게 했다. 하지만 신부는, “여자를 구원하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을지언정, 그 이후에는 무익한 살인은 하지 않았다. 자살자를 돕는 겸사겸사 해서 피를 뽑거나 하기는 했어도.
그 피를 뽑으며, 먹이와 반대로 눕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일단 그 방향에서 역십자. 가 떠올랐는데. 베드로가 역십자를 졌다고 한다. 노신부님이 피를 줄 때, 그리고 뱀파이어가 된 신부 상현이 노신부를 살해할 때, 하필이면 포도주의 코르크 따개를 사용한 것에서 포도주를 따라주며 “이것은 내 피”라고 말하던 최후의 만찬이 떠올랐다면 오버인가. 와인따개를 사용함으로써 그 피는 순식간에 피에서 보혈로 바뀌었다. 신부에게는 알맞은 만찬이었던 셈이다.
그러고 보니 부활에 대한 은유도. 첫 섹스 후 먹은 부활절 달걀이나, 해피버스데이나.
태주를 뱀파이어로 만든 것은, 지킬박사와 하이드같은 결과가 되어버렸다. 태주는 본능에 충실하고, 상현은 오히려 이성적인 방법으로 피를 구하려 한다. 그 와중에 나온 발목에 상처를 내고 매달아서, 락앤락 같은 데 피를 담는 방법. -_-+ 피를 남기는 것은 오히려 “인명경시”가 아니냐는 대사는 솔직히 웃겼다. 영화 보던 사람 다들 웃었다. 마작멤버 중 여자를 죽이지 않고, 피 빠는 시늉만 하다가 옷 덮어놓고 나간 것은 그가 결국 적어도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지는 않았음을 증명한다.
그나저나 오여사인가….. 한복집 주인. 태주 시어머니. 이분이 은근히 공포다. 중간에 태주가 사과 갈다가 강판에 손이 베어 피 한 방울이 섞여들어가는데, 그 이후로 움직이지 못하던 오여사는 한쪽 손가락을 움직이게 된다. 적당한 뱀파이어 피는 치료효과가 있었던 셈….. 이 아니라 한큰술 먹었으면 말도 했겠다. -_-+ 뱀파이어의 무시무시한 생명력을 잘 보여줬다. 그 피가 적절히 증식하면, 그 아줌마도 결국 뱀파이어가 되는 것일까.
엄마는 왜 마지막에 텐트촌에 가서 그러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우상파괴다. 중간에 텐트촌 앞에서 날아오른 것이나, 노신부님 앞에서 “효과가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 것 등에서 이적을 보인 그가 스스로 우상을 파괴한 셈이다. 표현이 좋았다. 이것으로 그는 자신의 기도 그래도 되었다.
그나저나 마지막에 차 트렁크 뚜껑을 바다로 던지는 장면 말이다. 나같으면 그 물 밑에 신하균을 띄워놓았을 텐데. 음, 그건 너무 그런가.
마지막으로. 허지웅님도 언급하신 송강호의 ##에 대하여. 노루표 비디오는 다 뻥이었어!!!!!!!!
그리고 김옥빈은 아직 20대인데 가슴이 처졌어 T_T

